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여섯 번째 칼럼 <파리의 놀이공원(Parc astérix)>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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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04-25 13:35 | Read | 8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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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놀이공원(Parc astérix)
아스테릭스 만화 주인공
파리에도 이제 4월이 된 만큼 봄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요즘, 친구들과 놀이공원으로 놀러가게 되었습니다. 파리를 대표하는 놀이공원은 아무래도 디즈니랜드지만, 꽤 비싸기도 하고(약 70유로 정도) 프랑스 현지인보다 외국인의 방문 비율이 훨씬 높다는 얘기를 들어서 아무래도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가는 놀이공원을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이 들었고 Parc astérix를 추천받아 가게 되었습니다. 가격은 정가로 계산하면 50유로, 일주일 전에 미리 예약하면 40유로, 저희는 지금 마침 프로모션 기간이라 30유로에 티켓을 사서 너무 재밌게 놀고 왔습니다.
지역마다 바캉스가 다른 프랑스
놀이공원으로 가는 셔틀 버스에 탑승하니, 많은 사람들이 아스테릭스에 가는 버스에 타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도착해있었습니다. 주로 앞자리에는 가족단위로 온 어른들과 아이들이 탔고 뒷자리에는 청소년들이 주로 앉았는데 이를 보고 중고등학생들이 뒤에 앉아서 가고 싶어하는 건 한국이나 프랑스나 크게 다른 점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희도 뒤쪽에 앉아서 갔습니다!) 현재 대학교도 짧은 바캉스 기간인데 프랑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는 대학교 바캉스보다 조금 더 빨리 시작하여 더 긴 휴가 기간을 가지게 됩니다. 같이 가는 청소년 친구들도 저희와 마찬가지로 방학 시즌에 맞춰서 놀러가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얘기들 들었는데, 프랑스 초중고 방학은 지역마다 모두 다르게 정해진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경상도와 전라도의 방학 시작 날짜와 끝나는 날짜가 다르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휴가 기간에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어서 상당히 좋은 제도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저희가 놀이공원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이러한 정책 덕분에 조금 덜 복잡하고 여유롭게 놀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놀이공원에 도착해서 본격적으로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이 든 점은 프랑스 청소년들은 뭔가 순하고 착해보이는 친구들만 보이는 게 신기했습니다. 사실 한국에서는 학교 다닐 때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로 학교 차원에서 선생님과 함께 소풍을 가는데, 꼭 그럴 때마다 몰래 숨어서 담배피고, 어린 애들 삥이나 뜯고 한 눈에 봐도 뭔가 양아치스러움이 느껴지는 친구들이 많이 보이는데 아스테릭스에서는 정말 한 명도 못봤습니다.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동원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많이 보였고 옹기종기 얘기하면서 여유롭게 놀이공원을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에 저도 같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또한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도 최대가 30분 정도였고 나머지는 꽤 금방금방 탔는데, 대다수 방문객들의 목적이 놀이기구보다는 그냥 가족과 좋은 날씨에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에 집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너무나 여유롭고 정말로 평화로운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상당히 긴장되는 순간도 많이 있었는데, 이상하게 대다수의 놀이기구를 탈 때 가져온 가방을 같이 들고 타야했습니다. 정말로 격한 놀이기구 몇 개 빼고는 꼭 소지하고 탔어야 했는데 이 점이 저에게는 상당히 스트레스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놀이기구 타는 것도 조금 무서운데, 그 와중에 내 가방도 안 떨어지게 지켜야한다는 점이 조금은 힘들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떤 놀이기구를 타던, 그냥 아무 바닥에 살짝 내려두고 누가 훔쳐갈 걱정 없이 그냥 마음 편히 몸만 탔었는데, 가져온 음식이랑 집 열쇠가 가방에서 빠지지 않게 발 밑에 잘 두어 힘주고 타야하는 게 상당히 낯설었습니다. (360도 몸이 돌아가는 상황에서 가방도 신경써야 하는게 너무 스트레스였습니다...)
장애인 탑승이 제한적인 한국 놀이공원
또 하나 인상깊었던 점은 장애인을 위한 놀이기구 접근성이 잘 되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실상 몸에 큰 무리가 없는 이상, 조금 격한 놀이기구도 잘 고정만 된다면 장애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과도하게 장애인에 대해 놀이기구 탑승 규제가 심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휠체어를 타고 온 장애인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도 따로 놀이기구마다 존재하며 탑승부터 하차까지 직원이 따로 신경쓰고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휠체어 전용 엘리베이터
마지막으로 식사에 있어서도 특이한 점이 많이 보였는데, 사실 한국에서는 보통 도시락을 싸가는 경우는 잘 없고 놀이공원 내에 푸드코트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번호표 받고 음식 받아와서 밥을 먹는게 흔한 풍경이지만, 아스테릭스에서는 음식 반입이 공식적으로 허용이 되고 음식을 먹을 공간도 많이 있습니다. 테이블이 갖춰진 식당에서도 딱히 그 식당에서 뭘 사지 않아도 앉아서 먹어도 제지하는 사람이 없어서 전체적으로 도시락에 대해 자유로운 분위기였습니다. 따라서 도시락을 싸와 먹는 사람이 많이 있었는데 아마 놀이공원 내 식당 음식의 비싼 가격도(간단한 샌드위치가 약 10유로 정도) 이러한 추세의 한 원인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닭강정을 집에서 튀겨갔어요 :)
요새 계속 학교에 아르바이트에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 방학을 맞이하여 저에게도 충분한 휴식을 가질 수 있는 놀이공원 방문이었습니다. 한국 놀이공원 못지않게 정말로 많은 놀이기구와 돌고래 쇼같은 재미있는 볼거리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고 와서 꼭 가보시기를 추천해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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