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조현우

델리대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교류학생으로 파견된 조현우라고 합니다.

객관적인 주제들 - 정치, 시사, 문화, 유명장소 등 - 을 다루지만, 독자 분들과 보다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주관적인 형식을 다소 띄게 될 예정입니다.

교감하고 공감될 수 있는 칼럼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Title 세 번째 칼럼 <인도를 향한 편견 Part 2 – 인도, IT 그리고 벵갈루루(Bengaluru)>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3-26 10:33 Read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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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필자가 모 검색엔진에 ‘IT 강국 인도라는 단어를 검색어로 입력했을 때 나온 창을 캡쳐한 것이다.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인도는 포스트 차이나’, ‘슈퍼 코끼리등 굉장히 화려한 수식어들을 통해 성장 가능성을 암시받는다. 그 중에서도 IT 분야는 꽤 오랫동안 인도의 강점이자 효자 산업으로 손꼽혀왔다, 당신이 소위’ IT 강국이라고 불리는 인도에 여행을 왔다고 가정을 해보자. 그런데 이 낯선 땅에 발을 내딛기가 무섭게 당신은 한국과는 매우 다른 IT 환경에 당황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어느 곳에서나, 심지어 사용자가 많은 공공장소 등에서도 큰 무리 없이 와이파이를 연결할 수 있는 한국과 정반대로, 인도에서는 신호의 세기가 강한 와이파이를 잡는 것이 쉽지 않다. 오히려 여러 식당과 숙박시설에선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합니다!’라는, 한국인으로서는 당연한 옵션을 마치 대단한 것이라도 되듯 간판과 현수막에 적어둔다. 심각하게 느린 모바일 데이터도 마찬가지. LTE는커녕 3G 데이터라도 잘 터지면 감지덕지다. 여기에서 대다수의 머리를 장악할 생각- ‘IT 강국이라며? 그런데 이래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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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인 방식으로 지어진, 높은 건물들이 즐비한 도시. 이곳이 인도라면 믿겠는가?

 

인도에게 IT 강국이라는 허명(虛名) 아닌 허명을 준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상기된 사진에서 보이는 도시, 벵갈루루1)에 있다. 이번 인도를 향한 편견에서는 인도를 IT 강국으로 알게 만든 벵갈루루에 대해 다뤄볼 것이다. 벵갈루루가 IT 업계의 심장부가 된 까닭은 무엇이며, 그 역사적인 배경은 무엇인지, 존속과 발전 가능성은 어떠한지 등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1) 기존의 명칭은 방갈로르(Bangalore)였으나, 이는 영국 식민지 시절 붙여진 이름이었기 때문에 카르나타카 주정부는 식민지 시절의 잔재를 청산코자 2005년 방갈로르 이하 12개 도시를 고유어인 칸나다어 식으로 되돌리겠다며 연방정부에 신청을 하였으며 201411월 승인되었다. 

 

1. 벵갈루루와 그 기원

 

벵갈루루는 인도 남서부의 카르나타카(Karnataka) 주에 위치하며 서울보다 1.2배가량 넓은 면적을 지닌 이 도시는 전 세계에 산재한 IT 기업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미국의 유명한 저널리스트였던 돈 호플러(Don Hoefler)1970년대 Santa Clara Valley를 실리콘 밸리(Silicon Valley)라고 표현한 이후, 그 이름은 벵갈루루에까지 붙어 이 도시는 인도의 실리콘 밸리라고도 불린다. 규모적인 부분만 본다면 미국의 실리콘 밸리, 보스턴, 런던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거대한 곳이다. 도대체 뜬금없이, 다른 국가도 아닌 벵갈루루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시작되었는가?

