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한승희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중앙아시아학과에 재학 중인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5기 한승희입니다.
먼저 약 6개월간 독자 여러분들에게 중앙아시아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
저는 주로 중앙아시아의 인문학적 요소들에 대해 글을 쓸 예정입니다.
현지에서 소식을 전하는 만큼 최대한 생생하고 흥미로운 칼럼으로 만나요~​
Title 일곱 번째 칼럼 <카자흐스탄 지하철을 통해 보는 카자흐스탄!>-1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5-16 14:21 Read 741

본문

카자흐스탄 지하철을 통해 보는 카자흐스탄!

 

안녕하세요? 오늘은 알마티의 지하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하지만 단지 지하철만을 소개한다면 제가 현지 알마티에서 글을 쓰는 이유가 없겠죠? 이곳 지하철역의 이름은 어떻게 붙여졌고 해당 인물(혹은 장소)는 카자흐스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역사적으로 어떤 업적(기능)을 남겼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할 예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도 이곳 지하철을 이해하면 카자흐스탄의 이모저모를 이해하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 먼저 지하철()에 대한 소개를 한 뒤, 이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카자흐스탄 역시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알마티의 지하철은 2018  5월 현재 총 9개의 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평균 10분에 한 대씩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하철과 비교하자면 시간과 양의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죠. 또한 역의 수가 적은 만큼 호선도 1호선 하나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승 시스템은 없으며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지하철의 방향을 알 수 있으며 길을 처음 이용하는 사람에게도 편리한 대중교통수단이며 아름다운 역 내부의 모습은 지하철을 타는 또 다른 이유가 될 정도입니다. 저 역시도 처음 지하철을 이용했지만 아주 쉽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었고 각 역마다 갖고 있는 매력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게다가 지하철 요금은 80텡게(한화 약 250)로 아주 저렴하며 학생이라면 대중교통카드를 이용해 40텡게(한화 약 130)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하철역은 모스크바-싸이란-알라타우-무흐타르 아에조프 극장-바이코누르-아바이-알마르-지벡죨르-라이음벡 바트르 순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럼 먼저 까싸(요금소)에서 구매한 코인(지하철 표)을 넣고 지하철역을 둘러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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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싸(요금소)에서 승차권(노란색 코인)을 구입해야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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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역에서 찍은 지하철 노선도. 방향이 적혀있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하철이 처음으로 시작하는 모스크바 역은 알마티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역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보통 지하철역이 새로 생기는 순서대로 지하철이 연결되기 때문인데요. 이 사실을 처음 듣는 사람에게는 조금은 뜬금없는 역 이름으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알마티에 웬 모스크바지?” 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 이유를 알고 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명칭이기도 합니다.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와 알마티는 친구 도시로 협력관계에 있기 때문에 알마티에 모스크바 역이 있으며 실제로 모스크바에는 알마티 역이 있다고 합니다. 모스크바라는 말답게 역의 주된 색이 빨간색으로 되어 있으며 지하철 벽에는 러시아와 관련된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제가 방문했던 날에는 전승기념일(과거 소비에트 연방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승리한 기념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서 특히 전승기념일과 관련된 사진이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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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역에는 모스크바를 상징하는 붉은색과 붉은광장(크램린) 사진 등으로 꾸며져 있다.

 

다음 역은 싸이란 역입니다. 이곳은 싸이란 저수지로 유명한 싸이란의 지명을 따서 지은 역입니다. 실제 싸이란 저수지와 약 1킬로미터 떨어져 있으며 저수지를 기점으로 북쪽에는 싸이란 버스터미널이, 남쪽에는 싸이란 지하철이 있기 때문에 나름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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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란 역에서 찍은 사진. 민족화합의 날을 맞이하여 다양한 민족들이 전통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이 벽에 걸려있다.

 


다음 역은 알라타우 역입니다. 알라타우(타우는 산이라는 뜻) 역은 카자흐스탄 동남부에 위치한 산의 지명에서 따온 역입니다. 알라타우는 톈산산맥의 일부이며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다만 지하철 내부는 알라타우와의 연관성을 찾아보기는 어려워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훗날 이곳 중앙벽화에 아름다운 알라타우의 모습이 그려져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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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타우 역의 사진. 중앙 벽화 자리에는 알라타우가 있지 않아 아쉬웠다그나마 측면 액자에 걸려있는 알라타우의 사진이 이곳이 알라타우 역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다음 역은 ‘(무흐타르)아우에조프 극장 역입니다. 아우에조프는 작가이자 사회운동가, 의학박사, 교수이자 학자였으며 카자흐스탄의 위대한 작가인 아바이(아바이에 대한 설명은 후술)의 작품에 영향을 크게 받았으며 그러한 이유인지는 몰라도 당대 그의 희곡은 상당히 유명했습니다. 아우에조프는 카자흐스탄 역대 문학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이며, 카자흐스탄 고전문학의 명맥을 이으려 노력했습니다. 필자의 현지 친구에 의하면 그는 카자흐스탄의 셰익스피어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대단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희곡이 주로 열렸던 극장의 이름은 그의 이름을 따서 지은 아우에조프 극장이 되었고 이곳에 지하철이 들어서자 우에조프 극장 역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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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에조프 극장 역의 사진

 

 

또한 아우에조프 극장 역은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역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가장 카자흐스탄의 과거 모습을 잘 보여주는 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이곳의 중앙 벽화가 가장 일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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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에조프 역 중앙벽화 사진. 카자흐스탄 전통 결혼식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곳 중앙 벽화는 카자흐스탄의 전통 결혼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한 폭의 그림을 통해 카자흐스탄 전통 의상(모자를 포함), 전통 결혼식의 모습은 물론 전통 악기인 돔브라를 볼 수 있으며 이를 토대로 당시의 상황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림에서 신랑 신부들이 결혼식을 마치고 지나가려는 길에 사탕을 뿌리고 있는 할머니를 볼 수 있는데 이는 결혼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카자흐스탄의 행사에서 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필자는 특히나 이 행위를 매우 좋아하는데 이것의 의미는 당신이 가는() 길에 항상 행복한 것들이 있기를 바란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왜 하필 사람이 가려는 에 사탕을 뿌리는 것인지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이들의 역사인 유목생활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과거 유목민들에게는 좋은 을 택하는 것은 곧 생명과도 연결할 수 있는 것이었고 만약 길을 헷갈리거나 나쁜 길을 가게 된다면 본인은 물론 부족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이들에게는 이 중요한 의미로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헤어짐의 인사로 졸릉으즈 볼슨!”(당신에게 길이 있기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측면에는 카자흐스탄의 전통 생활 모습을 기록해 놓은 형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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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그림은 좌측부터 결혼식 전날 여자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머리를 손질해주고 있는 모습, 유목민이 늑대로부터 가축을 지키고 있는 모습, 아이가 잠드는 모습을 보며 기뻐하는 부모의 모습 등이 담겨 있습니다. 필자는 이를 통해 당대 늑대는 유목민의 골칫거리였으며 잠든 아기를 보면서도 한 손에는 칼을 놓지 못할 정도로 언제나 전투에 대비하였던 당대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개인적으로 이번 역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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