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황희제

안녕하세요,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 중앙아시아학과 16학번 황희제입니다.

이번 파견학생 프로그램을 통해서 한 학기 동안 우즈베키스탄에서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아시아인과는 다른 중앙아시아 사람들의 특징과 문화, 그리고 이들의 언어 사용 문화에 관심이 있기 때문에 주로 언어와 문화에 관한 칼럼을 쓸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Title 열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11-24 10:06 Read 605

본문

우즈벡 열 번째 이야기 :: 소수민족 독일 유대인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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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아시아에는 정말 많은 소수민족이 살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인 독일인에 대해서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독일 유대인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굉장히 생소했다. 독일인도 알고 유대인도 아는데, 독일 유대인이라니? 이들은 세계 2차대전 때 소련에 패한 나치독일군의 포로를 일컫는 말이다. 종전 후 대부분의 독일군 포로들은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미국으로 이송되었으며 소수의 독일인들이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살고 있다. 소비에트 연방의 포로로 묶여있던 독일군의 숫자는 2,389,560명 정도로 수용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유럽인들이 섞여있다는 것은 러시아인을 제외하면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흔히 생각하는 소련의 이미지는 슬라브인들과 중앙아시아인들로 구성된 국가로 인식해왔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슬라브인 외의 다른 서구인들이 중앙아시아 지역에 산다는 것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지금이야 대사관, 공적 업무 혹은 비즈니스 등의 이유로 타슈켄트에는 세계 각지에서 온 인종들이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련 시기에는 슬라브 인종과 투르크 인종, 그리고 고려인을 제외한 다른 인종이 이 곳에서 살고 있었다는 사실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대체로 폐쇄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일까, ‘도대체 무엇 때문에 독일인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소련에 거주하는 독일인, 독일 유대인은 2차 세계 대전의 피해자로 볼 수 있다. 독소전은 소련이 독일군 포로에게, 그리고 독일이 소련군 포로에게 끔찍한 학살을 자행하였으며, 독일군이 소련군에 대해 가했던 범죄들의 복수로 소련군은 독일 점령 이후 군인들뿐만 아니라 민간인들에게까지 보복성 범죄 행위를 하였다. 이러한 이유때문인지 소련군의 포로가 된 독일군들은 서방 연합국의 포로가 된 독일군들에 비해서 사망률이 높았다고 한다. 스탈린그라드에서 항복한 9만 명의 군사들은 수용소로 끌려갔으며, 시베리아 등지에서 강제 중노동에 시달렸다. 포로들의 환경도 매우 열악하였기 때문에 질병 및 학대 등의 이유로 사망해서 귀환한 포로들의 수는 6000명밖에 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다.

 

 소련군이 독일군에 가한 학살의 규모는 독일군에 비해서는 크지 않지만, 소련군의 학살 방법 또한 매우 잔혹했다. 대표적으로, 페오도시야 학살, 네멜스도르프 학살, 폴란드 주민 강간 및 부다페스트 약탈이 있다.

페오도시야 학살은 소련 해군 보병대가 크림 반도에 위치한 페오도시야에 상륙해 독일군 병원을 점령하여, 포로 160명을 학살한 사건이다. 이들은 포로들에게 저체온증으로 사망할 때까지 물을 붓거나 창문 밖으로 던지는 등의 잔혹 행위를 자행하여 독일군을 죽였다. 네멜스도르프 학살은 소련군이 독일로 진입하면서 동프로이센 국경에 있던 네멜스도르프 마을 주민과 프랑스 및 벨기에 포로들을 학살한 사건이다. 그리고 폴란드 주민 강간 및 부다페스트 약탈은 소련군이 이 지역들을 점령한 뒤에 민간인들을 상대로 학살을 한 내용이다. 한편, 독일군 또한 소련군에게 강도 높은 학살을 자행하여서 동유럽 일대에서는 전쟁 당시 학살당한 사람들의 유해로 지층이 이루어진 곳도 있다고 한다. (출처 및 참고 : 나무위키)

이렇듯 참혹한 배경 아래 독일군이 소련 내에 소수민족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현재에는 그 수가 매우 적지만 중앙아시아 땅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우즈베키스탄은 우즈베크 민족이 70%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러시아인 및 주변 국가들에서 온 민족들로 이루어져있는 나라인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사는 다민족 국가였다. 소련시기에 여러 민족들이 섞였기 때문에 이해는 가지만, 민족을 넘어 인종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라는 것이 놀랍다. 그리고 그 소수민족이 머나먼 중앙아시아까지 넘어오게 된 배경이 이렇게 아픈 역사 때문이라는 것에 대해서 전쟁이 가져오는 비극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막연하게 나치’, ‘홀로코스트’, ‘스탈린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의 공포감은 이렇게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고난 후 내게 더 큰 공포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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