유라시아 - 전다솔

세 번째 칼럼 - <<러시아의 만두 пельмени>>

2학년 텍스트 분석 수업을 들을 때, 교수님께서 러시아에도 한국의 만두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삘메니(пельмени)라고 하는데,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마다 사서 드셨다고 한다. 모스크바에서 пельмени 찾기는 어렵지 않다. 쇼핑몰 안 푸드코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고, 냉동식품 판매대에도 종류가 아주 많다.

삘메니는 1237년 몽골이 러시아에 침입했을 때 전해졌다고 한다. 이후 근처 CIS 나라로부터 많은 종류의 삘메니가 들어오게 되었으며, 거의 모든 러시아 가정의 냉장고에 자리 잡고 있을 만큼 대중적인 음식이 되었다. 삘메니의 종류로는 고기(돼지고기, 소고기), 우유 비지, 연어, 치즈, 버섯, 생선 등이 있다. 가격대도 100루블부터 500루블까지 다양하며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삘메니를 먹는 방법 또한 다양한데, 삘메니를 물에 넣고 삶은 후 스메타나라고 불리는 사워크림을 뿌려 먹기도 하고, 한국의 만둣국처럼 국의 형태로 먹기도 한다. 군만두처럼 구워 먹을 수도 있다.

한국에서 먹었던 물만두가 먹고 싶어서 가장 비슷해 보이는 삘메니를 샀다. 그리고 옆에 러시아인이 삘메니와 비슷한 바레니끼(вареники)를 사길래, 그것도 도전해보았다. 바레니끼는 삘메니와 피가 같지만, 안에 속이 다르다. 보통 잼을 속 재료로 쓴다. 집에 오자마자, 요리해봤다.

 

쪄서 먹는 삘메니는 한국에서의 물만두와 거의 비슷했다. 다만 피가 아주 두꺼워서 오래 끓였음에도 덜 익은 부분이 있었고, 크기도 10원짜리 동전만큼 작았다. 바레니끼는 한 입 베어 물자, 시큼한 체리쨈 맛이 나서 당황스러웠다. 러시아는 음식에 딸기류의 과일을 많이 넣는데, 대부분 신맛이 강해서 한국인의 입맛에는 맞지 않는다.

현재 러시아는 이미 한국산 만두가 진출해있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CJ의 “비비고 만두” 시식회도 열렸다. 하지만 내가 자주 가는 세 군데의 대형마트에서는 찾을 수 없었다. 한인마트에서는 찾아볼 수 있었는데 8,000원 정도에 팔고 있었다.

이미 러시아의 삘메니 시장은 다양한 나라로부터 수입된 삘메니들로 발달하여있다. 하지만, 크기가 아주 작고 피가 두꺼운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한국식 만두가 인기를 끌 수 있다고 생각된다. 또한, 많은 러시아인이 김치를 알고 있고 호기심을 갖고 있다. 김치만두를 러시아식으로 덜 맵게 만들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될 것이다. 한국에는 비비고 교자 만두, 동원 개성 만두, 백설 군만두 등 맛있는 만두들이 많은데, 러시아 시장 진출하여 한국의 맛이 알려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