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하영

안녕하세요, 2018년 1학기 러시아 야쿠츠크 교환학생 러시아학과 16학번 정하영입니다.

야쿠츠크는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도시인만큼 저는 앞으로 대도시와는 차별적인 야쿠츠크만의 로컬 문화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입니다. 또한 제가 공부할 북동연방대에서는 러시아 대학생들과 직접 교류하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러시아 ‘사람들’의 문화에 대해서도 다양한 칼럼을 쓸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Title 두 번째 칼럼 <야쿠츠크의 유네스코 자연유산, 레나석주자연공원>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3-29 11:24 Read 1,022

본문

야쿠츠크의 유네스코 자연유산, 레나석주자연공원

 

 

 

0fe84ee8e93be2b391f77a38a383ea05_1522290

 

 

시베리아의 중심부에는 총 길이 4,000km가 넘는 레나 강이 있다. 레나 강은 바이칼 호 부근에서 발원하여 동시베리아의 중심부까지 북동방향으로 흐르다가 이 곳에서부터 랍테프 해까지 북쪽으로 흐른다. 레나 강의 방향이 바뀌는 그 지점에서 발달한 도시가 바로 야쿠츠크다. 이 곳 야쿠츠크에서 차로 세 시간 반 정도를 강을 따라 내려가면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된 레나석주자연공원이 있다.

 

저번 칼럼에서 야쿠츠크의 추위를 다루면서 극심한 연교차로 인해 레나석주자연공원이 만들어졌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야쿠츠크는 연교차가 거의 100℃에 달하는데 이는 극한의 대륙성 기후에 의한 것이다. 야쿠츠크는 드넓은 시베리아 한복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해양의 영향을 거의 받지 못하여 겨울에는 최저 -60℃ 정도로 춥고 여름에는 최고 40℃ 정도로 덥다. 이러한 연교차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에도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0fe84ee8e93be2b391f77a38a383ea05_1522290

 

 

 

레나 강을 따라 40km를 늘어진 긴 암석벽은 약 55000만년 전부터 형성되어왔는데 이 긴 세월동안 추운 겨울에는 얼고 여름에는 녹는 것을 반복하며 점차 갈라져 지금의 기둥모양이 되었다. 겨울이 되면 암석 기둥들 사이사이에서 서리가 얼면서 암석을 쪼개 깊고 가파른 도랑들이 생기는데 여름에는 이곳에 물이 생기므로 겨울에 또 다시 서리가 되어 이 작용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이 도랑들로 인해 암석 지지벽들이 점차 분리되면서 현재의 독특한 암석 기둥들이 만들어졌다. 아주 오래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부터 지금까지도 연교차에 의한 이 작용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겨울에 레나석주자연공원을 방문하려면 겨울 중에서도 날이 조금 풀리는 3월이 되어서야 갈 수 있다. 꽁꽁 얼어붙은 얼음에서 올라오는 한기 때문인지 이 곳에서는 휴대폰이 계속해서 꺼졌다. 사실 도시와 너무 먼 지역이라 네트워크 연결 자체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었다. 야쿠츠크에서는 겨울에 차로 온다면 편도로 3시간 반이 걸리는데 차가 엄청나게 흔들려서 잠을 자기도 힘들 정도였다. 자연 그대로 얼어붙은 강 위를 달리는 거라 어쩔 수 없었다. 한동안 드넓은 설원을 달리다가 드디어 차에서 내리면 높이 100~200m로 높게 솟아있는 웅장한 암석 기둥 벽을 마주할 수 있다.

 

0fe84ee8e93be2b391f77a38a383ea05_1522290

 

 실제로 한 봉우리의 정상에 올라 레나 강과 암석 기둥들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었는데 올라가는 길이 결코 가볍지는 않았다. 길이 아주 좁고 눈 때문에 미끄러워서 삐끗하는 순간이 많았다. 정상에 오를 때까지는 하늘도 한 번 보지 못하고 땅만 보며 올랐던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정상에 오르니 탁 트인 시야에 숨이 벅찼다

0fe84ee8e93be2b391f77a38a383ea05_1522290 

 

 

사진으로만 보면 레나 강이 얼마나 넓은 지 감이 잘 오지 않을 수 있는데, 강 위에 살짝 나 있는 길이 사람이 걸어 다니는 길이 아니라 차가 다니는 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조금은 감이 잡힐 것이다. 이 드넓은 대자연을 실제로 보면 새삼 나의 존재가 얼마나 작은가에 대한 생각까지 들 정도로 정말 광활하다. 레나 강뿐만 아니라 수많은 암석 기둥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 또한 신비롭다. 특히나 이 기둥들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거대한 성이나 용, 또는 거인의 모습과 닮은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만큼이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산을 오르는 중에 봤던 엄청나게 큰 화석이었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삼엽충 화석이 산을 오르는 길 중턱에 그냥 놓여있었다. 사람들이 너무 별 거 아닌 듯이 그 옆을 지나다녔고 심지어 크기도 책에서 보던 것보다 너무 커서 당연히 모형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물관이 아닌 곳에서 실제로 화석을 본 건 처음이어서 정말 신기했다. 이 암석들이 5 5천만년 전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퇴적된 석회암이라는 사실과 레나석주공원이 있는 곳이 과거에 바다였어서 다양한 종의 화석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새삼 체감할 수 있었다. 이 곳에는 삼엽충 외에도 코뿔소나 매머드 같은 멸종된, 혹은 멸종위기의 동물 화석들이 아주 많다고 한다.

 

 

0fe84ee8e93be2b391f77a38a383ea05_1522290

 

 

레나 석주 자연 공원은 자연 공원인만큼 화석뿐만 아니라 다양한 동물 종과 식물 종을 찾아볼 수 있다. 이 곳에는 약 42종의 동물군과 500가지가 넘는 식물 종이 서식하고 있고 특히나 세계자연보존연맹의 레드 리스트에 오른 멸종위기의 식물 21종도 서식하고 있어 자연적인 가치가 아주 높다. 이곳은 오래 전부터 사랑, 충성, 용기라는 의미를 가지며 많은 지역주민들에게 사랑받았고 아름다운 경관과 지리학적, 환경적 가치 또한 인정받아 2012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 유산에 등재되면서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지가 되었다.

 

여름이 되면 레나 강이 녹아 더 이상 차로 다닐 수가 없기 때문에 크루즈를 통해서만 관광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젊은 층들은 이 곳에서 다양한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거나 캠핑을 하며 여름을 보낸다고 한다. 여름의 레나석주자연공원도 겨울만큼이나 너무나 아름답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꼭 방문하고 싶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외대로 81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교양관 213-1호
031-330-4593~4 / localitycenter@hufs.ac.kr
Copyright (c)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컬리티 사업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