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4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번 3기 리포터에 이어서 이번 4기 리포터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알마티에 머무를 예정인데요.

 

3기 때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들을 이번 4기 활동을 통해 여러분에게 선보이려 합니다. 

 

광활한 영토와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카자흐스탄.이제 다시 한 번 길을 열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Title 세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9-22 13:58 Read 806

본문

카자흐스탄의 화폐 텡게 Теңг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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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통화 기호로 쓰이기 위해 만들어진 텡게화의 기호, 아이콘이다.)

 

 

 

8개월 전에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처음 왔을 때가 기억난다. 여기에 오기전에 짐을 싸고 무엇을 사야할지 또 돈은 어떻게 쓸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했었다. 돈을 한꺼번에 들고 갈까도 생각했지만 도난과 분실의 우려가 있어서 한국 은행의 카드 중 비자 & 마스터카드를 들고 가서 현지에서 돈을 뽑기로 결정했다. 온 다음날 등록을 하러가면서 거리에 있는 현금자동인출기기 앞에서 쭈뼛 긴장하면서 필요한 만큼의 액수를 뽑고 나서 부랴부랴 스마트폰뱅킹에 들어가 내 계좌에 얼마가 빠져나갔는지 확인해 보았고, 환전수수료+인출수수료가 더해진 금액이 빠져나간걸 보고 난 후 나의 카자흐스탄에서의 첫 경제활동이 시작되었다.

 

(어느 나라를 가든 체크카드 및 신용카드를 들고 갈 예정이라면 하나카드를 추천한다. 가기전에 알아볼 생각을 미처 하지못해서 주로 쓰던 농협카드를 들고 갔는데 지금까지도 수수료 폭탄을 맞고 있다. 아마 한국에 있는 은행사 카드들 중에서 해외수수료가 가장 비싸게 붙지 않나 싶다. 해외에서 쓰기 유용한 카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일단 하나외환은행에서 발급하는 카드가 수수료가 제일 저렴하니 추천한다.)

 

 

 

카자흐스탄은 텡게(Теңге)’화를 쓴다. 텡게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내 배경지식으로는 몽골의 텡그리 신앙에서의 그 텡그리 신에서 따온 것인지?’ 혹은 카자흐스탄의 단어 중에 예르텡(Ертең)-‘내일이라는 단어처럼 날일()과 같은 태양을 말하는 것인지?’ 에 대한 호기심이 잠시 일었다. 추측은 그럴싸했지만 알아보니 아니었다. 사실은 말그대로 측정계’, ‘을 뜻을 의미한다. (тең)이라는 말은 카자흐어는 물론 투르크계통 언어에서 균형, 평형을 뜻한다. 저울을 형상화하면 텡게라는 말을 쓴 이유가 보다 쉽게 납득이 된다.

 

텡게화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1991년 독립을 한 이래로 카자흐스탄 자국만의 화폐가 바로 도입되지 않았고, 2년이 지난 1993 11월 중순에 겨우 유통이 되기 시작했다. 텡게화의 역사가 지금에 이르기까지 26년 정도 지난 셈이다. 비록 카자흐스탄 국내 언어 사정은 공용어인 러시아어가 아직은 우위에 있지만 통화만큼은 자국의 화폐만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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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에서 10년 동안의 카자흐스탄 환율 추이를 확인 할 수 없어서 2000년대말 금융위기가 닥쳤을 당시의 지표를 확인 할 수 없지만 2012년부터는 확인이 가능하다. 당시에는 천연자원과 제조업 활성화 및 해외투자 유치가 활발하게 일어난 덕분에 5%대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여주면서 환율도 빠르게 상승했다. 2012년 당시에 확인 가능한 환율 추이 그래프 상에서 최고점을 찍었다. 원화로 계산하면, 1KZT 8원이었다. 그 이후로 2014년에 1텡게당 6원이었다가 2015년 하반기부터 수직낙하 하듯이 텡게가치가 평가절하되고 또 절하되기 시작했다. 이유는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 폭락이 원인이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등 러시아 견제가 심화됨에 따라) 루블화의 가치가 평가절하 된 것인데,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에서 많은 물품들을 수입하거니와 최대 수출대상국 또한 러시아였기 때문에 영향이 올 수 밖에 없었다. 2번의 평가절하를 거치자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고 결국 2015년 중반쯤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전환했다. 그 여파로 2016 1월에 최저점인 1탱게당 3원을 찍고나서 다시 조금씩 반등하다가 소강상태에 이르러 현재 2017 9월 현재 1탱게당 3.3~3.5원의 가치를 가지게 되었다. 이런 환율 추이를 보면 끔찍한 생각이 드는 것이, 2012년도부터 2015년 초까지 여기에서 공부했던 유학생들을 비롯한 한국인들은 상당히 힘들었을 것이다. 당시 물가는 한국보다 조금 저렴하긴 하지만 현재보다 더 아끼고 아껴서 생활했을 듯싶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내가 지금 이시기에 알마티로 교환학생을 온 것은 운이 아주 좋았다고 생각한다.

