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두 번째 칼럼 <나우르즈는 끝나지 않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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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04-30 10:13 | Read | 604 |
본문
안녕하세요? 글로벌 K-리포터 5기 전민선입니다. 지난 칼럼에서 카자흐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최대의 명절 나우르즈에 대해 설명해드렸는데요. 우리나라에서는 설과 추석이 끝나면 그것으로 끝이지만 카자흐스탄에서는 조금 달랐습니다. 물론 카자흐스탄의 정식 나우르즈는 3월 21일이 맞습니다. 그런데 나우르즈가 끝나도 나우르즈와 관련된 행사를 계속해서 진행하고 저희도 거기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저희가 참여한 나우르즈는 무엇이었으며 나우르즈가 끝나도 왜 계속해서 나우르즈 행사를 계속해서 진행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먼저, 지난 칼럼을 통해 나우르즈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을 드렸는데요. 그렇다면 이 나우르즈가 카자흐스탄 사람들에게 어떠한 의미를 갖고 역사적 그리고 문화적인 의미는 무엇인지 앞서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나우르즈가 과연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에 이리도 큰 행사를 그것도 여러 번이나 개최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대답은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이러한 행사는 다민족 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반드시 필요한 행사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러한 큰 행사를 통해 타민족들간의 화합을 이룰 수 있으며 다름을 인정하고 인종과 민족간의 연대를 도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행사에는 다른 민족 역시 참여할 수 있으며 각 민족들은 각 민족만의 전통 옷을 입고 전통 음식을 먹습니다. 만약 카자흐스탄이 이들에게 카자흐스탄식 나우르즈를 강요했다면 다민족 국가인 카자흐스탄은 결코 지금의 ‘중앙아시아의 리더’라는 별명을 얻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카자흐스탄에는 일방적인 ‘강요’가 아닌 다름을 인정하고 하나의 공동체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화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나우르즈는 비록 노브루즈, 노우루즈, 노루즈, 누루즈, 네브루즈, 노우루즈, 나브루즈 등 12개국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하나의 목적(새해를 기념하기 위함)을 위해 열리는 행사라는 측면에서 국가간의 연대를 도모할 수도 있습니다. 그 밖에도 나우르즈 행사가 특별한 점은 또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듯이 이슬람 종교를 믿는 국가에서 특정 행사 혹은 활동에 주로 남성들이 참여하는 것과는 달리 나우르즈만큼은 이례적으로 여성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는 큰 행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우르즈는 역사적으로 얼마나 오래된 행사일까요? 카자흐스탄에서의 나우르즈 행사의 시작은 이슬람의 전파와 함께 시작되었으며 그 시작의 정확한 연도는 알 수 없지만 대략 1200년 전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나우르즈는 이곳에서 일종의 무형문화재로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란에서는 나우르즈 행사를 문화유산으로 등재할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부터 제가 직접 참여한 나우르즈 행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먼저 지난 토요일(4월 21일) 카즈구 대학교 나우르즈 행사가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한 카즈구 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동시에 카자흐스탄어를 공부하고 있는 한국 학생들은 이번 행사에서 노래를 부르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노래 외에도 춤과 연극, 공연, 전통 체험활동 등 다 방면에서 진행된 정말 큰 행사였습니다.
카자흐스탄이 정말 많은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사진
학생들이 전통 연극을 하고 있는 사진(좌)과 큰 행사인 만큼 안전을 위한 경찰이 배치된 사진(우)
사실 제가 살고 있는 이곳 알마티의 경우 도심에 해당하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의 전통 문화를 느끼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전통 문화를 보기 위해서는 도시 외곽 혹은 시골로 이동해야하기 때문인데요. 이번 행사를 통해 전통 음식, 전통 가옥(유르트) 등은 물론 전통 결혼식과 문화를 보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문화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낙타와 말도 볼 수 있었고 심지어는 사냥용 매도 직접 보았는데요. 가까이서 보니 생각보다 훨씬 큰 동물들이었습니다. 겁도 났지만 충분히 흥미로운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낙타의 경우 제 카자흐스탄 이름이 악보타(어린 낙타의 눈)이어서 그런지 매운 반갑기도 했습니다.
좌측부터 매, 낙타, 말의 사진
또한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카자흐스탄에 거주하고 있지만 다른 국적과 민족이기 때문에 이날만큼은 그들만의 전통 의상을 입고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저 또한 예쁜 한복을 입고 싶었으나 이곳에서 한복을 빌리지 못해서 결국 입지는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다른 학생들이 입은 한복과 휘날리는 태극기를 보면서 나름 만족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를 위해 3일간의 리허설을 진행했으며 행사 전날에는 카자흐스탄 전통 가옥인 유르트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유르트는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 볼 수 있었으며 저는 노래를 불러야 했기 때문에 사전에 있었던 음반 녹음에도 참여를 했습니다. 이번 음반 작업은 글로벌 K리포터 전원이 참가한 만큼 더욱 더 뜻 깊은 행사였습니다.
좌측부터 글로벌 k리포터 5기로 활동중인 한승희, 이수정, 최승호, 전민선의 사진
행사 종료 후 저는 유르트에 들어가 카자흐스탄 전통 음식이며 동시에 나우르즈 때 즐겨먹는 음식(나우르즈 코졔)을 함께 나누어 먹었습니다. 평소에 먹던 현지 음식이지만 거대한 유르트 안에서 먹는 것은 처음이었고 수저 없이 맨 손으로 먹는 것이 불편하고 어색했지만 이 또한 이곳의 전통 문화라고 생각하니 이내 곧 마음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의 경우 토요일에 진행되었지만 인근에 위치한 다른 대학교의 경우 금요일에 나우르즈 행사가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카자흐스탄에서는 3월 21일 나우르즈가 지났는데도 왜 나우르즈 행사를 계속해서 진행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나우르즈 행사가 그만큼 큰 행사이며, 3월의 날씨는 아직 봄이 제대로 오지 않았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3월 나우르즈가 있었던 날에는 날씨가 좋지 못했고 심지어 입김이 날 정도로 추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모든 것의 시작이 되는 봄을 축하하는 나우르즈의 취지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많은 이들이 이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으며 비록 한 달이 지난 나우르즈지만 누군가는 이번 나우르즈가 진짜 나우르즈 행사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사람들의 인식은 진짜 나우르즈를 대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또한 현지인들은 ‘4월의 나우르즈’, ‘22일의 나우르즈’ 라고 말하며 행사를 즐겼습니다. 4월 나우즈르 행사는 3월에 있었던 나우르즈 행사보다 훨씬 더 크고 화려한 행사였으며 모든 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줄 수 있었던 보람찬 행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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