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한승희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중앙아시아학과에 재학 중인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5기 한승희입니다.
먼저 약 6개월간 독자 여러분들에게 중앙아시아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
저는 주로 중앙아시아의 인문학적 요소들에 대해 글을 쓸 예정입니다.
현지에서 소식을 전하는 만큼 최대한 생생하고 흥미로운 칼럼으로 만나요~​
Title 네 번째 칼럼 <용광로와 샐러드 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4-26 11:07 Read 527

본문

용광로와 샐러드 볼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은 혹시 카자흐스탄의 별명에 대해서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혹은 알고 계신가요? 아마도 전공자가 아니라면 많이 생소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카자흐스탄의 별명으로는 예컨대 중앙아시아의 거인혹은 중앙아시아의 리더’, ‘유목의 후예등이 있습니다. 그 밖에도 카자흐스탄의 별명은 정말로 많지만 그 중에서도 오늘 이야기 할 카자흐스탄의 별명은 바로 용광로(Melting pot)’샐러드 볼(salad bowl)’입니다. 그렇다면 왜 카자흐스탄에 이러한 별명이 붙었는지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용광로(Melting pot)’에 대한 설명입니다. 여러분은 용광로 하면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떠오르나요? 아마도 엄청난 열기로 광물들을 녹여 한데로 합치는 모습일 것입니다. 그리고 용광로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이전에는 서로 다른 광물이었다 하더라도 그 끝은 하나의 융합된 결과물로 나타나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카자흐스탄의 문화 역시 이와 비슷한 특징을 지닙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충돌하였을 때 발생하는 현상은 크게 세 가지(문화공존, 문화동화, 문화융합)로 나타나는데요. 그 중에서도 카자흐스탄은 문화융합 현상이 활발하다는 것입니다. 가장 우선적으로 예를 들자면 혼혈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제 주위만 보더라도 부모님들 중 한 분이 슬라브계이고 다른 한 분은 투르크계인 친구들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심지어 체첸 민족인 아버지와 러시아 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친구도(실제로 체첸 민족과 러시아 간의 사이는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알게 되어 조금 놀랐습니다. 이들은 외형적인 모습(, 눈동자의 색깔, 피부 등)은 슬라브에 가깝지만 생활양식과 내적인 가치관 등은 투르크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이곳 사람들의 대부분은 이슬람 종교를 믿지만 카자흐스탄만의 색깔이 더해져 조금은 자유로운 이슬람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여성들의 경우 히잡을 쓰지 않고 자유롭게 염색을 하거나 헤어스타일을 바꿀 수 있습니다.

 

, 이곳에서는 금발의 푸른 눈동자를 가진 청년이 모스크 사원에서 기도하는 것과 길거리에서 히잡을 쓰지 않고 자유롭게 길을 걷는 무슬림 여성의 모습이 전혀 놀랍지 않은 자유로운(일상적인모습이라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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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과 피부색이 다르더라도 이들은 틀림없는 카자흐스탄 사회의 구성원들이다

 

 

앞서 설명한 용광로(Melting pot)’가 문화융합의 특징을 지닌 별명이었다면 샐러드 볼(salad bowl)’은 문화공존의 특징을 지닌 별명입니다. 우리는 맛있게 버무려진 샐러드 그릇을 보면 각각의 재료들은 본연의 맛을 가지고 있지만 한 그릇에 담겨 한층 더 높은 맛을 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의 문화도 이와 일맥상통한 부분이 있습니다. 예컨대 이곳 알마티에서는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 바로 인근에 러시아정교회가 위치해 있습니다. 또한 도심에 살고 있는 다수의 현지인들은 모국어인 카자흐스탄어 외에도 러시아어를 일상생활에서 아주 빈번하게 사용합니다. 특히나 소비에트 시기를 겪은 어르신들의 경우 카작어보다 러시아어를 편하게 느끼기도 하며 공공장소나 안내문, 광고 등에는 카작어와 러시아어로 이중표기가 되어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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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치킨 프렌차이즈 K사의 옥외광고이다.

위에는 카작어로 아래에는 러시아어로 정말 정말 맛있다라고 적혀 있다..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왜 그럴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필요할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은 왜 이리도 독특한 문화를 가지고 있을까요? 왜 이슬람이지만 다른 이슬람 국가와는 다르게 카자흐스탄만의 색깔이 강하게 더해졌으며 왜 사람들은 카작어와 러시아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습니다. 바로 생활양식소비에트의 경험입니다.

 

카자흐스탄 외에도 지금의 중앙아시아 지역에 해당하는 곳에서 이슬람 종교의 본격적인 확산은 탈라스 전투(751)이후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전투 이후 중앙아시아 지역의 실효적인 지배는 중국보다는 이슬람의 세력이 더욱 강하게 진행되었으며 이에 대한 당연한 결과로 이슬람 종교 역시 전파되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수의 중앙아시아 민족들이 이슬람화가 진행되었지만 생활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생활 규범(관습법)을 따르는 경우가 남아있었습니다. 예컨대 평생을 유목 생활을 하던 사람에게 갑자기 정착생활에 대한 규범을 강요하는 것은 분명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죠.

 

또한 카자흐스탄은 과거 소비에트 연방의 구성국이었으며 소련은 남녀간의 차별을 기본적으로 부정했고 종교를 민중의 아편으로 취급하여 종교를 믿는 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간주하였습니다. 또한 투르크 민족이 재정러시아부터 소련 이후까지 러시아와 교류한 시간이 약 150(1860~)이상임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문화가 섞이고 융합되었을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카자흐스탄은 상대적으로 약한 이슬람 율법이 작용하였으며 거기에 카자흐스탄만의 색깔이 더해져 지금의 독특한 모습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이상 네 번째 칼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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