 

벵갈루루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 있다. 바로 전자공학 도시(Electronics City)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람 크리슈나 발리가(Ram Krishna Baliga, 1929~1988). 인도의 신문인 Indian Express에 기재된 정보에 의하면, 1970년대 초반 그의 머리에서 벵갈루루의 전자공학 도시화(都市化)가 구상되었다고 한다. 당시 기반이 전무했던 도시의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회의적으로 바라봤으나, 카르나타카 주 수상이었던 D.데바라즈 우르스(D.Devaraj Urs)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1976, KEONICS(Karnataka State Electronics Development Corporation Limited)의 회장직에 오른다이후 KEONICS332에이커에 해당하는 토지를 전자공학 도시로 전환하면서 벵갈루루는 변혁의 시기를 맞이한다. ELCOMEX 등의 전시회를 유치했고, 정부 관할의 소프트웨어 기술 부서(STPI)를 인도 최초로 설립했으며, 결정적으로 1985년 미국에서 비롯된 다국적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가 하이테크 개발센터를 구축하면서 도시의 발전은 본격적인 상승궤도에 오른다.

 

2. 벵갈루루가 발전한 이유

 

하지만 상기된 기원만으로는 벵갈루루의 괄목할 만한 발전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무엇을 원동력 삼아 인도 남쪽의 작은 도시가 세계 IT 기업들의 성지 중 하나가 된 것인가답은 아웃소싱(Outsourcing)과 저렴한 값에 고용할 수 있는 고급 인력들에 있다. 우선 아웃소싱의 정의를 말하자면, 기업의 제품 생산유통용역 등을 외부 하청업체에 위탁하여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아웃소싱을 통해 자사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며, 이는 IT업계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정규직을 고용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웃소싱을 통해 일을 처리한다면 보다 더 큰 수익을 남길 수 있으니까하지만 자국 내에서의 아웃소싱은 쉽지 않았다. 아니, 아웃소싱 자체의 난이도라기보다는 인건비 문제에 봉착한 탓이다. 미국의 AIME(Average Indexed Monthly Earnings)에 의하면, 1980년대 초 미국 노동자들의 평균 연봉은 12,000~16,000달러로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더욱이 IT업계에 종사하는 인력들이 고급 인력으로 간주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인건비는 더 올라간다.

 

반면 인도의 임금은 매우 저렴했다. 미국의 예시처럼 정확한 수입에 대한 자료를 찾기 힘들어, 부득이하게 GDP 자료를 토대로 추측하고자 한다. IMF의 추산에 의하면 1980년대 초반 인도의 GDP266~313달러 수준을 웃돌았다. 여기에 ‘IT업계 종사자라는 옵션을 붙인다고 해도 인건비는 매우 저렴해진다. 덩달아 아웃소싱을 맡는 기업체에서 일하는 인력들은 상당히 괜찮은 스펙을 지니고 있었다. 우선적으로 영어 구사가 가능하다. 이게 무슨 스펙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동인도회사부터 인도 제국까지 200년 가량 영국의 영향 혹은 지배를 받아온 국가였음을 생각해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비록 인디안 잉글리쉬(Indian English) 특유의 발음이 걸리긴 하지만. 더군다나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를 비롯한 여러 공과대에서 배출한 인력들은 고등 수준의 IT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일은 잘하는 노동자들이 모인 곳, 기업체를 운영하는 이라면 당연히 끌리지 않을 수 없다그리고 벵갈루루를 블루오션으로 만든 건 다름 아닌 지리적인 이점이다. 인도의 기후는 매우 덥고 전체적으로 변덕스러운 기운이 많다. 하지만 벵갈루루는 다르다. 먼저, 이 도시는 데칸 고원(Deccan Plateau)에 자리하고 있어 인도의 타 지역에 대비해 날씨가 매우 좋은 편이다. 평균 저온과 고온이 각 16도와 27도이니, 매서운 혹한이 없는 한국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덜 배타적인 풍토는 외국 자본 유치에 큰 공헌을 했다.

