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황희제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 중앙아시아학과 16학번 황희제입니다.

이번 파견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 학기 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아시아인과는 다른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특징과 문화, 그리고 이들의 언어 사용 문화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주로 언어와 문화에 관한 칼럼을 쓸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Title 열다섯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1-29 17:41 Read 420

본문

 

타슈켄트와 모스크바 체험기

 

작년 말, 타슈켄트에서 모스크바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우즈베키스탄에 근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국가인 러시아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의 어떠한 점에서 닮았을지, 그리고 우즈베키스탄에서 러시아는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러시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영향도 그러할지에 대해서 궁금했다.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은 종교도 완전히 다르다. 민족도 완전히 다르다. 러시아는 슬라브계 민족이며 우즈베키스탄은 투르크계 민족이다. 종교적인 면에서도, 러시아는 러시아정교회를, 우즈베키스탄은 이슬림을 신봉한다. 그런데 어떻게 이 두 가지의 특성이 한데 어우러져서 지금의 타슈켄트가 있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고 싶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종교적인 면에서 어떻게 이슬람 국가 안에 교회가 존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었다. 앞선 칼럼에서 말했듯이, 이슬람과 기독교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예수에 대한 가치관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 이유로 인해서 과거 큰 전쟁도 일어났었고, 종교에 특히나 민감한 무슬림들이 어떻게 자신의 국가 안에 교회를 수용할 수 있었는지가 유학 내내 의문이었다.

 

러시아 정교회는 개신교보다는 카톨릭에 가까운 종교이다. 러시아 정교회는 내가 생각했던 기독교와는 사뭇 다른 느낌을 갖고 있었다. 러시아 내의 여러 자치공화국 중에서는 무슬림이 많아서 전체의 5%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를 제외하고 거의 러시아에서 국교와 같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러시아정교회였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러시아정교회가 수많은 모스크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이유도 단순히 종교적인 배려가 아니라 타슈켄트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에 대한 배려라고 여겨졌다.

 

인종도 다르고 종교도 다른 이 두 나라에는 공통점이 매우 많았다. 카페 문화도 그 중에서 하나이다. 보통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와 서구권 국가들은 카페 카운터에서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및 CIS 국가에서는 보통 자신의 앉은 자리에서 웨이터를 기다린 후에 음식을 주문한다. 처음에는 이 문화에 적응이 되질 않아서 카운터에서 주문하곤 했는데 익숙해지면 매우 편안한 주문 방식이다. 그리고 웨이터들은 빈 접시가 보이자마자 바로 치워버린다. 이는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카페 이용방식과는 약간 다를지도 모른다. 러시아 및 CIS 국가에서는 음식을 다 먹었으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추가적으로, 지하철 내에서 휴대폰 연결이 잘 안 된다. 그래서 지하철 내에서 책을 읽는 사람들도 있다. 지하철 내에서 휴대전화가 잘 안 되는 이유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테러와 연관이 있었는데, 러시아도 비슷한 이유라고 짐작한다.

 

거주지 등록에 관해서도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은 비슷한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거주지 등록이란 외국인이 72시간 이상 체류할 경우 머무르는 곳을 신고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및 CIS 국가를 제외한 다른 국가에서 온 사람들은 이 제도에 대해서 매우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방인에 대한 신원파악을 하기 위한 제도인 것 같다. 이 제도는 독특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 첫째로는 외국인의 신원파악을 분명히 하여 범죄 예방을 하기 위해서 이 제도를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로는 이들의 사회 체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다. 과거 소련시기 소련 국민들은 집단농장을 만들고 거주지도 정부에서 정해주는 곳에서만 살아야하기 때문에 정부는 자국민을 관리하기가 매우 수월했다. 외국인들까지 거주지등록을 시키면 그들을 관리하는 데에 있어 훨씬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거주지등록이란 제도를 만든 것이 아닐지 추측한다.

 

모스크바에는 중앙아시아로부터 온 이민자 혹은 유학생이 많은 것 같았다. 모스크바 시내 지하철에서 간간히 우즈베크어로 통화하는 목소리가 들리곤 했다. 생각보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중앙아시아권 사람들이 많아서 놀라웠다.

 

사실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은 다른 나라이며 우즈베키스탄에서 러시아로 갔을 때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막상 모스크바에 도착하니, 공항 앞에서 택시를 흥정하는 아저씨들을 보며 좀 더 현대적인 우즈베키스탄에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두 도시를 다 다녀온 후에, 소련 시기에 러시아가 우즈베키스탄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었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 특히 과거 공산주의 사회였던 이 나라들의 특유의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모스크바에는 장기 체류를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모스크바에서는 못느꼈지만, 타슈켄트에는 아직도 공산주의의 잔재가 곳곳에 남아있다. 모스크바 방문을 하고나서, 앞으로 타슈켄트가 더 발전한다면 모스크바를 모델로 삼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d121bd214f5cc788b28472d00d06049_1517215

ed121bd214f5cc788b28472d00d06049_151721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외대로 81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교양관 213-1호
031-330-4593~4 / localitycenter@hufs.ac.kr
Copyright (c)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컬리티 사업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