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김헤빈

안녕하세요! 브라질에서 더 자유롭고,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학생입니다. '브라질 디저트 레시피 소개'부터, '브라질의 사회 이슈'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주제를 가지고, 제 나름의 주관이 담긴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Title 다섯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11-27 11:46 Read 424

본문

브라질에서 미국인을미국인이라고 불러도 될까?

 

1.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사람들은미국()’이라는 표현에 예민하다.

과연미국미국이라 부르고, ‘미국인미국인이라고 불러도 괜찮은걸까? 이 무슨 엉뚱한 질문인가 싶겠지만 나 또한 브라질에 오기 전까지 미처 생각해보지 못한 주제다. 내 친구들을 포함, 적지 않은 수의 브라질인은 대화 중미국인 ‘americano(american)’이라고 부를 때마다 다소 불쾌한 기색을 보이며그럼 브라질인은 americano가 아닌 거냐 ‘americano’라는 표현 대신 ‘estadunidense(United Staters)’라며 바로 잡아준다. 사실 무엇이 올바른 명칭인가에 대해서는 브라질 내에서도 분분히 의견갈등을 빚고 있으며 쉽게 판단하기 힘든 문제이기 때문에 다음에서 ‘americano’ 혹은 ‘estadunidense’를 주장하는 각각의 입장을 이해해보기로하자.

2.     미합중국()=United Staters’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는 근거.

미국인은 미국대륙에 사는 사람이며, “북미인은 북미대륙에 사는 사람이다. 따라서 사실미합중국인보다 더 정확히미합중국에서 사는 사람을 지칭하는 표현은 없다. 이러한 까닭으로미합중국인인이 자신을미국인으로 지칭하는 것은 제국주의적이며, 자민족주의적인 성향을 내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남미대륙에 위치한 수 많은 국가들 가운데 미합중국 혼자미국이라는 표현의 독점적 사용을 통해 스스로가 미대륙에서 가장 중요한 민족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란다.

3.     미국()’이라고 불러도 괜찮은 근거.

 통상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명칭은미국이다. 또 포르투갈어 언어적으로도 미국인을 지칭하는데 “americano”이라는 표현이 쓰인 오랜 전통이 있다. 이를 지금에와서 바꾸어 부른다면 적지않은 비용과 불편함을 초래할 것이다.

한편미국이라는 표현이 대륙의 명칭이기 때문에 잘못됐다.’는 반대 입장의 이유는 참 순진하다. 그들이 주장하는 대안명칭으로는합중국인이 있지만 현재브라질 연방 공화국역시 한때브라질 합중국이었던 때를 돌이켜보면, 당시에도 브라질인은합중국인이 아닌, ‘브라질인이라 불렸다는 걸 주목해 볼 수 있다.

그 이유는합중국이라는 명칭이 단지 국가정치구조를 일컫는 용어일 뿐이며 국가명으로서의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 미국인을합중국인이라 칭해야한다면 브라질인을연방공화국인이라 부르거나 영국인을연합왕국인이라 부르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지금까지 언어사용의 관습 및 전통성으로 미뤄볼 때, 미국 합중국 사람이미국인이라고 불리는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4.     브라질의 미국과의 역사적 관계

(지금까지의 경험에 비춰볼 때) 사실, ‘Americano’라는 표현에 예민한 건 브라질인을 포함한 대부분의 남미출신사람이 그렇다. 그러나 한국과 비교할 때, ‘미국()’이라는 표현에 유독 반감을 가지는 브라질인의 경우, 국제적관계에서 비롯한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다음과 같은 역사적 배경을 찾아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브라질과 미국과의 관계는질투심을 갖고 있는 친구관계로 일컬어진다. 1823년 발표된먼로주의및 제 2차세계대전 이후 냉전의 시기, 미국은 브라질을 거점으로 남미대륙전체를 자신의뒷마당으로 간주하여 어떤 강대국도 손대지 못하게 하는 동시 자신들의 권위에 도전하지 않게끔 철저한 내정간섭을 해왔다. 이에 미국은 지금까지 브라질의 최대교역국이자 투자국의 위치를 지켜오고 있다.

브라질은 한동안미래의 나라로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란 막연한 희망고문아래, 남미 중심의 우방국가로서 활동, 미국으로부터 각종 정치경제적 지원을 받아왔다. 이는 달리말해 과거의 브라질은 미국의 내정간섭에 가까운 외교책에 휘둘리며 자체국력자체를 키우는데 불리한 여건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이런 권력 합의에 기반을 둔 양국의 우호관계는 2003년 룰라대통령의 취임으로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룰라대통령은 경제발전으로 세계적인 대국으로의 성장을 꿈꾸며 미국에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달라며 국제무대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소위 제2의 먼로주의를 이루려던 부시의 계획과 미국주도의 FTAA협상을 무산에 이르게 했다. 이에 지난 몇 년간 브라질이 이룩한 대외경제적 발전과 지금의 각종 국제정세를 돌아볼 때, 미국 역시 브라질의 국제적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란다.

정리하자면, 현재 브라질은동네 골목대장역할에서 벗어나 이제는 세계 대국으로 성장하고 싶어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브라질이 남미의 지역대국으로 남아있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5.     나의 의견

사실 이번 칼럼을 쓸 때, 양 측의 입장에 모두 동의가 가능했기에 어떤 방향으로 마무리하면 좋을 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먼저 첫번째의 관점에서, 미국이 스스로를 ‘America’로 칭하는 점이 제국주의적 가치를 담고 있으며 타 남미국가들보다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일종의 구조적 폭력을 행사하는 걸 수도 있겠다. (구조적 폭력이란 사회 제도나 관습 또는 사람들의 의식 등이 폭력을 용인하거나 정당화시키는 모든 형태의 폭력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인이 영국인과의 대화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Hi, where are you from? –Oh, I’m from america. –Oh, You are from USA? Which state? –No I mean, I’m from Brazil, still in south america. 물론 첫 만남에서 자신을 Brazilian이라고 소개하는 경우가 더 많겠으나, 그럼에도 종종 발생가능한 위 상황속 당사자(브라질인)은 적잖은 당황스러움과 국가적 열등감을 느끼고 말 것이다. 이는미국이라는 명칭이 사람들의 의식에아메리카대륙(america)=미국(USA)’이라는 개념을 만들었고, 발화자는 의도가 없었다 할 지라도, 듣는 상대방의 가치관에 따라 국가민족적 모멸감까지 줄 수 있는 일종의 폭력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실질적인 헤게모니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미국으로서 국가명을 대륙명으로 선택한 이유는 너무도 합당한 전략이었을 수도있다고 생각된다. ‘미국이라는 국가명의 사용으로 세계인에게 자국의광활함’, ‘높은 기상’, ‘세계대국의 이미지를 심어주어 패권유지에 유리한 문화적 차원의 전략으로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무리하자면, 냉정한 국제관계적 관점에서 이 같은미국의 명칭사용은 어쩔 수 없는 힘의 논리로 이해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세계화 시대에 살아가는 개개인은 보다 자유주의적 관점을 취하는 편이 마땅하며, 타국민과의 만남에서 언제나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기분을 해칠 수 있는 표현은 삼가는 게 좋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브라질 및 남미국가에서 처음 본 상대에게미국을 지칭할 때는 ‘Americano’라는 말 보다는 ‘Estadunidense’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편이 더 안전할 것이라 예상된다.

참고서적: 라틴아메리카의 희망, 브라질조희문

 

http://veja.abril.com.br/blog/sobre-palavras/americano-norte-americano-ou-estadunid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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