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일곱 번째 칼럼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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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02-01 01:30 | Read | 489 |
본문
(1편에서 이어집니다)
브라질 전역에서 혹은 여타 남미국가에서 온 사람들은 각기다른 방언을 구사하고 있었고 모든 이가 각자 서로의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유쾌한 밤을 보냈었다.
셋째 날: Grutas com Pai inácio
셋째 날 아침 일어나 보니 게스트하우스 주인할머니께서 브라질 북동부에만 나는 과일이라며 mangaba주스를 직접 갈아주셨다. 항산화, 항염증, 항알러지 성분 등을 포함하고 있어 약용으로도 자주 쓰인다고 한다. 주스로 먹어본 맛은 달콤 쌉쌀한 맛이었는데 약간 알코올향 내지는 생강향과 비슷한 맛이 나는 것도 같았다.
Gruta da Lapa Doce의 입구에서.
위 동굴은 380km규모로 브라질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회동굴 중 하나로 꼽힌다.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동굴내부에 관광객이 다니는 길을 따로 포장하지 않았다. 손전등 불빛하나에 의지하여 울퉁불퉁한 바윗길을 다니는게 만만하지 않았으나, 동굴 내부에서 손전등을 이리저리 비춰가며 종유석의 생김새를 확인하며 저마다 가지고 있는 이름과 비교해보는 게 재밌었고 엉겁의 세월이 빚어낸 작품이라는 생각에 감탄을 마지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동굴 관람 도중 모든 이가 일제히 소등하고 5분동안 침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순간 귀에서 이명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무한의 암흑속에 혼자 남겨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자연의 덧없음, 무한함을 느껴보기 충분했고 당일 일정 중 가장 인상깊은 경험으로 남았다.
해파리 모양의 석순
천사의 모양과 흡사한 종유석
당일 마지막 일정은 Pai inacio산에서 일몰보기였다. Pai inacio 정상은 해발 1120m로 샤파다 지아만치나 공원에서 가장 멋진 전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산등성이에 정차를 하고 20분쯤 걸어올라갔을까, 점점 시원한 공기와 바람이 얼굴에 닿는게 느껴졌고 그렇게 땀을 식히기도 잠시 우리는 어느새 정상에 도착해있었다.
Pai inacio의 정상에서 마주한 석양은 브라질 여행의 막바지를 향하는 우리에게, 또 지난 1년간의 브라질 생활을 무사히 마친 나에게 수고 많았고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 거라며 속삭이는 듯 했다. 그렇게 Pai inacio의 태양은 서서히 빨리 산정상 아래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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