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조현우

델리대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교류학생으로 파견된 조현우라고 합니다.

객관적인 주제들 - 정치, 시사, 문화, 유명장소 등 - 을 다루지만, 독자 분들과 보다 긴밀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주관적인 형식을 다소 띄게 될 예정입니다.

교감하고 공감될 수 있는 칼럼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Title 열 세번째 칼럼 <힌디어의 입지>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7-17 12:22 Read 583

본문

힌디어의 입지

 

한국외대에서 인도어과인도학과에서 주력으로 가르치고 있는 언어는 힌디어다. 그 외에도 산스크리트어타밀어 등을 배우긴 하지만, 힌디어 관련 정규강의들과 비교한다면 소수에 불과하다. 7+1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 현지에서 수학하는 언어도 힌디어. 이처럼 현재 필자를 비롯한 이들은 반() 필수의무적으로 힌디어를 배우고 있다.

하지만 인도 현지에서 수학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현재 인도에서 힌디어의 입지는 어떠하며, 힌디어에 대한 현지인들의 생각과 평가는 어떠한가? 이번 칼럼에서는 힌디어의 입지에 대해 다뤄볼 예정이다.

 

1. 힌디어의 위치

 

1) 정부 기관에서의 위치 : 인도 헌법에 명시된 바에 따라, 인도 연방정부는 정부기관 내에서의 사용언어를 힌디어로 고수해왔다. 물론 남부 지방, 특히 타밀나두 주처럼 힌디어를 거의 사용치 않는 지역의 반발을 막기 위해 1965년부터 영어를 힌디어에 대한 보조적 공용어로 사용하기는 했지만 말이다. 때문에 정부기관 간 공문서류 등을 통한 교류가 필요할 때, 힌디어 혹은 힌디어에 영문판을 덧붙인 것들이 오가곤 한다. 이는 인도 헌법에 연방정부의 공식 언어는 데바나가리 문자를 이용한 힌디어여야 한다. 공식적으로 이용되는 숫자의 경우, 인도 숫자의 국제적인 형태여야 한다 기반한다.

 

2) 최다 사용언어로써 위치 : 2011년 센서스(CENSUS)에 의하면 힌디어를 모어(母語)로 사용하는 이들은 전체 인구의 43.63퍼센트로, 2001년 조사결과에 비해 2.6퍼센트 상승했다. 이를 숫자로 환산할 경우 약 53천만 명에 달한다. 또한 단순 구사자로 영역을 넓힐 경우, 인구의 66.7퍼센트가 힌디어를 일정 수준 구사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이렇게 힌디어가 수적으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니,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기관 및 외국 교육기관에서도 힌디어를 주로 가르친다. 이전 칼럼에서 언급했던 AIIS에도 힌디어 교육과정이 존재하고, 미주(美洲)유럽 등지의 대학에서도 힌디어 학부가 포진하고 있다.

 

이런 부분들만 본다면 힌디어의 위상은 한없이 드높게 느껴진다. 하지만 필자가 궁금했던 것은 상기된 바처럼 딱딱한수치들이 아니었다. 실제로 힌디어를 사용하고, 힌디어를 일상에서 접하는 인도인들의 생각에 흥미가 더 일었다. 때문에 인도에 머무르는 동안 힌디어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물어보곤 했으며,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지했다.

 

2. 인도인들의 생각과 현 세태

 

1) 그저 사용자가 많은 언어에 불과하다 : 힌디어에 대해 외국인들이 흔히 하는 착각 중 하나이기도 한데, 힌디어는 공용어(Official Language, 이하 OL)일뿐, 결코 공용어(National Language, 이하 NL)가 아니다. 한글표현에 차이가 없을 뿐이지 인도벨기에처럼 언어갈등이 잦은 국가들의 경우 두 개념을 완벽히 분리하고 있다. 몇 번이고 언급되었듯이 인도의 NL22개나 되고, 인도인들은 힌디어를 NL 중 사용자가 많은 언어로만 생각하고 있다.

 

2) 정부기관에서도 낮은 사용률 : 공식서류 및 석상에서 힌디어를 사용하는 것이 헌법상 명시된 의무이지만, 이는 최근까지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20161, 인도의 공식언어국(Department of Official Language)은 고위공직자들에게 구어체 힌디어 사용을 지시한 바 있다. 고위공직자들 247명 중에서 공무집행에 힌디어를 사용하는 이는 60명에 지나지 않았으며, 일부 부처의 경우 공문서 상의 힌디어 사용률이 12~30퍼센트에 불과했다. 이것은 모디 정부가 목표로 한 75퍼센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비율임과 동시에 소위 엘리트로 취급받고 있는 정부 고위인사들의 힌디어에 대한 태도라고 하는 주장이 만연했다.

