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김혜빈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프랑스학과에 재학중인 16학번 김혜빈입니다.

저는 18년도 1학기를 리옹카톨릭대학교(UCLY)에서 보내게 되었습니다. 칼럼 주제는 취미생활, 음식, 관광, 한국인들을 위한 프랑스에서의 팁 등으로 생각 중입니다.

혹시 프랑스, 리옹, 리옹카톨릭대 등의 정보를 얻고 싶으신 학우분들은 smoshyeb@naver.com 제 메일로 연락 주시면 최대한 반영하여 칼럼을 적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itle 다섯 번째 칼럼 <파업의 나라, 프랑스>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4-25 13:47 Read 572

본문

파업의 나라, 프랑스

 

 

요즘 제가 즐겨 듣는 라디오로는 france info, france culture가 있는데 이 두 채널에서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식이 바로 파업입니다. 바로 저번 칼럼에서 제가 이 파업 때문에 프랑스인들이 부활절 바캉스를 가는데 지장이 있었다고 한 내용을 기억하시나요? 제 일본인 친구 또한 니스에 가기 위해 티켓을 예약해놓았는데 하루 전에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고 급하게 교통편을 알아보느라 안 좋은 시간대에 더 비싼 기차를 사게 되었다며 하소연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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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SNCF측에게 받은 메일입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SNCF 노조가 강렬한 파업을 벌이고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마크롱 대통령의 개혁안 이라고 합니다. 안그래도 나라의 부채가 늘어가는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년차 타깃은 바로 비효율의 대표작인 국철(SNCF)이었다고 합니다. 정부는 노동자들이 점점 일은 덜 하는데 비용은 더 들고 그 부담은 국민이 담당하고 있다며 가족 승차권 무료제공 혜택을 폐지하고, 평생 고용 보장과 조기퇴직 혜택 등을 없애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국철 근로자들은 다른 민간부문(평균 62)보다 낮은 평균 57.5세에 일찍 정년퇴직한 후 온전히 연금 혜택을 누려왔다는 것을 지적하며 연간 적자만 30억 유로(4조원), 올해 누적부채는 500억 유로(67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라고 꼬집었다고 하네요. 또한 프랑스 일반 기업의 노동자 임금이 평균 1.5% 오를 때 SNCF 직원 임금은 무려 2.4%씩 올랐다고 합니다. 본인들이 지금껏 누려왔던 이 많은 혜택들을 한 번에 빼앗긴다고 생각하니 SNCF 직원들이 노조를 결성해 파업을 하는 것이죠.

 

과연 파업이 이번이 처음이었을까요? 정답은 아니요 입니다. 역대 정부들이 SNCF 개혁을 시도할 때마다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노조원 신분이나 복지 혜택은 약화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즉 철도노조는 1937년 철도공사가 국유화된 이후 80년 넘게 누구도 건드리지 못한 성역이었던 샘이죠. SNCF 노조는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2차 세계대전 때 미국, 영국 등 연합군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성공한 데는 프랑스 철도 노동자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합니다. 연합군은 194466일 디데이를 하루 앞두고 프랑스 철도 노동자로 구성된 레지스탕스 페르(Resistance Fer)’ 측에 열차 탈선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나치독일의 병력 이동을 지연시키라는 비밀 지령을 내렸고 이에 따라 프랑스 철도 노동자들은 터널에서 열차를 탈선시켰다고 합니다. 또 차량기지에서는 특정 부품을 빼내거나 고의로 고장을 내 기관차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수십 대의 기관차와 500여 곳의 철도가 차단되어 프랑스 동부지역과 독일을 연결하는 철도 수송이 중단되었고 나치 독일은 어쩔 수 없이 도로를 이용해 상당수 병력과 장비를 이동해야만 했다고 합니다. 결국 연합군을 저지하지 못한 나치독일은 분풀이로 프랑스 철도 노동자 800여 명을 처형했고 3000여 명을 수용소로 강제 이송했다고 하네요. 프랑스 국민은 지금까지도 당시 철도 노동자들의 애국심과 희생에 경의를 표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SNCF가 아직까지도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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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SNCF의 개혁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 62% ‘진행하지 않아야 한다.’ 38% 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마 본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는데도 진행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 국민들은 SNCF 노조의 가족들이거나 위에서 언급한 대로 2차 대전 당시 철도 노동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그 다음 질문 문항인 ‘SNCF 파업은 정당한가인데 아무리 관용(tolérance)의 나라 프랑스라고 하더라도 SNCF의 파업에 신물이 났는지 절반 이상이 정당하지 않다고 대답한 것에 개인적으로 신기했습니다. 따라서 수업시간이 끝나고 교수님에게 여쭤본 결과 과거에는 관용정신이 심했을지 몰라도 요즘에는 그렇게 까지 강조되진 않는 듯 보이고 본인도 이탈리아에 가는데 제발 파업하지 않길 바란다며 우스갯소리를 하셨습니다.

