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안병현

1년간 파리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을 글로 남기고자 리포터를 지원했습니다. 해외 거주한 경험이 전혀 없으며 자취 경험도 여기서 처음인 저에게 모든 것이 생소한 만큼 보고 느낀 그대로 칼럼에 적겠습니다.

칼럼은 파리 지역 탐구, 프랑스 문화 체험, 유학생 꿀팁 이렇게 3가지 큰 방향을 가질 예정이며 교환학생을 준비 중인 모든 학우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Title 열일곱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2-01 00:58 Read 396

본문

 

프랑스 와인에 대해서

 

현재 파리의 한 한인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로 평일에 학교가 끝나고 조금씩 조금씩 일하고 있습니다. 서빙을 하면서 프랑스어로 의사소통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은데, 또 다른 어려움이 바로 와인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술이면 그냥 술이지, 굳이 종류가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와인은 종류도 너무 많고, 같은 이름인데 미세하게 다른 차이가 있어서 제 실수로 비싼 술을 혼동하여 제 값을 받지 못하고 그냥 파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와인에 대한 기본 상식과 함께 식당에서 판매 중인 와인에 대해서 조금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와인은 인간이 처음으로 마신 술로 알려져 있는데, 포도를 기반으로 생산이 됩니다. 포도 껍질 그 자체에 발효가 가능한 효소가 있어서, 그냥 두기만 해도 자연스레 술이 만들어져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포도 자체를 숙성시키는 와인이라 칼로리가 꽤 상당한데, 레드 와인 기준 한 병당 약 650칼로리 가까이 나갑니다. 또한 와인병의 모양을 보면, 여러 부분에 있어서 각자의 의미가 있는데 먼저 어깨부분부터 살펴보면 병목이 좁아지면서 와인을 따를 때 안에 있는 침전물이 같이 딸려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모양이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리고 하단 부분은 오목하게 모양이 되어있는데 이는 침전물이 아래로 잘 쌓이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와인병을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엄지를 넣는 역할을 합니다. 와인은 전통적으로 온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와인을 따를 때도 최대한 손이 닿는 면적을 줄이기 위해서 주로 밑부분을 잡아 와인을 따릅니다. 이게 정석이긴 하지만, 저는 그렇게 하면 손님에게 흐를 것 같아서 조금은 덜 전문가스럽게 두 손으로 따라드리고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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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전용 냉장고에 비치되어 있는 레드 와인들

 

왼쪽에서 세 번째가 Saint-Emillion Grand cru 



와인은 색깔별로 빨간색(vin rouge), 흰색(vin blanc), 분홍색(vin rosé)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레드 와인부터 살펴보자면, 포도를 껍질 채로 만들어 색깔이 진한 빨강색을 띄게 되며 포도 껍질에 들어있는 타닌(tannin) 성분이 고유의 떫은 맛을 내게 합니다. 그런데 이 타닌 성분도 레드 와인이 어디서 생산되는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져서 어떤 와인은 부드럽게 떫은 맛을 내기도 하고, 또 다른 와인은 강한 떫은 맛을 내기도 합니다. 프랑스인들이 고지방식을 주로 먹는데도 심장병 사망률이 낫다는 보고인 프렌치 페러독스에 의하면 이 타닌 성분이 천연항산화작용을 하여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가 알려져 있습니다. 화이트 와인은 청포도를 이용하거나 적포도의 속부분만 이용하여 발효시킨 와인입니다. 따라서 색깔이 투명한 빛을 띄며, 떫기보다는 순하고 상큼한 맛이 납니다. 타닌이 있는 레드 와인의 경우 마치 김치가 익으면 익을수록 숙성시킬수록 중후한 맛을 내는데, 화이트 와인은 이러한 타닌 성분이 적으므로 장기 보관이나 숙성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냉장보관을 하며 갈색으로 색이 변하면 맛도 많이 변하여 판매를 하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로제 와인은 색깔을 통해 제조방식을 추측해볼 수 있는데, 빨간색을 내게 하는 포도의 껍질 부분을 일정 기간 넣었다가 다시 빼서 핑크색으로 발효시키는 와인입니다. 하지만 이렇다고 해서 다 만들어진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섞는건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데, 예외적으로 Champagne 지방만 이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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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에 aoc이라고 쓰여있는 많은 와인들

 

 

 

한식당의 와인 전용 메뉴판을 살펴보면, 와인 명칭마다 aoc라고 쓰여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원산지 명칭의 통제)의 줄임말입니다. 옛날부터 프랑스는 와인 그 자체로도 품질이 좋았지만, 이 품질을 지키기 위한 행정적 뒷받침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원산지 명칭을 올바르게 하여 포도 품종, 재배 및 제조 방법, 면적 당 최대 수확량을 정하여 각자 지방의 고유 와인이 잘 생산될 수 있도록 법률에 의해 엄격히 통제되고 있습니다. 또한 메뉴판에 보면 앞서 소개한 제 실수가 바로 Saint-Emilion 와인인데, 같은 Saint-Emilion 와인도 그냥 와인인지, Grand cru가 붙여진 건지에 따라 다른데 후자가 더 높은 등급을 의미하므로 항상 판매 시 주의하고 있습니다. 같은 이름에 다른 등급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시간이 될 때마다 사장님과 함께 지방별 와인을 시음해보면서 최대한 손님들 입맛에 맞는 와인을 추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그 와인이 그 와인 같고 마트에서 파는 싼 와인과 뭐가 다른지 정확히 구분하기는 힘들지만, 알아간다는데에 의미를 두고 노력할 예정입니다. 이번 칼럼을 통해 개인적으로 식당에서 더 이상의 실수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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