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김찬희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브라질학과 김찬희입니다.

저는 아너스 프로그램을 통해 2018년 1학기부터 1년 동안 브라질의 깡삐나스 주립 대학교에서 연수를 받고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로 활동하면서 브라질에서만 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멀게만 느껴지는 ‘브라질’과의 거리를 당기는 리포터가 되겠습니다!​
Title 세 번째 칼럼 <우리는 아직 변화가 필요하다-브라질의 성소수자>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3-28 14:12 Read 655

본문

우리는 아직 변화가 필요하다-브라질의 성소수자


안녕하세요, 세 번째 칼럼으로 찾아 뵙게 된 글로벌 k-network 브라질-중남미 리포터 김찬희입니다! 오늘은 저번 칼럼에서 예고 드린 대로 젠더 이슈의 한 가지인 성소수자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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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CAMP

 

 

 며칠 전에 있었던 한 사건이 이 주제로 칼럼을 쓰게 된 계기가 되었는데요. 브라질의 대학교는 새 학기가 시작되고 몇 주 동안 단과대학별로 신입생들을 환영하는 파티를 엽니다. 그 중 한 친구의 초대로 Unicamp IMECC(Instituto de Matemática, Estatística e Computação Científica, 수학, 통계, 컴퓨터 단과 대학)의 파티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그 곳에서 다양한 친구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갓 대학에 들어와 모든 것이 신기하고 즐겁기만 한 친구, 옆 시골 마을에서부터 유학을 와 처음 마셔보는 맥주에 신이 난 친구, 시끄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친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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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CAMP 캠퍼스 내 축제

 

그 중 한 친구가 제게 남자친구가 있냐는 질문을 하며 말을 걸어왔습니다. 저는 그렇다고 답했고, 그는 자신은 아직 연애를 하지 않고 있으며, 연애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그에게 여기 예쁜 여자애들 많지 않아? 여기서 여자친구 한 번 찾아봐! (“Aqui têm muitas meninas bonitas, né? Procura alguem nesta festa!”)” 라고 제안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습니다. 나는 여자 안 좋아해. (“Eu não gosto de mulher.”)” 라고 말이죠. 이 간단명료한 대답의 의미를 한참 생각해보았습니다. ‘여자를 안 좋아한다고? 연애 같은 거 관심 없다는 말인 건가? 무슨 말이지.’ 그러다 그 대답의 진짜 의미를 떠올렸습니다. 이 아이는 말 그래도 여자를 좋아하지 않고, 남자를 좋아한다, 동성애자다.’라는 것을 말이죠.

 

평소에 젠더와 관련된 사회적 이슈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나름 생각도 많이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고정관념을 지니고 있는 자신에게 정말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리고 무례한 대답으로 친구에게 상처를 준 것이 너무 미안했습니다. 그런 제게 친구는 괜찮다고 말하며 브라질에도 아직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깊게 남아있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예로부터 브라질 사회 전반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카톨릭 정신으로 자유로운 사랑을 하기를 원하는 성소수자들과 기성세대 간의 대립이 아직까지도 존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친구도 그런 경우의 하나로 아직까지도 부모님과의 갈등이 심하다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평소 학교 캠퍼스 안이나 파티에서 동성애자나 트랜스 젠더를 종종 보고는 해서, 역시 브라질은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극복한 나라라고 생각하였지만, 학교를 벗어나 큰 도시나 시내를 나가게 되면 동성애자 커플 등 겉으로 보이는 성소수자를 만나기 힘든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이 당당하게 길을 지나가는 한편, ‘방금 저 사람 봤어? 대박.’ 하면서 수근거리는 사람들을 목격한 적도 꽤나 있었습니다. 인종 문제만큼이나 브라질 사회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2010년 라틴아메리카에서 세 번째로 동성 커플의 결혼을 허용하고 Santa Catarina 주에서 매년 5 17일을 국제 성소수자 혐오 금지의 날로 지정하는 등 성소수자의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브라질이지만 아직은 사회 전체를 바꾸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실제로 동성 결혼 허용 또한 법적으로 허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성소수자를 중심으로 한 사회 운동가들의 반발이 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브라질의 성소수자들은 그들의 자유를, 변화를 외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한 곳인 상파울루(São Paulo). 이 곳에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LGBT 프라이드 퍼레이드(Parada do Orgulho LGBT de São Paulo)가 열립니다. 이 행진은 1997년부터 상파울루 파울리스타 대로(Avenida São Paulo)에서 열리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우리나라 배우 배두나도 참여하여 이슈가 되었다고 합니다. 2006년 열렸던 퍼레이드는 가장 큰 프라이드 축제로 기네스 북에 등재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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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 LGBT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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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 LGBT 행진 

 

 

상파울루 뿐만 아니라 이 곳 캄피나스 대학교에서도 LGBT가 열린 적이 있었습니다. 캠퍼스의 중심에 DAC(Diretoria Academia)라고 불리는, 우리나라로 치면 학생지원처 같은 건물이 있는데요. 이 건물의 일층에서 자주 연극, , 밴드, 오케스트라 등의 공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2016년에는 이 곳에서 UNICAMP 학생들의 LGBT 퍼레이드가 펼쳐졌습니다. 관련 영상의 출처를 남겨두었으니 여러분들도 꼭 한번 보시고 브라질의 성소수자 운동을 조금이나마 느껴보시기를 바랍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VImTN24kFQ <Parada LGBT UNICAMP 2016>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브라질과 대한민국. 하지만 우리는 아직도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많습니다. 특히 젠더 이슈가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지금, 성소수자에 대한 보다 열린 생각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칼럼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달에는 보다 알차고 흥미로운 주제의 칼럼들을 가지고 돌아오겠습니다! 4월의 브라질도 기대해주시기를 바라며 그럼 다음에 만나요! Até mais(아떼 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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