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이수정

<카자흐스탄의 이슬람 (1) : 할랄 (HALAL IN KAZAKHSTAN)>

“할랄(HALAL)이 뭐에요?” 

   

 (사진출처 – 위키백과 / (좌)할랄마크(우)한국할랄인증마크)

할랄(HALAL)은 아랍어로 “(신이) 허용하다.”라는 뜻으로, 식품을 포함한 무슬림의 삶 전반에 적용되는 율법이다. 이슬람 율법에 따른 성분 및 제조과정에 대한 엄격한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할랄 마크를 사용 가능하고 시장에서 유통이 가능하다. 할랄은 단순히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서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이라는 이미지 또한 가지고 있다. 할랄 인증 과정에서 제품의 원재료, 생산공정 등을 엄격히 따지기 때문이다. 할랄 식품 시장은 2012년 1조 880억 달러 규모였으며, 2018 년에는 1조 626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할랄 식품은 약 18억 명의 무슬림 시장에서 소비되는데 국가별로 인증요건이 다르다. 국내 인증 마크는 수출국가에서 허용하지 않아 인증이 무의미한 경우도 있으며 아직 국제적 기준이나 상호 허용이 마련되지 않았기도 하다. 

중앙아시아 국가들 역시 CIS 국가들로 이슬람교를 많이 믿는다. 카자흐스탄의 할랄 식품 시장은 145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2014년 기준 카자흐스탄 내 할랄 식품은 전체 식품 시장의 30% 지분을 차지하고 카자흐스탄 전체 인구의 70%가 무슬림임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은 진출할만한 할랄 시장으로 주목받는 국가 중 하나이다. 관련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충남에서 카자흐스탄을 포함하여 이슬람 국가들에 할랄 식품을 수출할 경로를 확대한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카자흐스탄은 과거 구소련 국가 중 하나로, 소련 시절 종교의식은 국가 이념에 반하는 사상으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국가의 감시가 덜한 농가, 지방에 거주하던 무슬림 신자만 코란 율법에 따라 식품을 생산 및 가공하여 섭취하였다. 대도시에 거주하던 무슬림은 시중에 할랄 식품을 판매하지 않아 구매하지 못해 일반적인 방법으로 제조된 식품을 섭취하였으며, 돼지고기가 포함된 칼바사(소시지)를 먹기도 하였다. 소련 붕괴와 카자흐스탄 독립 후 무슬림 신자는 코란 율법에 따른 전통을 되살리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할랄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다.

할랄 식품 시장은 육류 이외에도 유제품, 통조림, 과자나 초콜릿, 빵, 반조리식품, 깔바사나 소시지, 밀가루, 설탕, 소름, 차, 커피, 어린이 식품, 음료, 채소와 과일, 소스류 등 다양한 식품군을 포괄한다. 또한 할랄 시장은 식품에만 국한되지 않고 의약품, 화장품, 교육, 보건 및 서비스로 확장되어가는 추세이다. 할랄 레스토랑, 카페 외에도 할랄 유치원이나 할랄 호텔 등이 개업하기도 하였다. 할랄 뷰티의 경우, 알코올이 함유되지 않은 크림, 동물성 지방이 함유되지 않은 립스틱 등을 의미한다. 할랄 유치원은 아스타나에 위치한 ‘Ayala Bobek유치원’을 예로 들자면, 할랄 표준을 준수하여 급식을 제공한다고 한다. 호텔의 경우는 남녀 공간을 엄격하게 구분하고 기도실도 별도로 마련되어있으며 할랄 표준을 준수한 음식을 제공한다고 한다. 호텔 내 음주나 흡연은 금지되어 있으며 남녀 혼숙을 원하는 경우 결혼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카자흐스탄에서는 매년 Kazakhstan International Halal Expo가 개최되고는 있으나 현재는 참가기업 수가 적다고 한다. 차후 카자흐스탄 내 할랄의 기준 및 규제가 명확해지고 시장의 규모가 커지면 참가기업 수가 늘어나며 카자흐스탄이 할랄 시장으로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진 - 직접 찍은 사진)

2011년 소비자가 현지 할랄 인증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할랄 식품의 신뢰도가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에 무슬림 신자 및 관련 기관에서 할랄 담당 정부부처/위원회 설림, 단일 기술 정책 시행을 위한 법적, 기술적 기반 마련, 정부 인정 공식 인증 기관 및 연구소 설립 등을 요청하였으나 정부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반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문제는 현지 기업이 할랄 인증을 제품의 품질로 보지 않고 하나의 상품 브랜드로 인식하는 데에서 기인한다. 이 때문에 무슬림 신자의 경우 카자흐스탄 할랄 기준이 불분명해 할랄 인증 마크가 있어도 가공 과정의 신뢰도가 낮아 칼바사나 소시지와 같이 가공육류 제품 구매를 기피하는 현상도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카자흐스탄은 할랄 식품을 어느 정도 수입한다. 주로 러시아에서 수입하며, 칼바사(소시지), 육류, 만두, 달걀, 화장품, 의류 등이 있다. 카자흐스탄으로 진출한 국내 기업을 예로 들자면 농심의 신라면, 순라면 등도 모두 할랄 인증을 받았다. 또한 카자흐스탄 대표 할랄 식품 판매 사이트도 있다. HALAL.KZ라는 기업으로 주소는 (www.halal.ordamedia.kz)이다. 여기서도 할랄 식품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출처 – 구글 / 직접 찍은 사진)

사실 직접 먹어보면 할랄 식품과 일반 식품의 맛이 다른 것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재료의 가공 절차 등을 이슬람 코란에 명시되어 있 는대로 행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모르고 먹다가 “어? 이게 할랄푸드래.”라고 뒤늦게야 알게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대표적으로는 교수님, 선배, 필자 모두가 카자흐스탄 기념품으로 사 오는 초콜릿을 예로 들 수 있다. 사실 초콜릿 맛이 진한 것도 맛있는 것도 아니지만 포장지가 주는 카자흐스탄 느낌이 기념품으로 딱이라 다들 사 오는데, 그 초콜릿 역시 할랄식품이라고 한다. 위 사진의 초콜릿들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초콜릿 제조시 돼지기름 지방을 사용하는데, 위 초콜릿은 리얼 카카오 지방을 사용하였으며 카카오 45%가 함량 되어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국 초콜릿 맛에 익숙한 필자는 한국 초콜릿에 비해 덜 달다고 느껴졌다. 이런 점을 보면 확실히 할랄 식품이 오히려 식품 자체의 정도(程度)를 지키는 것 같아 왜 안전하고 믿음직스러운 식품임을 증명하는지 알았다. 하지만 제도의 허술함에서 기인하는 할랄푸드에 대한 불신을 카자흐스탄 정부가 하루 빨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자료

보고서 [세계 할랄 시장 동향 및 인증 제도, 윤수한 등, 2016-10-31, kotra]

나무위키 : 할랄

위키백과 : 할랄

한겨레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