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황희제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 중앙아시아학과 16학번 황희제입니다.

이번 파견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 학기 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아시아인과는 다른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특징과 문화, 그리고 이들의 언어 사용 문화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주로 언어와 문화에 관한 칼럼을 쓸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Title 열네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1-22 11:32 Read 597

본문

 

우즈베키스탄 속의 한인사회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은 우호적인 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서 한국 기업의 진출 및 한인-우즈베크인 간의 교류 또한 활발하다. 그래서인지 아직 한국인에게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우즈베키스탄의 수도에도 한국인들이 꽤 거주하고 있다. 타슈켄트에 거주하는 우리나라 교민은 200-300명으로, 서구권 국가들, 혹은 중국이나 일본에 거주하는 우리나라 교민들의 수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그만큼 한인회가 잘 구성되어있고 한인끼리 연대하는 삶을 살아간다. 국가 사업인 한글학교부터 시작해서 한인 운동회, 한인 송년의 밤 등 타지에서 고생하는 한국인들을 하나로 모이게 하는 행사들이 매우 많다.

 

7+1 파견프로그램으로 현지에서 지낼 때 한인회에서 주최하는 여러 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개천절 행사, 한인 운동회, 한인 송년의 밤 등 늦어도 두 달에 한 번은 한국인들과 함께하는 행사가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개천절 행사를 한다고 하면 진부하게 느껴져서 가지 않았을지도 몰랐으나, 타지에서 우리나라의 기념일을 챙기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이러한 행사들에 빠짐없이 참석하였다. 행사장에는 항상 그리웠던 한식뿐만 아니라 타슈켄트에서 다양한 직업을 갖고 활동하는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학교에서만 우즈베키스탄으로 파견학생 혹은 교환학생을 오는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다양한 지역과 학교에서 우즈베키스탄으로 교환학생 및 인턴을 하러 온다는 것이 전공자 입장에서 매우 놀라웠다. 물론 타학교에서 교환학생이나 인턴으로 우즈베키스탄에 온 학생들은 대부분 러시아어 전공자들이었다.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이곳에서 한식업을 하는 것 같았다. 한국 음식은 우즈베키스탄에서 매우 고급 음식이다. 한식은 일반 우즈베키스탄 음식에 비해서 기본적으로 5배는 비싸다. 한식집뿐만 아니라 한국 물건을 파는 마트와 한국으로 택배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한다. 이곳에서 자라는 한국 아이들은 대부분 국제학교를 다니거나 러시아 학교에 다닌다. 한국 아이들 중에서 우즈베크어를 아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국제학교를 다니기 때문에 영어에 익숙하고 제2외국어로는 대부분 러시아어를 선택하는 것 같았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국 아이들은 대부분이 몇 년 내로 한국에 되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한국교육원에서 한국식 수업을 주말마다 듣는다. 이곳에서도 한국만의 교육 문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주말마다 한국식 수업을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식 교육과정을 따라잡기 위해 과외도 따로 시킨다. 과외선생님은 대부분 한국교육과정을 거친 한국인 교환학생들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조금 달랐던 것이 있었다. 고려인에 대한 문제였다. 나는 우리 학과에 입학해서 가장 흥미롭게 배웠던 주제가 바로 고려인이었다. 그래서 고려인 사회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고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라면 고려인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고려인과 많은 교류를 할 줄 알았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한인 사회에서 고려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많지 않았다. 나는 고려인 문제에 대해서 배울 때,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했고 우리나라의 선조들이 척박한 중앙아시아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서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한인사회와 고려인 사회에 교류가 활발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교류 행사가 없어서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그러나 이는 고려인이 한인 사회에서 덜 중요한 존재이기 때문에 교류 활성화가 안 된 것이 아니라, 그만큼 고려인들이 우즈베키스탄 사회에 잘 적응하고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이들 문화에 동화되어 둥글게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기에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이번 파견학생을 하면서 정말 한인사회는 세계 어디에 있든지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 각지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곳일지라도 그곳에서 다양한 일을 하며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한인 공동체를 만들어 살아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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