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전다솔

코트라 인턴의 업무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아마 번역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양의 시장보고서부터 경제 상황, 뉴스, 메일 등 번역 업무를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하다 보면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러시아 기업들의 동향 등을 느낄 수 있습니다. 최근 들어,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로 인해 러시아 기업들이 기존 거래처와 거래가 어려워지자, 제재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인 한국으로 눈을 돌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된 번역을 하다가, 구체적으로 서방의 경제제재 배경과 현재 상황, 현재 상황에서 한국기업과의 관계 등에 대한 기사를 써서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우선 대러시아 경제제재의 배경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겠습니다. 대러시아 경제제재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크림반도의 러시아 병합으로 시작됩니다. 우크라이나는 중동부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 위치한 핵심 국가로, 예로부터 우크라이나 동부는 친 러시아적 성향, 서부는 친 유럽 성향을 띄고 있었습니다. 동부와 서부의 대립 중 오렌지 혁명이 일어나고 친 유럽 성향인 유셴코 대통령이 당선됩니다. 하지만 이후 우크라이나 경제가 어려워졌고, EU와 NATO 가입을 추진하던 중 친러적 성향을 띤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당선됩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EU 경제협정을 중단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시민들이 격렬한 반발을 하며 시위를 합니다. 러시아는 자국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크림 반도로 군대를 보내게 됩니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크림 반도를 두고 주권싸움을 하는 도중 민항기 격추사건이 발생하고, 이백 명이 넘는 민간인이 피해를 보자, 이로써 서방의 대러시아 경제제재가 시작됩니다.

2014년 3월 16일 미국의 대러 경제제재 발표 다음 날인 2014년 3월 17일 유럽연합 또한 대러 경제제재에 동참합니다. EU의 대러 경제제재에는 개인 및 기업 대상 자산 동결, 비자 발급 금지 및 에너지 설비 판매 금지, 군용물자 통상 금지, 크림반도와 세바스토폴시에 대한 제한 조치(금수), 경제 협력 제한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러시아산 원유가 제재 참여 국의 수입 금지 대상에 오르고 러시아로 파이프와 원유 시추 기술 및 기계 판매 또는 구매 시 수출업자의 등록과 허가가 필요하게 됩니다. 제재 전인 2012년과 2013년도에 비해 경제제재 후, EU의 러시아와의 교역량은 현저히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U 대러시아 상품 수출입 교역량>

(단위:10억 유로)​

 *자료원: 유럽 위원회​​

그렇다면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에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러시아는 2014년 8월 6일 제재 참여국 농산물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취합니다. 이후 농수산업 부문 투자를 장려하여, 2016년에는 유럽 최대 밀 수출국으로 부상했습니다. 또한, 에너지 수출국을 다양화시키려 중국과 가스공급협정을 체결하는 등 비서방 외교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2014년부터 시작되어 최근 연장된 서방의 대러 경제제재로 인해 러시아 기업은 동쪽으로 방향을 틀며 새로운 파트너를 탐색하고 수입 대체품을 찾고 있습니다. 기존 유럽에서 사들이던 기계류 등을 한국과 일본 등에서 찾기 시작했고 새로운 거래처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우주항공과 해양 플랜트 분야의 러시아 기업들이 한국기업과 협력을 원하고 있고, 가스프롬 등의 석유 기업도 한국산 석유 시추 장비와 디젤 장비에 관심을 보이고 꾸준히 연락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서방의 러시아 경제제재와 관련하여 최근 동향까지 알아보았습니다. 현재 러시아는 계속된 서방의 경제제재에 경제가 많이 침체한 상황이지만, 이미 제재에 적응하여 다른 대책을 찾았고, 더 발전할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뉴스 기사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관련 기업 정보 및 시장 보고서 등을 번역하며 그 움직임을 일선에서 직접 파악하며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코트라 해외 무역관 인턴의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턴 생활을 하며 다른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다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하루빨리 러시아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라며, 다음 칼럼에는 더 알찬 내용으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