 

3. 벵갈루루의 미래

 

이런 여러 조건들이 합쳐져 오늘날의 벵갈루루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현재 벵갈루루에선 비단 아웃소싱뿐만 아니라 스타트업(Start-up)이 활성화되었는데, 전자 상거래 기업 플립카트(Flipkart)와 배달음식 주문 어플리케이션 조마토(Zomato)가 벵갈루루에서 시작하여 성공한 대표적인 업체들이다. 실리콘 밸리라는 별명이 붙은 데에는 이러한 스타트업 기업들의 발아도 한몫했다.

그렇다면 벵갈루루의 미래 행보는 어떨까? 일단 인도 경제의 성장률에 조금씩 탄력과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 본다면 IT 계열 기업들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IT 기술은 필수불가결하게 동반되어야하고, 현재 드넓은 인도 전역을 살펴봐도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 중심지는 벵갈루루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벵갈루루의 주 원동력은 타국 기업의 아웃소싱과 스타트업 업체들이었기 때문에, 차후 자국 기업을 창설하고 육성한다면 성장 부분에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오히려 벵갈루루에서 염려해야 될 것은 바로 지리적인 문제다. 바로 고원이 가지는 특성 때문이다. 상기했던 것처럼 고원은 평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후의 변덕성이 적으며 온도도 고른 편이다. 하지만 높은 지형으로 인해 생활용수·산업용수를 확보하기가 매우 까다롭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여지껏 벵갈루루에서 소비되는 물을 공급한 것은 도시의 남동쪽에 존재하는 호수, 벨란덜 호(Bellandur Lake)였다. 발전하는 도시와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 벨란덜 호가 급속도로 오염되고 있으며, 머지않아 수원(水源)으로써의 기능과 가치를 상실하게 될지 모른다고 현지 언론과 환경단체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번영을 구가하는 것도 좋지만, 이러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벵갈루루는 근시일 내에 타 지역에 인도의 실리콘 밸리라는 타이틀을 내주고 물러나야 할지도 모른다.

 

사진출처, 참고문헌 및 사이트

www.thenewsminute.com/article/nature-city-what-present-day-bengaluru-can-learn-its-past-save-itself-70751

http://statisticstimes.com/economy/gdp-capita-of-india.php

MGNREGA: Employment, Wages and Migration in Rural India(P.Kumar, D.Chakraborty, ROUTLEDGE, 2016)

http://www.keonics.in/history https://en.wikipedia.org/wiki/R._K._Baliga

https://wonsungyoun.wordpress.com/2010/09/27/%EC%A0%9C1%ED%8E%B8-%EC%9D%B8%EB%8F%84-it%EC%9D%98%ED%95%B5%EC%8B%AC%EB%8F%84%EC%8B%9C%EB%B0%A9%EA%B0%88%EB%A1%9C%EB%A5%B4/  https://en.wikipedia.org/wiki/Average_Indexed_Monthly_Ear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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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추천 : DJ Okawari Kaleidosc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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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드렸던 두 아티스트들과는 다르게, 디제이 오카와리는 비교적 늦은 2008년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1<Diorama>로도 성공적인 데뷔를 했지만2<Mirror>에 수록되어있는 타이틀곡, ‘Luv letter’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갈라쇼에서 일본 피겨 스케이팅 메달리스트인 다카하시 다이스케의 곡으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일본 비트메이커들 사이에서도 장인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오늘 소개드리는 3<Kaleidoscope>는 기존 부분부분 어색한 느낌이 다소 들었던 1, 2집과는 달리 구성적인 부분에서나 각 곡의 완성도적인 부분에서나 압도적이라고 호평을 받는 앨범입니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Flower Dance’를 타이틀로 내세운 앨범이기도 하죠. 앨범을 통째로 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몇 곡을 추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Encounter 2. Represent(Feat. Kimbara Chieko) 3. Flower dance 4. A cup of coffee 5. The bonds(Feat. Nanase) 6. Peacock

 

차후 칼럼에서는 점차적으로 다른 장르언더에 가까운 아티스트들을 추천할 계획입니다. 그럼 4월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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