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안병현

1년간 파리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을 글로 남기고자 리포터를 지원했습니다. 해외 거주한 경험이 전혀 없으며 자취 경험도 여기서 처음인 저에게 모든 것이 생소한 만큼 보고 느낀 그대로 칼럼에 적겠습니다.

칼럼은 파리 지역 탐구, 프랑스 문화 체험, 유학생 꿀팁 이렇게 3가지 큰 방향을 가질 예정이며 교환학생을 준비 중인 모든 학우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Title 세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10-16 09:57 Read 443

본문

프랑스의 체육 문화와 한국 체육 문화 비교

 

 

평소에 수영을 좋아하던 저는 파리에 처음 도착해서 한 일이 수영장을 알아보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찾아보니 체육 시설 이용이 상당히 편리하게 되어있었습니다. 3달치 이용권을 끊으면 집 근처 수영장뿐만 아니라 파리 시내 곳곳에 위치한 35개의 수영장에 입장이 가능했으며, 26살까지는 파리에 살고 있다는 증명만 가능하면 3달에 22유로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혜택을 누리는 게 가능합니다. 서울에 웬만한 수영장 한 달 이용이 낮게 잡아도 5~6만원 사이인데, 파리에서는 반절 정도의 가격으로 3달을 파리 아무 곳에서 이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파리에 도착해서 상당히 놀라운 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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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다니면서 느낀 점은 수영장에 레슨보다 자유수영하는 비율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수영장을 가도 마찬가지였고, 한국에는 수영장에 여러 개의 레인 중에서 80%정도가 레슨 중이었다면, 프랑스에서는 수영장에 오히려 80%가 자유 수영 레인이었습니다. 거기다 강사가 직접 물에 들어가서 가르치는 경우도 상당히 적었습니다. 자주 다니던 수영장에 강사들이 물에 직접 들어가서 가르치는 모습을 본 적은 한 번도 본적이 없었고, 학교 수업 중에 수영 수업도 따로 듣는데, 수업 코치도 4번의 수업 중 물에 들어온 적은 딱 한 번, 그것도 2시간 수업 중에 30분 들어와서 짧게 알려주고 신나게 본인 수영을 즐기다 물 밖으로 나가셨습니다. 솔직히 이해가 가지 않은 게 사실이었습니다. 수영 선생님이 당연히 물 안에서 하루 종일 있어야 정상적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는 프랑스의 체육 수업에 대한 생각이 한국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안 이후 조금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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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체육 교육의 특징은 학교에서 최대한 다양한 종목을 접하고, 방과 후에 스포츠클럽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운동을 마음껏 즐기는 것입니다. 한국에서는 엘리트 체육 교육에 많은 비중을 두어 어떤 운동을 하고 싶으면 꽤 생각보다 진지하게 임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친숙해지도록, 익혀나가는 걸 목표로 두고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강습보다는 자유 수영 레인 비율이 많은 것처럼 수영을 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두는 듯한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실제로 프랑스 지방자치단체 전체 체육 재원을 살펴보면 68%가 시설 운영 관리비에 지출하고, 나머지는 시설 정비(18%), 지도자양성(9%), 스포츠 클럽 보조(5%) 등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체육 정책은 국민이 낸 세금이 엘리트 체육에 집중되어 일반 서민들에겐 큰 혜택이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자유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봐도 정해진 영법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여유롭게 수영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한국에서와 같이 초급, 중급, 상급 레인을 나누지도 않았고 그냥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레인을 두는 경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빠르게 수영을 하고 싶으면 사람이 적은 레인으로 옮기면 되고, 수영을 하면서 추월을 당했다고 굳이 다른 사람들에게 너무 느려서 민폐라는 생각도 하지 않는 듯 보였습니다. 실제 학교 수영 수업에서도 구조 수영 수업을 수강하고 있는데, 실제 수업에서 하는 건 따로 이론을 배운다거나 전문적인 구조 스킬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다양한 영법으로 그냥 왔다갔다하는 일입니다. 딱 한 번 어떻게 사람을 잡고 물 속에서 이동해야 하는지 알려준 적이 있었습니다. 관련 라이프가드 자격증이 있어 한국에서도 비슷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서는 익수자를 잡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어 정확하게 해야했었습니다. 하지만 프랑스 수업에서는 그냥 잡고 싶은 대로, 본인이 편한 방법으로 잡아도 전혀 코치가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탁구 수업을 듣는 친구 말을 들어봐도, 정확한 자세를 알려주거나 스킬을 알려주는 일은 수업에서 거의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고 자유롭게 그냥 탁구를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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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스포츠를 통한 성적에 큰 집착을 합니다. 옛날부터 스포츠를 통한 국위선양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지금도 양궁은 효자 종목이라는 말이 있듯이, 스포츠를 잘 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느꼈고 실제로 정책에 이러한 흐름이 이용되기도 했었습니다. 스포츠의 기본인 경쟁심, 쟁취감, 누군가를 이길 때 나오는 짜릿함 모두 스포츠의 매력이기 때문에 나쁘게 볼 필요는 없지만, 엘리트 체육에 너무 많은 집중이 가는 흐름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느꼈습니다. 한국에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으로 나누어 생각하는 반면, 유럽에서는 생활체육이라는 독립적 영역이 없었으며 용어를 구분하여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유럽 국가들에서는 선수들에게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일반 대중들이 쉽게 스포츠에 접근을 합니다. 한국에서는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 부족이 해마다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는 유럽 국가들처럼 재원을 시설 확대로 비중을 늘려 최대한 다양한 스포츠를 접해볼 수 있도록 행정을 바꾸어 본다면, 체육 활동 참여인구의 저변 확대를 가져온다면,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포츠는 보는 매력도 있지만, 직접 함으로써 생기는 즐거움도 정말 크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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