 

 

 

카자흐스탄 텡게화는 여느나라와 마찬가지로 동전과 지폐로 구성이 되어있다. 26년간의 텡게화 역사 중에서 변화가 하나 있다면, 신권을 발행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는 화폐개혁을 실시한 전례는 없다. 처음 구권의 경우에 1, 2, 5, 10, 20, 50 틴으로 구성된 동전(한국으로 치면 같은 단위라서 현재는 쓰이고 있지 않다.) 1, 3, 5, 10, 20, 50, 100, 200 텡게의 종류로 지폐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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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쓰이고 있는 동전들의 모습이다. 뒷면은 모두 카자흐스탄의 국장(國章)-국가의 휘장으로 디자인 되었다.>

 

 

이후로 1994년에 500, 1000탱게 지폐를 발행하였고,

 

1996년에 2000탱게 지폐 발행, 1998년에 5000탱게 2003년에 10000탱게를 발행했다. 2006년에 이르러서 지금까지 있던 구권을 대신할 신권지폐 디자인해서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6년 현재 카자흐스탄 화폐의 최고액권인 20000탱게가 발행이 되었다. (2만텡게의 경우에는 환율로 치면, 우리나라 최고액권인 5만원권보다 비싼 7만원 정도이다. 그래서 ATM기에서 돈을 인출할 때 빼고는 별로 볼 일이 없다.)

 

구권의 모습을 보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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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부터 2006년 신권이 나오기 전까지 쓰였던 구권의 모습이다. 중동의 철학자 알-파라비의 초상화가 일관적으로 들어간 지폐가 대부분이다. 내가 수학하고 있는 대학교의 정식 명칭은 알파라비 카자흐스탄 국립 대학교(Ал-фараби атындағы Қазақстан ұлттық университеті), 그만큼 많이 익숙한 이름이었다. -파라비는 중세 이슬람시대의 철학가이자 사상가로 아리스토텔레스 이후로 중동을 비롯한 이슬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사람으로 손꼽힌다. 그의 업적은 철학, 수학, 정치학, 음악, 의학, 천문학 등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전해진다. 생애에 관해서는 별로 알려진 바가 없지만 투르크계통 인물로, 바그다드에서 공부를 하고 알레포에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인간의 이성을 신의 계시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고, 국가의 올바른 위계질서와 관련한 저작으로 특히 유명한 신()플라톤주의자로 알려져있다. 조금 깐깐하게 따졌을 때, 카자흐스탄 국가 화폐를 만들 당시에 왜 이 사람을 화폐 초상화에 등록시키는 선택을 했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1993년 처음 화폐를 제작할 당시에는 이렇지 않았다. 불과 1년사이에 화폐 도안이 수정되어서 알-파라비의 초상화로 통일시켰지만, 처음 제작할 당시에는 시인 아바이도 있고, 아블라이 칸, 저명한 학자 쇼칸 와리하노프, 쿠르망가지 등 카자흐스탄과 관련된 많은 위인들이 있었다. 처음 만들었을 때의 도안을 그대로 이용했다면 좋았을텐데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현재는 신권을 사용 중이어서 이런 의구심 내지 의아함은 이내 사그러 들었다.

 

 

 

국가마다 화폐는 모두 각각 특색을 가지며 서로 다른 디자인을 따른다. 하지만 화폐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앞면은 크게 두가지 분류로 나뉘는 것 같다. 첫째로는, 앞면에 자신들의 국가 위인을 넣는 경우가 있고 두번째는, 인물 중심이 아닌 자연, 건물 등을 넣는 경우가 있다. 카자흐스탄의 경우엔 처음에 인물 중심인 화폐였으나, 신권이 나온 뒤로부터는 화폐의 앞면이 인물이 아닌 건물과 자연 중심으로 변화했다. (흔히들 동양권,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일본은 위인과 같은 인물들을 주로 넣고 서양은 인물 중심이 아닌 다른 사물을 넣는다고 한다. 하지만 내 경험상 그 사실은 일반화의 오류 같다. 미국, 러시아, 스웨덴 등의 국가들에게서도 인물 중심의 화폐 도안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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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발행된 신권의 모습이다. 앞면은 카자흐어로 뒷면은 러시아어로 액면가와 중앙은행이 표기되어있다. 신권도 일부 도안의 개정을 거쳤다. 앞면이 원래는 권종별로 상관없이 모두 통일된 글씨가 새겨진 손모양과 바이테렉 타워가 들어간 도안이었는데,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아시안 게임 개최이후 1000텡게 이상 화폐부터는 앞면이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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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널리 통용되고 있는 신권의 비교적 최신 모습이다. 앞면이 변화된 것이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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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을 살펴보자면,

 

200텡게는 국방부와 스텝지대, 눈표범이 들어간 것이 보이고, 500텡게는 아스타나 시청과 호수위의 조류들이 보인다.

 

1000텡게는 카자흐스탄의 산맥이 들어갔다. 2000텡게는 호수와 나무들이 들어갔고, 5000탱게는 알마티의 천산(알라타우)과 황금인간 동상(독립기념비)이 들어갔다. 1만탱게의 경우엔 사진에 없지만 대통령궁과 계곡이 들어가 있다.>

 

 

 

여름 여행 중 유로화를 사용할 때 어색했던 것은 바로 지폐의 크기였다. 보드게임에서 사용할 법할 정도로 자그마한 지폐였기 때문이었다. 아마 한국의 지폐가 비교적 컸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카자흐스탄 텡게화에 비하면 한국의 지폐도 양반에 속한다. 사진에 나와있듯이 5천원짜리 지폐가 5천탱게보다 작은 편이다. 1만 텡게와 2만 텡게 지폐는 이보다 조금 더 크다. 심지어 1만 텡게와 2만텡게는 서로 색이 매우 흡사해서 크기와 지폐에 적힌 액면가로 판단해야지 한번 눈으로 보고 판단하기에 어려움이 있다.<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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