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여덟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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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11-03 10:57 | Read | 7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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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와 파키스탄의 대결, 와가보더 - 인도 국기 하강식을 보다
델리에서 북서쪽, 400km정도 떨어진 곳에 ‘암리차르’라는 도시가 있다. 이 도시는 파키스탄라호르 지역에서도 동쪽으로 32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파키스탄과 국경이 맞닿아 있다. 따라서 이곳에 방문하게 된다면 ‘와가 보더(wagha border)’라 불리는 인도 국기 하강식을 꼭 봐야하는 지역으로 유명하다. 그렇기에 필자 또한 인도와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국기 하강식을 관람하기 위해 암리차르에 방문했다.
‘암리차르’는 어떤 도시일까?
우선, ‘암리차르’라는 도시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델리에서 버스로 7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이지만 델리와는 또 다른 인상을 준다. 대표적으로 델리에서 사용하는 힌디어와는 다른 뻔자비어(punjabi)를 사용한다는 점이 있다. 언뜻 보면 힌디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문자가 약간 다르게 생겼음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도시 인구의 상당수가 시크교도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종교가 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인도에서 힌두교가 아닌 도시 시민들의 상당수가 시크교인 것은 아주 놀라울만한 일이다. 이런 까닭에 암리차르에 있는 동안은 힌두교도가 많은 다른 도시들 보다 길거리에서 암소를 적게 보았으며 힌두 사원도 적었다. 또한 시크교도들의 정직한 성품 또한 발견 할 수 있었다.
그림4. 시크교의 황금사원(Golden Temple)
델리에서는 힌두사원을 동네마다 쉽게 발견할 수 있었던 것에 반해 암리차르에서는 힌두교의 영향이 적은 까닭에 위 사진과 같이 힌두 사원(우측)은 작고 조용했다. 그렇다면 암리차르에서는 어떠한 사원이 유명할까? 바로 시크교도들의 황금사원(gold temple, 좌측)이 있다. 이는 인도를 대표하는 3개의 사원에 포함되어 있을 만큼 아주 유명하다.
두근두근 와가보더(wagha border), 와가보더에 대해 알아보자!
‘와가(Wagha)’는 인도와 파키스탄을 구분하는 경계선이 있는 마을로 국경으로부터 서쪽으로 600m 떨어져 있다. 이 지역은 국경을 가까이 하고 있기 때문에 와가보더(wagah border)라고 불리며 이곳에서는 국기 게양식과 하강식이 유명하다. 이는 파키스탄이 인도로부터 독립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48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국기 게양식과 하강식이 같이 거행된다. 이 퍼포먼스는 마치 스포츠 경기처럼 진행되는데 화려하게 차려 입은 두 나라의 군인들이 자국 국기의 게양대까지 행진한 후 국기를 내린다.
와가 보더(wagah border) 관람 장소에 입장 가능 시각은 3시 30분부터이다. 그전까지는 일렬로 길게 줄을 서 있어야 하며 소지품, 몸 검사를 한 뒤 입장이 가능하다. 와가 보더의 퍼포먼스를 기다리다보면 인도 국기의 색을 딴 캡모자, 인도 국기를 판매, 인도 국기 페이스 페인팅 등 한국의 월드컵 때와 같이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물건들을 판다. 또한 정식적인 식이 진행되기 전까지 인도, 파키스탄의 각 영토에서 제 각기만의 노래와 구호가 울려 퍼진다. 인도 쪽에서는 ‘인도여 영원하라(Hindustan Zindabad)’, 파키스탄 쪽에서는 ‘불멸의 파키스탄(jay pakistan)’이라고 고래고래 소리친다.
인도, 파키스탄 두 나라 모두 같은 동작임에도 워낙 과장돼 있어 우스꽝스러울 정도지만 국기를 동시에 내리는 모습에서는 그 순간만큼은 인도와 파키스탄은 하나였음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한국의 남한과 북한의 관계만큼이나 긴장 관계에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관계, 그럼에도 매일 오후 4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국기 하강식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매일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평일, 주말 관계없이 엄청난 관광객들이 몰린다. 외국인도 많지만 인도인들의 수가 훨씬 많았다.
사실 와가보더를 관람하는 것보다 와가보더를 관람하고 있는 인도인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 외국인인 필자에게는 더욱 진귀한 경험이었다. 또한 행사에 앞서 인도인들이 웃고 떠들며 무대에 나와 춤을 추는데 얼마나 신나게 추는지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즐거워졌으며 이곳이 최대 적국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지역이라는 것도 잊고 말았다. 이곳에서 파키스탄 쪽보다 조금이라도 더 환호와 함성을 내려는 인도인들의 모습을 통해 인도인들의 애국심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모습이 조금은 한국과 북한의 모습을 닮아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오묘했다.
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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