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안병현

1년간 파리에서의 교환학생 생활을 글로 남기고자 리포터를 지원했습니다. 해외 거주한 경험이 전혀 없으며 자취 경험도 여기서 처음인 저에게 모든 것이 생소한 만큼 보고 느낀 그대로 칼럼에 적겠습니다.

칼럼은 파리 지역 탐구, 프랑스 문화 체험, 유학생 꿀팁 이렇게 3가지 큰 방향을 가질 예정이며 교환학생을 준비 중인 모든 학우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Title 열한번 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12-26 14:50 Read 604

본문

프랑스의 서비스 문화 대접받는다는 것의 의미

 

 

현재 파리 한인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인데, 처음에는 주방 보조로 일하면서 당근 자르고 양파 자르고 하다가 불어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사장님이 들으시고는 서빙도 하면서 경험을 쌓으라며 편의를 봐주셔서 주방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프랑스와 한국의 서비스업에 대해 몇 가지 차이점을 느끼게 되어서 이번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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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한 지 이제 3달 가까이 되어가는 한식당 신정맛있어요! :)

 

 

카페, 호텔 등 서비스업이라고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들에서 일한 경험이 많은데 그래도 매번 모르는 사람을 응대하는 일은 정말 까다로웠습니다. 특히 한국은 손님이 일반적으로 갑인 경우가 많아(물론 상하관계를 두지 않는 손님들도 많지만) 질문을 받았을 때 모를 수도 있는 점에 대해서 대놓고 무시를 준다거나 서비스와는 별개로 나라는 인격에 상처를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고객을 응대하는 일은 항상 어려웠는데 이러한 이유로 손님이랑 얘기할 가능성이 가장 많은 카운터는 가장 경력자가 맡는 경우가 많았고 제가 카운터에 설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 가게 흐름이라던지 매장 파악에 능숙하다는 점이었으므로 처음 그런 자리에 있을 때 혼자 내심 스스로 뿌듯해하고는 했습니다.

 

프랑스 한인 식당 서빙으로 일하면서 표면적으로 가장 처음으로 느낀 낯선 점은 손님이 몇 명이건, 한 명씩 눈을 마주치면서 인사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형식적인 인사와는 다르게, 제가 손님 앞까지 마중을 나가고 몇 명이건 간에 한 명씩 인사를 나누는 것이었는데 물론 이 점은 한국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이후에 또 하나 특이하게 느낀 점은 제가 자리를 지정해주어야 손님들이 앉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말은 즉 제가 지정해주지 않으면 굳이 자기들 마음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본인들 편한 자리에 무턱대고 앉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식당에 들어가면 직원이나 사장이 편하신 자리에 앉으라고 하지 굳이 어디 앉으세요 라고 콕 집어서 추천해주지는 않는데 이러한 점이 색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이러한 문화의 배경에는 프랑스인과 한국인의 식당에서의 마음가짐에서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사람은 식당에 들어가면 손님으로써 그에 맞는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으러 왔다고 생각하므로 자연스럽게 직원과 수직적인 관계가 형성이 됩니다. 이렇듯 한국 사람은 어떤 권한을 누리기 위해 식당에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반면, 프랑스인들은 식당에 들어가는 것이 다른 집에 손님으로써 들어간다고 생각을 하므로 직원과 수평적인 관계가 형성이 됩니다. 식당이 아닌, 남의 집으로 생각하면서 자기가 몇 명이랑 왔는데 어디를 앉아야 할지 집주인(가게 직원)에게 물어보고 앉는 것이 이러한 마음가짐에서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직원 입장에서 손님이 자기를 오히려 손님이라 생각하는 점, , 손님이 자기 스스로 남의 집을 들어온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점이 프랑스와 한국의 서비스 문화 차이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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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안 모습

 

이로 인해 파생되는 색다를 현상들이 많습니다. 절대로 자기들이 메뉴를 정했다며 크게 직원을 부르는 일이 없습니다. 그냥 메뉴판을 닫고 기다립니다. 그러면 직원은 메뉴판을 닫은 것을 신호로 보고 가서 주문을 받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모습 역시 주문을 한다고 이모~ 사장님~ 하고 부르는 한국의 모습과는 정반대인데, 남의 집 손님으로 왔기에 절대로 집주인을 마음대로 오라가라 부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굳이 많이 먹었으니 뭐 더 주세요 라던지 공짜로 뭐 하나 더 주세요 라던지 이런 문화가 프랑스에는 없습니다. 이러한 마인드는 내가 이정도로 많이 팔아줬으면 뭐 서비스로 더 줘야하지 않나?” 라는 권한을 누리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생각이므로 한국에서는 가끔 존재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없습니다. 집주인(가게 사장)이 그런건 주고 싶을 때 주는거지 역으로 가게를 찾아온 손님이 요구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팁 문화 생성의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반찬을 더 달라고 하던지, 물을 더 달라고 하던지 등 딱히 먼저 자신의 요구사항을 적극적으로 직원에게 말하는 경우가 적습니다. 따라서 직원이 그들의 식사 상황을 보면서 물이나 반찬 더 필요한 게 없는지 물어보거나 친숙하지 않은 한식에 대해 이거는 어떤 재료를 썼고 어떻게 만들었는지, 음식과 관련된 문화에 대해서 물어봤을 때 설명을 잘 해준다면 이에 대한 보답으로 팁을 놓고 갑니다. 한국에서는 이러한 서비스 모두가 자신이 내는 음식 값에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므로 굳이 팁에 대한 개념이 없지만, 프랑스에서는 음식은 음식일 뿐, 남의 집 손님으로 들어온 가게에서 직원(집 주인)의 이러한 서비스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프랑스에서 직원과 손님은 상당히 수평적인 관계인데, 단적인 예로 만약에 가게에 손님이 들어왔을 때 손님이 아무 말도 없이 마음대로 자기들 편한 자리에 앉았다면, 그 가게 직원들은 상당히 그 점을 무례하게 여기고 그 손님의 주문을 받으러 가지 않습니다. 제가 일하는 곳이 한식당인 만큼 한국인 손님도 있고 프랑스인 손님도 있는데, 사장님은 한국 손님을 사실상 더 어려워합니다. 특히 중년의 아저씨들이 술이라도 한잔 씩 기울인다면 아저씨들이 한국에서 하던 버릇대로 상하관계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그럴 때 힘들어하시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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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는 한국의 갑질 문화

 

한국에는 종종 서비스에 있어서 나타나는 심한 갑질문화가 뉴스에 소개되고는 합니다. 손님에게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되는 건 맞지만, 굳이 상하관계에 둘러싸여 과도한 인격적 모욕을 느낄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은 삼가야 하는 게 당연합니다. 돈을 지불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그 사람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한국도 이러한 서비스 문화에 있어 디테일한 점에 손님과 직원 모두가 수평적인 관계라는 점을 알고 성숙한 자세로 서비스를 즐기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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