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김헤빈

안녕하세요! 브라질에서 더 자유롭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학생입니다. '브라질 디저트 레시피 소개'부터, '브라질의 사회 이슈'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가지고, 제 나름의 주관이 담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Title 첫번째 칼럼 - 2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8-30 13:23 Read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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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주장이 강한 브라질인과 대화하다보면, 때때로 고집이나 허풍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브라질인과 협상이나 토론을 할 때는 내 논리를 가지고 자신감있게 설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런 수평적인 문화는 다음과 같이 대화가시작하는 패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내가 말하고 싶은주제가 있다면, 옆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지 일단 말을 걸고(면식과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주제로 계속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나간다. 그래서 이곳에서 버스를 타면, 처음 본 옆자리 사람과도 자연스럽게수다를 떠는 그들의 모습에서, ‘격식과 허물이 없는브라질인의 국민성을 쉽게 느껴볼 수 있다.

그런 현지문화에 나 역시 동화되어 살아가며 좋았던 건, 나이차이는인간관계에서 넘어서야 할 장벽이 아님을 깨달았던 순간이었다. “나이 차가 많은 사람과는 친해지기 어려울거야...”라는 오랜 편견에서 멀어진 순간, ‘일단 내가 먼저 마음을 연다면, 모든 이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기분좋은 확신이 들었다.

 

(한국은 첫 만남에서부터 나이를 밝혀 위 아래를 분명히 해두는 게 관례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확실히 브라질보다 강한 위계질서문화가 반영됐다는걸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친구들의 삶을 옆에서 가까이 지켜보며, ‘나이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역시 멀어질 수 있었다.

 

숙소 도착 처음 , 평생 부모님께 의존해 살아온 나는, 의식주에 관한 기본 상식이 많이 부족했다. 그런 내게 요리하는 법, 세탁기 돌리는 법, 화장실 청소하는 법 등등.. (사소해 보이지만 독립적인 삶에 꼭 알아야 하는 일이다. 학교에서는 왜 이런 것부터 가르쳐주지 않을까?)을 차근차근 가르쳐주던 열 여덟살 친구가 있었는데, 벌써 스스로 삶을 책임질 준비가 된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이는 어리지만 나보다 더언니같다고생각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스물 여섯의 나이에 취업준비는 고사하고, 매일 밤을 파티로 보내며, 사소한 이성문제로 전전긍긍하는철없는 언니의 모습을 보며, 혹은,아픈 친동생을 위해 열심히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는 동갑내기 친구의 모습 등에서 느낀 삶의 다양성을 통해,

 


나이는 삶의 성숙도의 기준이 아니며, “인생은 각자가 정한 방향과 속도대로 살 때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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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해 곧 숙소를 떠나는 친구들을 기념하기 위해 헤푸블리카에서 열린 마지막 파티.. 유난히 그들이 보고 싶은 밤이다..)

 

+여담으로 포어표현 중에 참 재밌는 감탄사가하나 있다. 상대방의 말을 잘 못 알아 듣거나, 알아듣고도 반어법으로 쓸 수 있는 표현으로, 한국어로는뭐라고()?”쯤으로 해석될 수 있다. “Oi?” “humm?” “Pode falar mais uma vez?”등등.. 다양한 표현 중, 나의 페이버릿은 역시, “Hmm?”이다.

왜냐면“hmm?” [Umm?(포어는h가 묵음이다)]이라고 물을 때, 꼭 한국어의?”과 그 소리가 비슷해서, 연장자에게 쓸 수 있는공식적인(?) 반말같은 느낌을 주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Ex. 지나가는 할아버지가 시간을 묻는다..

할아버지: E ai, será que cê tem horas?

(거기 자네, 혹시 시계 있나?)

:Hmm?Nãoentendi.

(?,?, 뭐라고요?)

할아버지: Você sabe que horas são agora?

(혹시 지금이 몇신 지 아는가?)

: Ah sim. Agora é......

(아 네. 지금은....시 예요.)

 

사실 글로는 잘 전해지지 않지만, 직접 연장자에게“hmm?[?]”이라며 물을 때마다, 통쾌함과동시에 밀려오는 죄책감으로 기분이 묘해지곤 한다. 그래서 피식하고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려 애쓴 적도 많다.

한편, ‘이런 종류의 반복적인 언어습관이 무의식에 영향을 주어, ‘상대와 나를 수평적인 관계로 보는 시각이 길러진 게아니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2외국어학습자는 해당 언어로부터 심리적인 영향을 받아 결국 가치관, 성격 등이 변화할 수 있다는 게 현재 나의 가설인데, 이런 언어심리학적 호기심은 앞으로 더 많은 탐구를 통해 해결해 보고싶다.

 

 

그럼 이상으로 1편의 칼럼을 마무리하겠다..

다음 글에서는포어와 한국어의 말투차이에 관한 주제를 다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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