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금정빈

안녕하세요! 한국외대 인도학과에 재학 중인 금정빈입니다. 17년 2학기에 인도 델리대학교로 교환학생을 오게 됐는데요! 
Global-K 리포터로서 저의 목표는 한국에서 문헌으로 다소 실감하기 어려웠던 인도 ‘문화’를 중심으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이 있듯 5개월간 머무르며 인도, 인도인의 삶을 직접 관찰해 전해드리겠습니다. :) ​
Title 아홉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12-11 11:21 Read 1,691

본문

인도인들에게 가장 신성한 장소는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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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에서는 인도인들에게 가장 신성한 장소로 여겨지는 바라나시에 위치한 갠지스 강(Ganga,강가)에 대해 적고자 한다. 바라나시는 우타르프라데시(Uttarpuradesh)주에 위치한 도시로 인도 북부 갠지스 강의 중류에 위치한다. 갠지스 강은 인도 북부를 동쪽과 서쪽으로 가로지르는 강으로 바라나시 외 알라하바드, 파트나와 같은 여러 도시를 거쳐 인도양으로 흘러간다. 갠지스 강이 많은 도시를 거쳐 흐르고 있음에도 바라나시, 한 도시만을 제일 신성시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라나시, 신성하게 여겨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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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인들에게 갠지스 강은 위대한 어머니로 표현된다. 인도 인구 중 힌두교 신자는 전체 인구의 80퍼센트(2011년 기준)를 차지한다. 인도 인구 대부분이 믿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 힌두교는 강의 신을 어머니라 칭하며 숭배한다. 이 강의 신은 인도 북부에 위치한 히말라야의 강곳뜨리(Gangotri)’라는 곳에서 내려와 바라나시, 비하르를 거쳐 바다의 강물이 되는데 시바 신과 강의 신이 만나는 장소가 바라나시이기 때문에 성스러운 곳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강을 따라 나열되어 있는 총 80개의 가트(강으로 내려가기 위한 계단을 뜻함) 중 메인 가트인 다샤스와메드(Dashashwamedh Ghat) 가트의 양쪽 기둥에는 왼쪽에는 시바 신, 오른쪽 기둥에는 강의 신 그림이 크게 그려져 있다.

또한 바라나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과거 2000년 동안 학문과 문명의 중심지였다. 힌두교도 뿐만 아니라 불교와 자이나교도에게도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은 중요한 성지로 꼽힌다. 따라서 수백만 인도인들의 영혼 세계를 이어주는 중요한 고리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갠지스 강 주변, 200미터 근처에서는 새 건물을 짓는 것이 불법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건물이 리모델링만 허용되며 술, 고기의 판매 또한 금지된다. 고기를 다른 곳에서 구매해 요리를 할 수 있지만 판매는 불가하다.

 

신성한 장소에서는 무엇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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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나시의 갠지스 강을 떠올리면 강 한쪽에서는 장례식을 치루고 있고, 다른 쪽에서는 목욕을 하고 있고 또 옆에서는 강물을 마시는 모습을 떠올린다. 단연코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 처음 이 얘기를 듣는 사람이라면 미개한 인도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힌두교도들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보고 이것 또한 하나의 문화로 생각해보자!

 

- 죽은 사람을 위한 장례식

대부분의 힌두교도들은 자신이 죽고 자신의 육신이 바라나시 화장터에서 화장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힌두교의 교리를 알 필요가 있다. 힌두교의 교리는 인간의 윤회로 끊임없이 태어나고 죽고를 반복하며 한 사람의 인생을 살면서 쌓은 업에 의해 다음 생애가 결정된다고 믿는다. 하지만 바라나시 화장터에서 화장을 하면 이 윤회의 과정이 끝나고 인간의 삶에서 벗어나 우주의 진리에 도달한다고 믿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힌두교인들이 자신의 육신이 바라나시 화장터에서 화장되기를 원한다. , 조건이 존재하는데 시신의 숨이 끊어지고 24시간 안에 시신이 화장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24시간이 지나면 시체에서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시신의 영혼이 인간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할 뿐 더러 시신의 가족들에게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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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인도는 한국의 32배나 큰 영토를 가진 나라로 24시간 내로 화장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라나시의 화장터에서 화장되기를 원하는 사람을 위해 바라나시 화장터 근처에는 죽음을 기다리는 집또한 존재한다. 바라나시 화장터에 화장되기 위해 자신이 죽을 날까지 그 집에서 가족과 함께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는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것으로 과거 인도 각 지역의 왕들 또한 바라나시의 화장터에 화장되기를 원했다. 왕들의 경우 돈이 많았기 때문에 죽음의 집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닌, 자신이 죽을 때까지 거주하기 위한 집을 만들었다. 현재 가트를 따라 늘어선 대부분의 건물들이 이런 이유로 생겨났고 현재 박물관과 같은 관광지 또는 바라나시에서 화장하기 위해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부자의 집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러한 24시간 법칙 때문에 장례를 다른 곳에서 치르고 유골의 재만 가져와 갠지스 강에 뿌리기도 한다.

