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4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번 3기 리포터에 이어서 이번 4기 리포터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알마티에 머무를 예정인데요.

 

3기 때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들을 이번 4기 활동을 통해 여러분에게 선보이려 합니다. 

 

광활한 영토와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카자흐스탄.이제 다시 한 번 길을 열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Title 열아홉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2-01 00:46 Read 584

본문

 

카자흐스탄 교환학생 및 글로벌 리포터를 마치며

 

2017117.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도착하고 나서 자리잡기까지 바쁜 한달을 보냈었다. 그 때 들었던 생각은 한 학기면 모를까 1년 교환학생이면 정말 카자흐 사람 다 되어서 돌아가겠네였다. 처음 2~3달만 알차게 보내느라 하루 혹은 한달이 길게 느껴졌을 뿐이지 어느새 벌써 1. 교환학생이 끝이 났다. 교환학생을 마치고 나서 졸업 전 길고 긴 마지막 여행을 하며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해보면, 참 짧은 시간이었고 아쉽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물론, 카자흐 때가 묻긴 했지만 카자흐인이 미처 되지 못했다. 카자흐어, 러시아어를 주로 배우고 쓰다 보니 영어는 중학생만도 못한 수준으로 돌아가버린 것 같고, 한국어도 내가 한국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휘나 문장 순서도 뒤죽박죽인 말을 하고 있는 내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1. 이 칼럼을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작별 인사를 드려야 한다. 많이 보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꾸준한 정기 독자분들이 있었기에 힘내서 글로벌 k리포터 3기와 4기 활동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프로젝트를 주관해주신 로컬리티 사업단분들과 칼럼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해드린다. 쉽게 흥미를 갖고 쉽게 그만둬버리는 성향이 있는 필자에게 이런 장기적인 활동을 해냈다는 사실은 스스로에게도 자그마한 칭찬정도는 받을 만한 것 같다. 아울러 훌륭한 칼럼을 작성해 주심으로 인해 필자를 대충 하자라는 마음가짐에서 벗어나게 해주신 다른 글로벌 k 리포터 분들에게도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이 칼럼에 적어본다.

 

이번 칼럼은 마지막 칼럼인 만큼 교환학생을 하면서 카자흐스탄에 대해 느낀 점을 서술해보려 한다. 그래서 다소 두서가 없다.’라고 생각이 들 만큼 의식의 흐름에 따라 진행될 수 있음을 미리 양해드린다. 정해진 질문이 있다면 좋겠지만, 없으므로 편하게 생각나는 대로 자문자답형식을 취해보겠다.

 

3, 4기 리포터 활동을 하면서 칼럼에 다루지 못한 주제가 있는지?

생각보다 많았다. 쓰고 싶은 주제는 많았지만, 여러 여건이 맞질 않아서 다른 주제로 칼럼을 작성하자고 계획을 바꾼 적도 있었다.

 

메모장에 적어 놓은 칼럼 글감들을 보자면, 한국에 본관, 성씨가 있듯이 중앙아시아에도 쥬즈라는 개념이 있다. 대쥬즈, 중쥬즈, 소쥬즈와 ‘7대 아타등에 관해 소개해보고 싶었지만 단편적인 자료 밖에 없어서 미처 다루지 못했다. 중앙아시아의 바자르와 같이 시장문화나 유르타와 같은 전통 주거환경을 다뤄볼 계획은 있었으나 인터넷에도 잘 나와있고 그 이상의 새로운 정보를 찾지 못해서 다른 주제로 바꾸었다

 

