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한승희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중앙아시아학과에 재학 중인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5기 한승희입니다.
먼저 약 6개월간 독자 여러분들에게 중앙아시아와 관련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
저는 주로 중앙아시아의 인문학적 요소들에 대해 글을 쓸 예정입니다.
현지에서 소식을 전하는 만큼 최대한 생생하고 흥미로운 칼럼으로 만나요~​
Title 여덟 번째 칼럼 <카자흐스탄에서 통일을 외치다>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7-03 15:51 Read 363

본문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통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그런데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지내고 있는 제가 갑자기 통일에 대해서 칼럼을 쓰려한다니, 아마도 독자 여러분들께서는 카자흐스탄이랑 통일이랑 무슨 상관이야?” 혹은 도대체 카자흐스탄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심지어는 칼럼 주제가 다 떨어졌구나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칼럼의 끝을 읽고 계실 때 즈음에 독자 분들은 본인의 이번 칼럼의 작성 의도를 파악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카자흐스탄에서 최근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의미는 무엇이고 한반도의 통일에 대한 현지인의 생각과 우리의 통일이 카자흐스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얼마 전 5 19() 제가 교환학생으로 재학중인 카즈구 대학교 본교에서 한민족 통일 축제가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현장이 몹시도 생생한데요. 이 행사는 카자흐스탄에서 거주 중인 고려인 협회의 주최로 열리게 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427일에 있었던 이른바 판문점 선언(남북정상회담 합의문)’ 소식을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한층 이번 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흥미로웠던 점은 한국인 외에도 한국에 관심이 많은 현지 친구들(주로 청년층) 역시 우리 못지않게 이번 행사에 큰 관심을 표했다는 것입니다. 행사 포스터가 알마티 시내 곳곳에 붙자 SNS상에서 이 소식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이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행사 관련 글을 게시했고 많은 이들이 반드시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시작 전부터 큰 기대를 품은 행사 당일. 현장에서 가장 먼저 이목을 끈 것은 바로 공연이 진행될 예정인 학생회관에 걸려있는 한민족 축제라는 글귀였습니다. 이는 한반도 지형과 함께 큰 현수막에 걸려있었는데요. 카자흐스탄 알마티 한복판에서 오랜만에 대형 한글을 보니 낯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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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보면 정말 큰 현수막이 카즈구 대학교 학생회관에 걸려있었다.

 

 

 

 

 

 

이것도 잠시, 현장에는 공연 시작 시간이 한참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많은 현지인들이 행사장에 도착해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현장에는 각종 야외공연(태권도 시범, 한국 민속노래 등)과 여러 가지 한국 문화체험 공간이 있었는데요. 한국 전통 소품, 수공예품, 한국 식료품 상점 등 다양한 체험을 위한 구역이 존재했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를 끈 곳은 바로 한식판매점이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처럼 저도 이 기회를 놓칠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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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류의 음식이 200탱케( 610)라는 매우 저렴한 금액에 판매되고 있었다.

 

 

 

 

저는 현지 친구들과 함께 음식을 먹으며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특히나 현지의 젊은 학생들이 한식을 좋아했으며 맛이 어떠냐는 질문에 맵지만 정말 맛있다. 매일 먹고 싶다”, “드라마에서 보던 음식을 직접 먹어봐서 행복하다등의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제게 집에서 만들어 먹고 싶다며 조리법을 묻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저는 현장에서 한식관계자 분에게 메뉴선정의 기준을 물어 보았는데요. 관계자 분께서는 이곳은 아무래도 이슬람교도의 수가 많다 보니 이것을 고려해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지만 충분히 한국을 대표할 수 있으며 선호도가 높은 음식을 준비했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처럼 현지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선행되었기 때문에 성공적인 현장의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했습니다.

 

 

 

 실내에 들어서자 이미 많은 관객들이 들어서 있었습니다. 이후 사회자는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첫 무대의 시작은 고려인 협회 측의 무대였습니다. 이들은 평소 자주 접할 수 없었던 우리의 전통 복장들, 절제된 동작과 날렵한 군무, 북과 장구 등으로 필자 본인뿐만 아니라 현지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고려인들은 비록 재외동포이며 오랜 세월을 우리나라 땅에서 떨어져 지냈다 하더라도 우리 고유의 모습과 정신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후 북측 평양 통일 음악단의 부채춤과 한반도의 사계절을 담은 이산저산(사철가)’, ‘고향의 봄등 남북한 사람들 모두가 알법한 노래를 불렀는데요. 뉴스나 인터넷상에서만 보던 모습을 실제로 보니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황리에 종료된 것에 대한 축하무대도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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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우리측의 무대로 신인 아이돌 ‘BNF’의 축하공연이 있었고 마지막 무대는 남북한 사람들 모두가 아리랑을 합창하였습니다. 남북한 사람들이 서로에게 마이크를 건네주고 또 마이크가 모자란 경우 한 마이크로 함께 부르는 모습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코 끝이 찡해졌는데요. 이 자리가 만들어지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음에, 지금 순간이 지나면 언제 또 이런 무대가 있을까 싶은 생각에, 눈물을 흘리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솔직히 말해서 기쁘기도 했지만 한 편으로는 속상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공연 시작 전 고려인 협회 측은 재외동포로서 한반도 통일을 기원한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평양 통일 음악단장 역시 이번 행사에 초청되어 매우 뜻 깊게 생각하며 한민족간의 통일을 염원한다고 언급하였는데요.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눈앞에서 겪고 있음에 감개무량 했습니다. 그야말로 알마티 한복판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외쳤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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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공연이 끝나고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 저는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바로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우리의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바로 제 현지 친구들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남북한 통일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10(카자흐스탄인 8, 러시아인 1, 미국인 1)에게 솔직한 생각을 물어보았고 이 중 9명은 한반도 통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해 주었습니다. 다른 한 친구도 통일은 되어야 하겠지만 지금당장은 시기상조라며 중립의 입장을 지켰습니다. 찬성 입장에 있는 친구들 중 한국학과에 재학 중인 친구들의 답변 역시 그 근거가 명확했는데요. 대표적인 예로는 이산가족 문제, 원래 한 민족이었기 때문에, 통일 후 더욱 강해질 한국의 모습을 위해, 카자흐스탄 역시 통일의 수혜를 받을 것이기 때문에 등이 있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답변자가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어 있으며 대상의 수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카자흐스탄 국민 전체 혹은 다수의 의견을 대표할 수만은 없지만 이 또한 분명한 사실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한반도 통일이 카자흐스탄에 가져올 영향은 무엇이 있을까요? 상상해보도록 합시다. 본인의 경우 아무래도 연결이 생각이 나는데요. 통일이 된다면 아마도 우리는 이전과 달리 육로를 통해 아시아 전역은 물론 유럽까지도 이동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우리에게 출발점과 종착점이라는 큰 이점을 가져다 주는데요. 이를 반대로 생각해보면 카자흐스탄 역시 우리나라와 연결된다는 것입니다. 훨씬 더 저렴한 가격에 서로간의 왕래가 가능하며 물건과 사람 등의 이동은 지금보다 더욱 쉬워질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필요한 노동력과 자원을 카자흐스탄으로부터 보다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며 반대로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스탄이 필요로 하는 기술력과 자본 등을 이전보다 수월하게 공급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사실이 카자흐스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양 국간의 교역량과 각종 협약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음을 통해 만약 한반도가 통일이 된다면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이전보다 더욱 긴밀한 관계에 놓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상, 알마티에서 8번째 칼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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