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한승희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중앙아시아학과에 재학 중인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5기 한승희입니다.
먼저 약 6개월간 독자 여러분들에게 중앙아시아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
저는 주로 중앙아시아의 인문학적 요소들에 대해 글을 쓸 예정입니다.
현지에서 소식을 전하는 만큼 최대한 생생하고 흥미로운 칼럼으로 만나요~​
Title 여섯 번째 칼럼 <카자흐스탄 문자 변환 정책의 현주소>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4-26 11:22 Read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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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문자 변환 정책의 현주소

안녕하세요? 오늘 이야기할 칼럼의 주제는 바로 카자흐스탄의 문자 변환에 대한 것입니다. 그전에 여러분들은 한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아마도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글은 제작의 취지, 편리함, 과학적 측면에서 모두 훌륭하기 때문이죠. 또한 우리는 한글 창제 이후 단 한 번도 우리의 문자가 바뀐 적이 없습니다. 반면에 카자흐스탄의 경우 과거부터 현재까지 여러 차례 문자 변환이 이루어 졌습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역사적으로 카자흐스탄은 아랍문자(중세~1929)와 라틴문자(1929~1940)를 사용한 적이 있지만 소련에 가입한 이후 키릴문자(슬라브어의 근간이 되는 문자)를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후 소련이 붕괴되자 카자흐스탄에서는 기존의 키릴문자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기존 키릴문자에 골자로 하되 새로운 9개의 문자를 추가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7 9월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의 문자를 앞으로 오는 2025년까지 라틴문자로 변경할 것을 지시(대통령령 재569)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전에 카자흐스탄 문자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문자를 변경한다는 것일까요?

 

소련 붕괴 이후 카자흐스탄은 공화국이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들은 러시아어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 심지어는 아직까지도 이곳에는 러시아어는 알지만 카자흐스탄어를 모르는 카자흐스탄 국민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각종 관공서나 문서, 공지사항 등을 표기함에 있어서 이중표기(카자흐스탄어와 러시아어)를 해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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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러한 이중표기는 이곳 시내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경제적으로도 비효율적이며 카자흐스탄만의 자주성을 헤치는 요인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하지만 단지 이러한 이유만으로 한 국가의 문자를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문자가 바뀌게 된다면 작게는 일상생활에 존재하는 사전과 책, 상점의 간판, 식당의 메뉴판, 로고, 설명서와 같은 모든 것들과 크게는 국명의 표기방식, 공문서와 계약서, 협약서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책의 다른 원인은 없는 것일까요? 이에 대해 필자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최근 카자흐스탄의 경제전망 또한 이전과 같지 않을뿐더러 경제 성장률은 과거(독립 직후)에 비해서 낮아진 상태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이 시행되게 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새롭게 바꿔야만 합니다. 비록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겠지만 그만큼 일자리는 크게 늘어날 것이고 국민들은 새로운 임금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는 소비로 이루어질 것이며 이는 다시 생산에 투자에 사용되는 경제의 선순환이 시작될 것입니다또한 21세기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 중 하나인 IT에 사용되는 프로그래밍 언어(JAVA, C, C++)는 절대 다수가 라틴문자만을 입력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접근성을 이전보다 높일 수 있으며 그 밖에도 라틴문자는 카자흐스탄이 세계화 시대에 발맞춰 서구의 교육, 경제, 사회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이러한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일까요? 알마티 도심에는 곳곳에 카자흐스탄어를 라틴문자로 표기한 간판이나 관공서 등지에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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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본래는 қазақстан이지만 QAZAQSTAN으로, наурз күті болсын! NAYRYZ QUTTY BOLSYN!으로, қазақ тілі Qazaq tili로 새로운 표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책의 부작용이나 우려되는 점은 없을까요? 일각에서는 약 2천만 명에 육박하는 카자흐스탄 국민들 전체가 라틴 문자체계를 새롭게 학습해야 하고 카자흐스탄의 거주 중인 러시아 사람들의 경우 더욱 큰 불편함을 느낄 것이며 러시아와의 관계는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정책이 실패하게 된다면 앞서 설명한 이중표기에 이어서 삼중표기까지 이루어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카자흐스탄의 학생들은 영어교육을 통하여 라틴문자에 익숙한 상태이며 이러한 정책은 카자흐스탄 외에도 과거 소련에 속해있었던 아제르바이잔, 몰도바,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문자를 변환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사례를 통해 정책의 단점을 보완한다면 문자 변환 정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상 알마티에서 6번째 칼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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