 

3) 쿨하지 못한 힌디어? : 대화하면서 굉장히 놀랐던 부분인데, 일부 인도인들, 특히 신세대들은 힌디어 사용 자체를 쿨하지 못한 것혹은 배우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이유를 물었을 때 다음과 같은 답변을 들었다.

인도에서 영어 구사능력은 입신양명을 위한 필수조건에 가깝다. 주급공용어(State Language)가 힌디어가 아닌 지역에서도 영어는 통하는 경우가 대다수인데다가, 외국기업에 취직하려면 영어는 무조건 유창하게 해야 한다. IIT와 같은 유수의 대학들에서도 영어강의를 점차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신세대들에게 영어의 중요성은 더더욱 부각되었고, 반대로 힌디어는 그저 일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간주되었다. 부유한 가정의 경우, 어린 시절부터 자녀에게 영어만 가르치기도 한다. 가정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영어유치원으로 모자라 초고교까지 전부 영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곳에 보낸다. 이런 사람들은 힌디어를 구사하는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음에도 불구하고 힌디어를 구사하지 못하거나, 매우 기형적인 형태의 힌디어 사용을 보인다. 필자가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던 인도인 중 일부는 힌디어를 말할 줄은 알지만 데바나가리를 사용하지 못해, 영어독음으로 힌디어를 표기하는 경우도 있었다.

사회적 풍조가 이렇다 보니 힌디어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가족친지들과의 일상적인 대화는 힌디어로 하되, 공적인 자리직장에서는 오로지 영어만 사용하는 사람들도 적잖았다. 도리어 현지인들도 하지 않는 힌디어를 배우고 있는 필자와 타 학생들이 대단하다며 감탄하는 이들도 있었으니 최근의 추세를 짐작할 수 있다.

 

3. 결론

 

이처럼 힌디어는 외부에서의 평가지표와 현지에서의 생각상황이 상당히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힌디어를 깎아내리고, 배울 필요가 없다고 시사하려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힌디어는 사용률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메이저 언어임과 동시에, 해외에서 일하고자 하는 이들이 영어와 더불어 갖추면 좋은 언어다. 힌디어 구사가 왕도(王道)는 아닐지라도, 정도(正道)는 된다는 의미다.

 

참고자료 출처:

http://www.asiatoday.co.kr/view.php?key=20160125010015753

https://www.mapsofindia.com/culture/indian-languages.htmlhttp://www.emerics.org/mobile/column.do?action=detail&brdctsno=99637&systemcode=&search_option=&search_keyword=&search_year=&search_month=#

https://indiankanoon.org/doc/1581449/

https://timesofindia.indiatimes.com/india/hindi-mother-tongue-of-44-in-india-bangla-second-most-spoken/articleshow/64755458.cms

 

오늘의 추천 : Café Del Mar - Volumen Nueve

 

최근 선상클럽과 파티로 유명한 스페인의 이비자(Ibiza) 섬에는 카페 델 마르(Café del Mar)라는 바가 있습니다. 1980년에 설립된 이 카페엔 수많은 디제이들과 음악가들이 몰렸는데, 그 중에서도 호세 파딜라(José Padilla)는 특별한 인물이었습니다. 자신이 자주 다니는 바의 이름을 딴 컴필레이션 앨범, Café Del Mar 시리즈를 만들었으니까요. 오늘 소개하는 앨범은 시리즈 중 마지막으로 바이닐화()된 작품입니다.

Café Del Mar 시리즈는 전형적인 다운템포(Downtempo)와 앰비언트(Ambient)적 성향을 띈 앨범들입니다. 시티팝(City Pop)1970~80년대 부유한 일본의 도시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그려냈다면, 이 시리즈는 해가 저물어가는 이비자 섬의 해변가를 연상시키게 만들고자 했죠. 짠 내음 가득한 바닷바람과 자박거리는 모래사장, 그리고 칵테일 한 잔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세 곡은 반드시 들어봄직 합니다.

 

1. Jo Manji Beyond The Sunset

2. Miro The Cure(Sunshine Mix)

3. Quantic Time Is The En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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