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이아영

안녕하세요! 이번에 파리 7대학(Paris Diderot University)으로 교환학생을 가게 된 프랑스학과 14학번 이아영입니다.

저는 프랑스의 현지 상황을 잘 전달함과 동시에 정치, 사회, 문화, 예술적인 측면에서 프랑스를 잘 소개하고 한국의 것과 비교해볼 예정입니다.

제가 관심 가지고 있는 부분과 새롭게 알게 된 부분을 솔직하고 심도 있게 다뤄보는 리포트를 모두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Title 다섯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1-25 13:08 Read 418

본문

 

프랑스 사람들은 정말 걷는 것을 좋아할까?

 

안녕하세요!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이아영입니다. 시험기간과 여러 할 일이 겹쳐 칼럼 쓰는 것에 소홀했었는데요. 오늘은 이렇게 평소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을 가지고 칼럼을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이번 칼럼의 주제는 프랑스 사람들은 정말 걷는 것을 좋아할까?’입니다.

 

파리에서의 외출은 외국인의 입장으로서 늘 신선하고 새로웠습니다. 때로는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파리지앵처럼 그냥 발길이 닿는 대로 다녀보기도 했습니다. 길을 걷다 내가 머물고 싶은 장소가 있으면 그곳에 더 있어도 되고, 지나치고 싶은 곳은 지나치면서 그날의 기분과 느낌에 따라 즉석에서 어디로 갈지 정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파리 지하철 사이 간격은 매우 짧기 때문에 지하철을 이용하기 보다는 한두 정거장의 경우 사람들이 그냥 걷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더군다나 지하철을 타면 보통 한 정거장 가는데 1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걷는 게 건강에도 좋고 걸어도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인들에게 산책은 아주 중요한 삶의 일부분 중 하나입니다. 그들은 산책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산책을 함께 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즐깁니다. 친구들에게 보통 하루에 몇 분정도 걷느냐고 물어보자 대략 적어도 30분은 걷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렇지만 절대 이것은 많이 걷는 게 아니라면서 어디 놀러가거나 시간이 많은 주말의 경우 한 시간, 많은 경우에는 두 시간도 걷는다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 산책을 통해 일상의 단조로움을 떨쳐내고 새로운 기운을 얻는다고 대답해 주었는데 주말에 집에만 있기보다는 가볍게 산책함으로써 오히려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해주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느끼하고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지만 살이 찌지 않는 이유가 바로 걷는 것을 좋아하는 프랑스 사람들의 특징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파리에서 공원은 생활의 일부입니다. 학교에서 점심시간에 밥을 먹을 때 학생식당을 가지 않고서는 보통 학교 안에 위치한 작은 공원에 가거나 주변의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가서 밥을 먹곤 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공원이 친구를 만나거나 샌드위치 등을 먹으면서 점심식사와 간단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또한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곳이며 노인들에게는 한가롭게 독서를 즐기고 일광욕을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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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 조성된 공원에서 쉬거나, 친구들과 점심을 먹는 모습

 

파리에 와서 놀랐던 것 중 하나는 날씨가 좋으면 파리 사람들이 우르르 공원에 몰려가 햇빛을 쬐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다들 날씨가 좋으면 달려 나가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파리에 살다보니 그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파리의 날씨는 특히 겨울철에는 비가 자주 와서(자주가 아닌 매일!) 정말 해를 보기가 힘들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파리에 가면 해를 보기 힘들어서 우울해 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해주었을 때 정말 거짓말인줄 알았지만 실제로 일주일 내내 해를 본 것은 10시간도 채 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프랑스는 6개월을 주기로 날씨가 좋고 나쁨이 구분되는데 이는 서머타임이 실시되는 시기와 맞물려 매년 4월에서 9월까지는 날씨가 좋지만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는 날씨가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겨울철에 햇빛이 비치면 안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밖으로 나와 햇빛을 보면서 우울했던 기분을 바꿔보려고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파리의 크기는 서울의 1/6정도지만 파리 안의 녹지 비율은 도시 규모에 비해 상당합니다. 파리에서는 조금만 걸어가도 작은 공원이 나오고 파리 안에는 대규모 공원이 10여개 정도 있습니다. 하지만 파리지앵들은 항상 녹지가 부족하다고 불평하면서 녹지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최근에 서울에도 녹지나 공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시민들이 요구하는 수준에는 많이 미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공원 문화는 우리에게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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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룩셈부르크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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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은 햇볕을 보기위해 사람들이 몰려나온 튈르리 공원

 

파리의 공원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우리나라처럼 24시간 개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야간에 공원을 개방하게 되면 마약, 매춘, 절도 등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해가 지면 파리 내의 크고 작은 모든 공원들은 문을 닫습니다. 물론 해의 길이에 따라서 여름철에는 오후 10시까지 개방하지만 겨울철에는 오후 5시 정도면 문을 닫습니다. 최근에 파리에서는 일부 공원의 경우 24시간 개방을 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또한 묘지에서도 산책하기를 즐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묘지는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는 가지 않는 썩 기분 좋은 곳은 아닙니다. 하지만 파리에서 묘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사람들이 큰 거부감을 갖는 곳은 아닙니다. 오히려 일반 공원처럼 잘 정돈돼 있어서 산책하기에 적합한 공간입니다. 이들이 묘지를 찾는 이유는 정말로 자신의 가족들을 보러 왔거나 혹은 위인들, 유명 인사들이 묘지에 많이 묻혀 있기 때문입니다. 묘지를 돌아다니며 유명 인사들을 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파리에서 둘러볼 묘지는 크게 세 곳으로 페르 라셰즈(Pere Lachaise), 몽마르뜨, 몽파르나스 묘지가 있습니다. 저는 그 중에서도 파리에서 가장 큰 묘지인 페르 라셰즈 묘지를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파리 동쪽에 위치해서 라빌레트 공원과 함께 돌아보면 좋은 곳입니다. 특히 몰리에르, 오스카 와일드, 발자크, 짐 모리슨, 쇼팽, 들라크루아, 모딜리아니 등 많은 예술가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묘지가 워낙 넓은데다 너무 유명한 사람들이 많이 묻혀 있어서 지도를 가지고 다니면서 유명인의 무덤을 찾는 사람들을 많이 마주치곤 했습니다. 저는 거기서 산책을 하면서 오노레 드 발자크의 묘지를 우연히 발견하였습니다. 교환학생 오기 전 수업시간에 배웠던 발자크를 떠올리면서 직접 발자크의 무덤을 보게 될 줄 그때 수업시간에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페르 라셰즈 묘지는 아름다운 정원식 묘지로 유명한데 실제로 묘지들이 잘 정리되어 있고,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정원이 예쁘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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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페르 라셰즈 묘지에서 발견한 발자크의 무덤, 오른쪽은 잘 꾸며진 어느 동상 하나

 

이처럼 파리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걷는 것을 하나의 즐거움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걷는 것을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일상생활의 하나로 여기면서 걷기를 꾸준히 한다면 건강에도 좋고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명소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여러분도 오늘 한번 한 정거장 전에 내려서 걸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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