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세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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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9-12 10:17 | Read | 5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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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 세번째 이야기- 우즈베키스탄의 표준어에 관한 고찰
한국어의 표준어는 서울에서 쓰는 한국어이다. 서울 및 경기도에서 나고 자랐기에 표준어의 개념을 당연히 수도에서 쓰이는 말을 일컫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이렇게 알고 있었을 것이다.
먼저, 표준어의 개념을 알아보자면 표준어는 ‘한 나라에서 공용으로 쓰는 규범으로서의 언어’, ‘전 국민이 공통적으로 쓸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은 단어’ 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즉, 가장 힘이 있는 언어가 한 나라의 표준어가 된다는 것이다.
우즈베크어를 배웠던 1학년 때에는 당연히 수도인 타슈켄트에서 쓰는 언어를 배우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1학년 여름 방학 단기 어학연수로 사마르칸트에 다녀온 후, 지금 내가 대학교에서 배우는 표준 우즈베크어는 수도인 타슈켄트어가 아닌 동부 페르가나 지방의 언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2017년 2학기, 타슈켄트로 파견학생을 온 지금, 실제로 내가 배웠던 우즈베크어와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인 타슈켄트의 방언은 약간 다르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의 표준어를 좀 더 줄여서 거칠게 발음하는 것이 ‘타슈켄트어’이다. 처음에 택시를 타고 학교로 향할 때 택시운전사가 하는 말을 몇 번이고 반복해야지 그제야 알아들었던 이유도 모두 방언 때문이다.
“Shud-dami?” (Shu yerdami?, 여기입니까?) 택시 아저씨는 이 말을 계속하여 사용하셨다. 처음 몇 번은 이렇게 줄여서 발음하는 것이 낯설어서 이해가 잘 되지 않았지만, 현재에는 문제없이 타슈켄트 방언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수도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나는 이렇듯 특이한 표준어 채택 방식이 신기하였다. 안디잔-페르가나 지방에 사람들이 많이 살아서 그런 것일까? 그쪽 지방이 예로부터 권위가 있는 친족, 씨족 네트워크를 형성하였던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찾아왔다. 공식 문서에 쓰이는 언어, 아나운서들이 티비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모두 수도인 타슈켄트어를 대신하여 페르가나 지방의 우즈베크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경기권 언어가 아니라 경상도의 사투리를 표준어로 채택하여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굉장히 의아했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페르가나 지방의 언어를 공식 언어로 채택하여 표준어로 가르치고 있는 것일까? 이는 소련의 영향이 크다. 소련이 투르크어 본래의 모음조화와 같은 것들을 무시한 채 페르시아어의 영향을 받은 우즈베크 방언을 채택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의 우즈베크어는 투르크어의 특성인 모음조화가 파괴된 형태를 보인다. 한편 북서부 지방의 언어는 카자흐어와 비슷한 형태로 쓰이고 있으며, 사마르칸트를 포함한 동부 지방은 현재 우즈베크어 표준어와 같이 쓰이고 있다. 참고로 현재 우즈베크어 표준어인 페르가나 지방의 언어는 ‘사르트’ 주민이 주로 쓰던 카를룩 방언이라고 한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과거 구소련 이전 시기의 우즈베크어는 북동부 지방이 아닌 북서부 지방의 방언이 표준어였다. 북서부 지방의 방언들은 투르크어의 특성에 맞게 모음조화가 잘 지켜지기 때문에 현재의 우즈베크어와는 조금 다르다. 현재에는 어떠한 모음이 오더라도 복수형은 꼭 ‘lar’를 붙여야 하고, 소유격은 “-(s)i”를 붙여야 한다. 이러한 점이 다른 투르크어와 우즈베크어의 차이점이고, 이는 현재 표준 우즈베크어로 자리매김 하였다.
(참고 : 구글 우즈베크어 언어 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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