 

- 살아 있는 사람을 위한 아르띠 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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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갠지스 강에는 죽은 사람을 위한 화장터도 있지만 산 사람을 위한 의식도 많이 거행된다. 매일 저녁 6시 메인가트인 다샤스와메드가트(Dashashwamedh Ghat)에서 아르띠 뿌자가 열린다. 뿌자(Puja)란 기도 또는 제사를 뜻하며, 아르띠 뿌자는 시바 신에게 바치는 의식이다. 시바신은 힌두교의 여러 신들 가운데 가장 높은 신 중 하나로 힌두교도들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의식으로 여겨진다. 이 의식을 거행하는 승려들은 카스트 제도에서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에 속하는 승려들이다. 의식의 시작은 소라고둥과 같은 나팔을 불며 신을 부르며 의식이 시작한다.

 

장례 절차(남자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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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는 종교가 삶에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식, 장례식과 같은 의례에서도 종교와 밀접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바라나시 화장터에서 진행되는 장례식 절차에 대해 알아보자!

장례 절차를 남자 기준으로 적는 이유는 대부분의 장례 절차가 남자에 의해 행해지고 아직까지 인도에서는 남자의 영향력을 크게 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자신 시신의 재가 남자의 손에 의해 뿌려지길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을 선호하는 이유도 있다.

 

- 고인이 눈을 감으면

인도에서는 사람이 죽고 장례식을 행하지 않으면 귀신으로 살게 된다고 믿기 때문에 즉시 장례를 치룬다. 대부분 가족이 장례를 치루며 고인이 남자일 경우 흰 천, 여자일 경우 붉은 천으로 싼 후 들 것에 실어 화장터까지 이동한다. 장례에서 모든 결정과 중요한 행위는 남자가 맡게 된다. 화장터까지 이동하는 동안 시신 뒤로 가족, 지인들의 긴 행렬이 이어지며 화장터에 도착할 때까지 이 행렬은 계속 람람 싸뜨야!’라고 큰소리로 힘껏 외친다. 이는 화장터까지 가는 길 도중 시신 속에 귀신이 들어오지 못하게끔 귀신을 쫓기 위함이다.

 

-화장터에 도착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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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나시 화장터에 도착하게 되면 갠지스 강물에 시신을 2-3번 담군다. 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성수인 강물로 씻겨지는 정화의식이다. 이후 가족들이 화장을 위해 장작과 신성한 불을 구매해야한다. 신성한 불은 화장터 근처에서 판매하며 2000년간 한번도 꺼지지 않은 불로 돈을 주고 구매해야하며 이 불을 구매하지 못하면 화장을 할 수 없다.


- 화장

화장 준비가 끝나면 시신의 가족 중 남자가 하얀색 옷을 입고 시신이 올려진 장작 주위로 불을 들고 땅, 하늘, , , 바람이라는 의미로 5번 돈다. 그 후 신성한 불을 붙여 화장을 시작한다. 나무의 많고 적음은 상관없으며 대부분의 시신이 3시간 30분 만에 화장되어 진다. 이후 유골을 흙으로 만든 항아리에 넣어 강으로 가서 강 쪽을 보는 것이 아닌 강을 등지고 서서 항아리를 깨트린다. 흙으로 만든 항아리를 뒤로 던진 뒤 그 자리에서 뒤 돌아보지 않고 가족들과 함께 바로 집에 가야한다. 뒤를 돌아보는 순간 영혼이 나에게 붙는다고 생각하며 저는 좋은 나무와 불을 사서 화장 다 치뤘으니까 나 따라오지 마세요!’라는 의미로 바로 바라나시를 떠난다.


- 화장의식이 끝난 후

가족 중 누군가가 죽지 않는 한, 다시는 바라나시에 방문하지 않는다. 집에 도착해 14일 동안 일을 하지 않아야 하며 집에 있어야 한다. 14일 이후 돌아가신 분을 위해 음식을 가족들과 함께 하고 가족 다 같이 밥을 먹고 일상생활에 복귀한다. 가족 중 누군가 죽지 않는 한 바라나시에 방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인 이유로 바라나시에 방문한 사람들 중 50퍼센트는 장례를 위해 방문한 인도인, 나머지는 여행하러 온 사람들이라 한다.

필자는 201711월 중순, 바라나시에 방문했다. 인도에 오게 된다면 제일 첫 번째로 가고 싶었던 곳이 바라나시였는데 기대한 만큼 가치 있는 방문이었다. 혹시 독자 중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인도와 인도인들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면 바라나시만큼은 꼭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한국인 모두에게 신성한 곳이 있을까?

 

출처

사진1 Featured-Image-Morning-at-The-Ganga-Varanasi, ‘어떻게 바라나시에서 3일을 보낼까?’, 클리어트립

https://www.cleartrip.com/stories/how-to-spend-3-days-in-banares/

 

그림 3 ‘인도 바라나시의 거미줄 골목길원숭이 오줌 피하려다 소똥 밟다’, 구완회, 시티라이프, 뉴스줌

 

그림 4 ‘바라나시 갠지스 강의 일출’, pinkmelody, 2013,

http://violetotlia.tistory.com/entry

 

그림 5 ‘aarti puja at Varanasi, India 2013’, Arian Zwegers, WIKIMEDAICOMMONS

 

그림 6 ‘갠지스강 화장터,바라나시 시장,라가까페’, ‘박애련님의 홈피다음 블로그

http://blog.daum.net/be8966/18159357

 

그림 7 ‘인도 바라나시에서 받은 문화적 충격’, 탄타로스 , 지구별 누비기,

http://violetotlia.tistory.com/entry/%EB%B0%94%EB%9D%BC%EB%82%98%EC%8B%9C-%EA%B0%A0%EC%A7%80%EC%8A%A4-%EA%B0%95%EC%9D%98-%EC%9D%BC%EC%B6%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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