 

파업을 밥 먹듯이 하는 나라로 소문난 프랑스에서 과연 과거에 SNCF 말고 또 어떠한 파업이 있었을까요? SNCF 파업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파업 한 가지를 더 소개시켜 드리려고 합니다.

 

- 68혁명 노동자 동맹 총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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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을 위해 68혁명 관련 동영상을 보다가 애니메이션으로 되어있는 영상을 찾아서 가장 중요한 장면들만 캡처하여 묶어보았습니다! 불어 공부하기에도 적당한 애니메이션인 것 같아 링크를 첨부합니다. (https://youtu.be/cZlKOKnYvNc) 68운동은 19685월 프랑스에서 학생과 근로자들이 일으킨 사회변혁운동으로 5월 혁명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1960년대 학생들은 대형 강의 위주의 암기, 주입식 교육, 교수들의 권위주의 및 기숙사 통금 등 일상의 억압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는 자유를 갈망하던 학생들의 분노를 일으켰다고 합니다. 그 때 당시 대통령이었던 샤를 드골은 권위주의와 가부장적 질서의 대표적 인물이었고 학생들은 더욱 격렬히 Il est interdit d'interdire (금지하는 것을 금지시켜라) 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혁명을 주도했다고 합니다.
 

학생들의 혁명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프랑스 양대 노조인 노동총동맹(CGT)과 민주노동연맹(CFDT)이 경찰의 폭력진압에 맞서 학생들과 연대하겠다면서 동맹 총파업을 선언 하게 됩니다. 이들의 주요 요구사항은 월급인상, 노동자들의 권력 강화였습니다. 524일까지 프랑스의 파업자 수는 900만 명에 달했지만, 추방령이 내려진 학생운동 지도자 다니엘 콘벤디트를 보호하려는 시위에 최대 노조인 노동총동맹(CGT)이 합류를 거부하면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은 분화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CGT와 단독협상에 나선 퐁피두 총리는 노동자 임금을 61일까지 7%, 10월까지 710% 인상을 약속하고 주당 노동시간도 12시간 단축한다는데 노조 지도부와 합의했지만, 현장 노동자들의 반대로 협상은 결렬됐다고 합니다. 노동자들은 임금인상뿐 아니라 안정된 자리 보장, 권위주의 문화 타파, 노동자의 자주 관리를 요구하면서 계속 파업에 나섰지만 계속되는 사회의 혼란에 여론은 서서히 등을 돌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애초부터 구심점은 없었던 다양한 분파의 학생조직들이 리더십을 잃자 학생들은 여름철을 맞아 하나둘 바캉스를 떠났고 노동자들도 임금인상에 만족해 속속 일터로 복귀했다고 합니다. 두 달간 프랑스를 뒤흔든 68혁명은 그렇게 끝나버렸고 정치는 드골에게 다시 유리하게 돌아갔다는 결말을 안겨준 안타까운 혁명이었습니다. 시작은 창대했으나 그 마무리는 미약했던 아쉬운 파업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학기가 끝나고 유럽여행을 해야 해서 SNCF의 파업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4월 달부터 3개월 간 진행이 된다고 하네요... 제발 운이 좋게 파업날짜를 비껴서 여행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칼럼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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