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조현우

델리대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교류학생으로 파견된 조현우라고 합니다.

객관적인 주제들 - 정치, 시사, 문화, 유명장소 등 - 을 다루지만, 독자 분들과 보다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주관적인 형식을 다소 띄게 될 예정입니다.

교감하고 공감될 수 있는 칼럼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Title 일곱 번째 칼럼 <모디의 실수 (1) : 스마트 시티가 스마트하지 못한 이유>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5-03 10:57 Read 804

본문

모디의 실수 (1) : 스마트 시티가 스마트하지 못한 이유

 

스마트 시티(Smart City),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상시 인터넷 접속을 가능케 하여 거주민들의 쾌적하고 편리한 삶 쓰레기 분리수거와 가로등의 작동 유무를 자동화하고, 인터넷으로 쇼핑간단한 건강검진 등을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삶 - 을 보장하는, 일명 똑똑한 도시를 의미한다. 이미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스마트 시티 개념을 도입한바 있으며, 선진국의 위상을 목표로 하는 모디 정부 또한 이를 주요 숙제 중 하나로 언급했다.

 

하지만 많은 인도인들과 인도 언론들은 스마트 시티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며, 비판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인도의 스마트 시티 정책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문제점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1. 인도의 스마트 시티 정책이란?

 

2014년에 출범한 직후, 모디 정부는 스마트 시티를 부르짖으며 인도의 현대화를 꿈꿨다. 스마트 시티 정책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먼저 스마트 시티화할 도시를 지정한다. 이후 10억 루피(한화 약 161억 원)를 우선적으로 제공하여 도시의 발전 및 시설 건립에 사용하고, 스마트 시티로 탈바꿈한 뒤 10억 루피를 추가 제공함으로써 변화한 도시의 안정성을 꾀한다는 정책이다. 정부에서는 다음 열 가지 항목을 제시하며, 이들을 스마트 시티에 정착시키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적절한 수자원 공급 / 안정된 전력 공급 / 쓰레기 처리를 비롯한 위생 / 대중교통과 이동성 / 다량의 주거용 건물 보유 / 도시의 IT 접근성과 디지털화​1) / 시민 참여도·온라인 정부 등 적합한 통치 / 환경 / 시민들의 안전 / 건강과 복지

 

이런 사항들을 바탕으로 정부는 2016328, 첸나이(Chennai)·푸네(Pune)·아마다바드(Ahmedabad)·NDMC(New Delhi Municipal Corporation)​2) 20개 도시를 선정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 시티 정책을 통해 인도가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대다수는 상기한 바처럼 짙은 회의를 표하고 있다.

 

1) Digitalization. 아날로그 기록을 디지털화된 기록으로 변환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며, 이 칼럼에선 구시대적 시스템을 IT 기술 등을 통해 최신화함으로 이해하면 된다.

2) 뉴델리 지방자치 위원회. 여기에선 위원회 산하의 지역 43.7km²를 의미한다.

2. 스마트 시티 정책의 문제점

 

1) 도시와 시골 지역의 갈등 심화

1990년 중반부터 시작된 경제적 성장은 인도의 도시에 엄청난 인구 유입을 야기했다. 때문에 정책 수립자들은 도시 지역의 주거 분배사회적 생산기반(Infrastructure) 확립 등 도시 위주의 정책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밖에 없었다.

 

2011년 센서스(Census)에 의하면 인도의 시외 지역에는 약 65만개의 마을이 존재하며, 전체 인구의 69퍼센트에 달하는 83천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 정부의 정책은 전부 도심 지역이 대다수의 이익을 보는 방향으로 흘러갔는데, 스마트 시티 정책마저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가 아니고 무엇이냐라며 울분을 터뜨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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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의문스러운 도시 선정

뉴델리에 위치한 NDMC를 예로 들겠다. 2011년도 기준으로 해당 지역의 인구수는 고작 257천명에 불과하다. 그리고 동일 도시의 로히니(Rohini), 야무나빠르(Yamuna paar) 등 인구가 밀집된 지역은 무려 62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NDMC는 당당하게 스마트 시티 정책의 대상 도시로 선정됐다.

