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이아영

안녕하세요! 이번에 파리 7대학(Paris Diderot University)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프랑스학과 14학번 이아영입니다.

저는 프랑스의 현지 상황을 잘 전달함과 동시에 정치, 사회, 문화, 예술적인 측면에서 프랑스를 잘 소개하고 한국의 것과 비교해볼 예정입니다.

제가 관심 가지고 있는 부분과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을 솔직하고 심도 있게 다뤄보는 리포트를 모두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Title 여덟 번째 칼럼 (2)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2-01 23:31 Read 485

본문

 

(1편에서 이어집니다)

 

그렇다면 프랑스인들은 크리스마스 때 대체로 무엇을 먹을까요크리스마스 저녁에는 아주 배가 터질 정도로 먹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일단 가정마다 크리스마스 때 먹는 음식이 다 달랐는데요저는 친구 집에 초대를 받아서 하끌렛(Raclette)을 먹기로 했습니다하끌렛은 잘 삶은 감자위에 치즈를 녹여서 샤퀴트리 일명 소시지를 얇게 썬 하몽같은 종류라고 볼 수 있는 고기와 함께 먹는 음식입니다처음에는 너무 느끼하지 않을까왜 프랑스인들은 이 음식을 좋아할까 의아했는데 먹어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많이 먹으면 치즈이기 때문에 느끼하긴 하지만 추운 겨울에 뜨거운 감자와 함께 치즈를 갓 녹여서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저는 여기에 피망과 양파를 곁들여 먹었습니다제 다른 친구는 크리스마스 때 무엇을 먹었냐고 물어봤더니 magret de canard를 먹었다고 했습니다이 음식은 오리 스테이크라고 보면 되는데 정말 맛있습니다오리를 스테이크처럼 먹지 않는 우리나라 조리법에서 조금 낯설긴 했지만 맛보면 오리가 이렇게 맛있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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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샤퀴트리류 오른쪽은 라클렛 치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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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하끌렛 치즈를 녹여먹는 전용 프라이팬오른쪽은 다 라클렛을 먹는 모습

 

그리고 빼놓지 않고 크리스마스 때 사람들은 Foie gras를 먹었습니다프랑스 고급요리에 해당하는 거위 간 요리는 크리스마스가 특별한 날인만큼 가족들과 함께 꼭 챙겨먹는 것 같았습니다저도 처음에는 먹기가 꺼려졌지만 정말 맛있다고 해서 먹어보았습니다생각보다 제 입맛엔 맞지 않았지만 식감이 부드러워서 빵이랑 같이 먹으면 나름 맛있게 느껴졌습니다그리고 훈제연어와 굴을 먹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물론 이날 엄청나게 많은 와인도 마셨습니다마지막으로 디저트로는 Bûche de Noël을 먹었습니다. Bûche de Noël은 크리스마스에만 먹는 나무장작모양 케이크입니다예전에 프랑스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부터 장작을 지펴서 새해까지 불이 꺼지지 않으면 불행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에 장작모양의 케이크를 먹는다고 했습니다크리스마스 기간에 제과점을 가면 장작모양의 케이크를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요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한번뿐인 크리스마스를 위해 다들 가족들을 위해 하나씩 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프랑스에서 보낸 연말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프랑스에서는 매년 12월 24일이나 12월 31일을 헤베이용(Reveillon)’이라고 해서 주변 친구들끼리 밤새도록 파티를 하는데 특히 새해(Nouvel an)가 알리는 자정이 되면 축포 소리가 나면서 여기저기서 Bonne année를 외치고 환호와 박수를 치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12월 31일 헤베이용에는 갈레뜨(Galette)를 먹기도 하는데 갈레뜨는 원래 1월 6일 주현절(l’ephiphanie)을 기념하면서 먹는 프랑스 전통 케이크입니다특히 갈레뜨 안에는 페브(Feve)라는 도자기 인형이 들어있는데 그 인형이 들어있는 갈레뜨 조각을 집은 사람이 왕이 되는 일종의 프랑스식 왕 게임을 즐깁니다갈레뜨는 노르망디 지방의 사과술인 시드르(Cidre)와 함께 먹기도 합니다갈레트 안에 아몬드 크림이 들어 있어서 정말 맛있어요저도 갈레뜨를 왕이 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제 갈레뜨 조각에는 인형이 없었어요그래서 친구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줘야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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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부쉬 드 노엘오른쪽은 갈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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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샹젤리제 거리오른쪽은 카운트다운을 외치는 모습

 

갈레뜨를 먹고 저는 12월 31일에 개선문에서 이루어지는 카운트다운을 보러가기 위해 서둘렀습니다이미 샹젤리제로 가는 지하철역은 모두 폐쇄되어서 돌아가야 했습니다참고로 12월 31일은 특별하게도 저녁에 모든 대중교통이 공짜였습니다지하철을 타고 가는 도중에 지하철이 고장이 나서 지하철 안에서 10분 이상 꼼짝을 못하고 갇혀있었습니다사람들은 이 분위기를 즐기는 듯 갑자기 지하철 안에서 노래를 부르며 Bonne année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답답한 지하철에서 빠져나와 늦기 전에 카운트다운을 보기 위해 샹젤리제 거리로 가기 보다는 튈를리 공원에서 멀리서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불꽃놀이를 봤습니다가까이서 보지 못한 것은 너무 아쉬웠지만 멀리서나마 올해에는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습니다한국에서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다함께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외치는 것처럼 프랑스도 똑같이 하는걸 보고 사람 사는 것은 다 똑같다는 것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습니다.

 

처음으로 외국에서 크리스마스도 보내고 연말도 보내니 정말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도 보고 싶은 그런 연말이었습니다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기도하며 이번 칼럼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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