또 필자의 이중전공이 경제인 만큼 카자흐스탄의 경제 동향이라던가 물가, 혹은 인플레이션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다뤄보고 싶었지만 딱딱한 글이 될 것 같았고 용두사미가 될 것 같아 접어두었다. 예의범절이나 인사, 가정과 사회 전반에 관련한 문화에 대해서도 쓰고 싶었지만 보고 들은 단편적인 부분밖에 없어서 칼럼으로 완성시키기에 무리라고 판단하여 이 부분 또한 접어야했다. 카자흐스탄 국내 자연경관을 보러 다녀온 것을 토대로 칼럼을 쓰는 것과 그 밖에도 카자흐스탄의 위인 소개, 방을 임대 할 때, 택배 보내기 등등이 있었지만 별로 내키지 않아서 칼럼 주제로 선정하지 않았다. 다음 기수 리포터 분들이 필자보다 더 새로운 눈을 통해 더 좋은 주제로 찾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카자흐스탄에 다시 올 기회가 있다면 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1년을 카자흐스탄에서 지낸 덕분에 알마티를 비롯한 근처 웬만한 곳은 다 가본 것 같은데 1년 동안 있는다는 생각을 하고 사니 오히려 미루다가 못 가본 곳, 못 해본 것도 상당히 많았다. 다시 올 기회가 있다면, 우선 송쿨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 말을 타고 최소 23일 동안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송쿨호수까지 달려갔다 오는 여행 프로그램이 있다. 여행사까지 알아봤지만 학기 종료 한달 남짓 남아서 가지 못했다. 한국의 내일로 여행처럼 카자흐스탄 국내 기차 여행을 떠나보고 싶기도 하다

 

        이전 칼럼으로도 다뤄졌던 투르키스탄&오트라르 편에서 언급했듯이, 원래는 카스피해 연안도시 악타우부터 알마티까지 기차를 타고 오면서 도시들과 카스피해, 아랄해를 보고 오는게 원래 계획이었다.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못 가본 것이 아쉽다. 또한 중학생 때 몽골 여행을 하면서 숙소로 게르(유르타)에서 일주일 이상 묵은 적이 있는데, 카자흐스탄에 다시 오게 된다면 초원에서 별을 보며 다시 한번 전통 가옥에서 생활해보고 싶다.

 

 

한국으로 돌아오면 알마티를 비롯한 카자흐스탄이 그리울지? 그립다면 무엇이?

카자흐스탄에 처음 왔을 때 받은 인상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해보자면, 카자흐스탄은 한국의 90년대~00년대의 모습 같았다. 또한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한국인과 중국인의 몇가지 특성이 혼합된 성격과 인상이었다. 한국인처럼 정이 많은 것도 같지만, 눈치나 계산적인 면이 중국인의 그것과도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느 나라를 가나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배려심 없고 이기적인 사람도 있다. 카자흐스탄 역시 마찬가지. 중국인이 많다 보니 칭챙총이라는 비하 발언을 하며 지나가는 경찰들이 좀 충격이었다. 나머지 경우는 길거리를 거닐면서 잊을 만하면 걸려오는 시비들이었으나 가볍게 무시하며 지나갔던 것 같다. (필자의 경우엔 동양인 비하 발언 일체를 들으면 한국어로 욕을 하면서 지나간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무심코 습관이 되어 욕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반면에 좋으신 분들도 무척 많았다. 일단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학교의 선생님들이 첫번째로 만난 좋은 분들이었다. 선생님들 중에는 친절하신 분도 있었고 화를 자주 내시는 분도 있었는데, 첫 학기에 짜증을 자주 내시던 선생님의 수업이 너무 싫어서 다른 반으로 옮길까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싸우면서 정이 들었고 수업이 필자한테 가장 잘 맞는 선생님이어서 다음 학기가 되자 그 선생님의 반으로 들어가고 싶어했다. 1년 교환학생을 통틀어서 필자한테 가장 좋았고 그리울 것 같은 선생님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감정 기복 심하신 그 선생님을 꼽는다는 것이. 지금 생각하면 아이러니하다. 두번째로는 현지 친구들이었다. 필자와 함께 이곳 저곳을 소개해주면서 함께 해준 친구들도 있었고, 현지언어를 많이 가르쳐 준 친구들도 있어서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감사하고 그리울 것 같다. 이외에도 내가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모두 한국에서 종종 생각 날 것 같다.