 

게다가 NDMC 지역은 대사관대법원 등이 존재하여 인도 정치의 핵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인도 전역을 통틀어도 손에 꼽을 만큼의 기술과 시설이 몰려있다. 이러한 곳을 굳이 스마트 시티화할 필요가 있을까? 다른 지역들도 마찬가지다. 각종 해외 기업들의 생산시설과 유명 관광지 등이 포진한 탓에 NDMC에 준하거나 약간 못 미치는 급의 도시들이 스마트 시티의 대상지역으로 지정된 게 현실이다.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 지역들의 공통분모로 외국인을 꼽는다. 경제정치적인 이유로 방문하는 사람들과 관광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이 다니는 만큼, 모디 정부가 해당 도시들을 인도의 얼굴쯤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 시티 정책을 통해 도시들의 미숙한 부분을 보완하여 그곳들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인도의 이미지를 좋은 쪽으로 포장하려든다는 게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3) 재정적 한계

모디 정부는 스마트 시티 정책을 통해 총 100개의 도시를 현대화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HPEC(High Power Expert Committee)에 의하면, 스마트 시티 정책을 시행하는데 거주민 1인당 투자하는 비용은 20년 단위 기준으로 43,386루피(한화 699.816)라고 한다. 각 도시에 1백만 명의 시민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정책의 실현을 위한 비용은 20년 동안 7조 루피(한화 1129,100억 원)가 든다. 연간 요구치만 봐도 3,500억 루피(한화 56,455억 원)에 달한다. 무리한 화폐개혁 등으로 인해 국가 재정이 악화된 상태에서 과연 이러한 규모의 자금을 융통할 수 있냐는 비판이 존재한다.

 

3. 마치며

 

상기된 세 가지 요인뿐만 아니라 인도의 스마트 시티 정책에는 수많은 문제점들과 한계점들이 존재한다. 1년 정도밖에 남지 않은 2019년 총선과 연관지어, 모디를 위시한 BJP 정당이 여러 난관들을 극복하고 스마트 시티 정책을 정권 수성의 도구로 사용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모든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저 세 가지 요소 중에서 하나라도 명확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스마트 시티 정책은 BJP 정당의 자충수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인도 발전을 저해시키는 커다란 장애물로 남게 될 것이다.

 

인도의 근대 역사 사료에 의하면, 영국이 인도를 식민지로 지배하던 시절, 현재까지도 여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엘리자베스 2세가 지금의 GTB Nagar 지역에 도착했을 때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도시는 정말 더럽고, 악취로 가득한 곳이군요!”라고. 오래토록 이어오던 과거의 영광을 한순간에 빼앗긴 채 무덥고 지저분한 국가라는 오명을 써서인가, 현재 인도 정책의 적잖은 부분이 외적인 부분에 치우쳐있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외적인 부분은 중요하다. 하지만 인도가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블루오션이라는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잠시 그것들을 내려놓은 채 내실을 다지는 것이 더더욱 효과적이라고 판단된다. 국운을 뒤흔들 수도 있는 대규모 사업이 예상되는 만큼, 스마트 시티 정책은 모두의 균형 잡힌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출처: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6953797&memberNo=3185448&vType=VERTICAL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932742&cid=43667&categoryId=43667

http://smartcities.gov.in/content/innerpage/what-is-smart-city.php

http://smartcities.gov.in/upload/uploadfiles/files/What%20is%20Smart%20City.pdf

http://citiscope.org/story/2017/criticism-indias-smart-cities-mission-mounting

http://citiscope.org/commentary/2017/02/can-new-urban-agenda-heal-indias-urban-rural-divide

https://www.hindustantimes.com/analysis/many-of-india-s-proposed-smart-city-projects-are-actually-unsmart/story-szejxW8KwZxf03lnkca6QI.html

https://www.census2011.co.in/census/city/50-ndmc.html

http://censusindia.gov.in/2011-prov-results/paper2/data_files/india/Rural_Urban_2011.pdf

https://realty.economictimes.indiatimes.com/realty-check/the-top-10-implementation-challenges-for-smart-cities-in-india/776

 


오늘의 추천 : Ryo Fukui Scenary

칼럼의 길이가 길어지다 보니 밑에 있는 음악추천 부분이 잘리는 사태가 발생해서, 이번 시간부터 앨범커버 첨부를 생략한 채 정보 위주로 서술할 예정입니다.

2016315일에 별세하기 전까지, 료 후쿠이는 삿포로를 주 무대로 삼던 재즈 피아니스트였습니다. ‘Slow boat’라는 이름의 재즈 클럽을 열어 그곳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곤 했죠. 오늘 추천해드리는 작품 <Scenery>는 그가 22살 때부터 피아노를 독학하기 시작해서 20대가 끝나기 전에 냈던 데뷔작입니다. 총 세 장의 정규반이 있지만, 역시 <Scenery>가 주는 모달 재즈와 프리 재즈의 경쾌하기까지한 선율은 다른 것으로도 대체 불가능. 가사가 전혀 없는 앨범이니만큼 전 앨범을 청취해도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점심식사 후 막 따사로워지기 시작한 햇살과 함께 나른한 상태에서 산책을 한다면, 이 음반만큼 잘 어울리는 작품은 별로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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