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아홉번 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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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12-26 14:38 | Read | 6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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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을 잘 쓰지 않는 프랑스인들
항상 학교에 가기 전 아침에 확인하는 게 있는데 바로 일기예보입니다. 대략적으로 온도와 비가 올지 안 올지만 파악하고 빠르게 집을 나가는데, 이렇게 확인을 하고도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비가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를 맞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싫어해서 비가 오는 날 우산이 없으면 한국에 있을 때는 보통 급하게 사서라도 우산을 쓰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다고 느낀 점이 비가 정말 많이 오는데도, 우산을 잘 쓰지 않는 프랑스인들이 많아서 이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았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프랑스 날씨의 특성이었습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일기예보를 보고 나가도 비가 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 말고도 사실상 비의 종류가 한국과 프랑스는 조금 다릅니다. 한국은 비가 한 번 오면 소나기건 아니건 대부분 장대비여서 조금만 맞아도 많이 젖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지금까지 맞아본 비 중에 장대비인 경우가 사실 별로 없었습니다. 미스트를 뿌리는 듯한 부슬부슬한 안개비인 경우가 대다수이고 우산을 써도 뭔가 우산을 쓴 것 같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바람도 꽤 불어서 우산이 뒤집히기도 쉽고 이러한 점들로 인해 우산을 쓰는 것에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이유를 들 수 있는 점으로 우산의 가격입니다. 한국에서는 편의점에서 대충 아무거나 투명우산 사도 3000원에서 4000원이고 한 8000원 정도 주면 더 크고 튼튼한 투명우산을 살 수가 있습니다. 또한 비가 오기 시작하면 지하철 역 출입구에서 어떻게 알고 오셨는지 우산 파시는 분들이 정말 저렴한 가격에 우산을 팔아 딱히 우산을 사는 돈을 아끼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장우산을 좋아해서 하나 장만해볼까 했는데, 여러 가게에서 장우산보다는 가방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우산들뿐이었습니다. 작으니 좀 싸겠지 했는데 약 20유로(약 한화 25,000원) 정도 가격이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옷가게(무인양품)에서 본 우산이어서 대형 마트가 아니라 조금 비싸구나 생각하고 우리나라 롯데마트랑 비슷한 모노프리에 가봤지만 우산 가격은 비슷해서 조금 충격이었습니다. 비싸기까지 한게 심지어 내구성도 그렇게 훌륭하지는 않았습니다. 20유로나 주고 산 우산이 5분 뒤, 바람 한 방에 훅 넘어가서 마음이 많이 아팠던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가격적인 부분이 프랑스인들의 우산 구매 욕구를 잠재워주는 듯 보였습니다.
우산이 너무 비싸서 프랑스인들이 우산을 사지 않는 것인지, 우산을 쓰지 않는 문화가 지배적이라 찾는 사람도 없어서 우산의 가격이 높아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우산이 잘 쓰이지 않는다는 점은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우산을 대신해 모자가 달린 옷을 많이 입는데, 저는 후드를 그냥 패션으로만 생각했지만 제 프랑스 친구는 옷을 살 때 정말 예쁜 옷이었는데 모자가 달려 있지 않아 살지 말지 고민을 하는 모습에 후드를 정말 실용적으로 생각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프랑스에서 어릴 때부터 거주한 알바 사장님 따님은 한국에 갔을 때 갑자기 소나기가 온 적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어디서 그렇게 우산을 가지고 있었는지 비가 오자마자 동시에 너도나도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자연스럽게 쓰고 가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한국의 비닐 우산을 여기서 8.99유로 정도로 팔아도 꽤 남는 장사이지 않을까 행복한 상상을 잠깐 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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