 

거의 1년동안 있었던 기숙사와 알마티 시내와 거리 곳곳이 눈에 아직도 선하다. 한국에서 이따금씩 지금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할 것 같고 도녜르, 샤슬릭, 팔라우 같은 중앙아시아 음식이 그리워질 것 같다.

 

 

지낼 만 했나?

살 만한 곳이었다. 기숙사 공용 샤워실에 쥐가 돌아다녀도 처음에만 놀랐고 이후에는 씻으면서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보게 되는 경지에 이르렀다. 중동에서 공부하러 온 학생들로부터 빈대가 나와서 같은 층에 살던 사람들에게 경계령이 내려지는 등의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내게는 살 만한 곳이었다. 식사는 반반으로, 사서 먹거나 해서 먹는 편이었는데, 만들어서 먹다 보니 요리 실력이 조금 늘어난 것 같아서 뿌듯하다. 물가가 저렴해서 고기반찬 및 기타 음식값은 걱정이 별로 없었다. 날씨도 대륙성 기후여서 여름에는 실내에 있으면 선풍기 없어도 지낼 수 있고, 겨울에는 바람이 그리 많이 불지 않아서 스모그가 문제였지만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도 엄청 춥지 않은 편이었다. 현지 사람들이 좋았냐는 질문은 하지 않기로 한다. 굳이 답하자면 객관적으로 반반이었다.

 

 

앞으로의 포부는? 카자흐스탄에 공부하러 올 학생들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우선 학교와 기숙사에 머물러있지 말고 밖으로 나가라고 권하고 싶다. 전공 교수님께서도 하신 말씀이지만 이 말을 실천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아침 8시까지 학교에 가서 보통 정오쯤 수업이 끝나서 돌아오면 점심을 먹고 나른해진다. 그럼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늦은 오후가 된다. 내 경우엔 헬스장을 갔다 오는데, 어떤 날은 학교와 헬스장을 끝으로 방에만 박혀 있는 날도 있었다. 늦은 오후에 뭔가를 한다 쳐도 곧 저녁먹을 시간이고 저녁을 사서 먹거나 해서 먹으면 밤이 된다. 그럼 학교에서 내준 숙제를 쉬엄쉬엄 하다보면 잘 시간이 된다. 하고싶은 말은, 일상이 단조로우면 시간이 더 빨리 간다는 것이다. 규칙적으로나 불규칙적으로나 밖으로 나가서 다양한 활동들을 해야 좀 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다. 갑작스럽게 여행을 계획한다거나 현지 친구들을 불러서 어디 놀러 간다해도 좋다. 일단 언어를 배우러 온 것이니 여기서는 현지친구들과 함께 놀면서 언어를 배우기에 가장 좋은 환경인 것 같다.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책상에 앉아서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공부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 영어를 그렇게 공부했는데도 안되는 이유는 그런 식으로 우리가 공부하고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물도 계속 퍼줘야 물이 차오르듯이 언어도 계속 써줘야 내 두뇌와 귀와 혀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사실을 나만 알고 있는 것도 아니며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또한 돌이켜보면 며칠정도 게을러도 괜찮잖아?’ 라는 생각으로 몇 달을 보낸 적도 있는 것 같다. 부디 안전에 유의하면서 건강히 알차게 유학생활을 하고 돌아오길 기원한다.

 

 

 

그 동안 글로벌 k 리포터로서 활동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고 영광이었습니다. 칼럼을 정기적으로 작성하면서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카자흐스탄과 이 중앙아시아를 이해하려고 더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리포터분들께 뒤를 부탁드리며 마지막으로 감사인사를 드리고 이만 물러갑니다. 감사합니다! :)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외대로 81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교양관 213-1호
031-330-4593~4 / localitycenter@hufs.ac.kr
Copyright (c) 2024 한국외국어대학교 로컬리티 사업단.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