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열여덟 번째 칼럼 (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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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8-02-01 00:41 | Read | 706 |
본문
(1편에서 이어집니다)
<날짜 및 시간 구분선이 있는 지도. 러시아는 가로로 넓은 영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현지 시각이 이동하면서 그때 그때마다 바뀐다. 주의할 점이 있는데 횡단열차 티켓과 출발, 도착 시각은 모두 모스크바를 기준으로 한 시각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계속 확인이 필요하다.>
동쪽으로 이동 할 때마다 시간이 한 시간씩 앞당겨졌다. 모스크바가 한국과 6시간 시차가 났지만 2일차가 되자 예카테린부르크에 도착하면서 4시간 시차로 줄어들었다.



<가도가도 하얀색 설경과 자작나무 밖에 안 보인다. 이따금씩 평야가 보이기도 하며 전원 주택 등도 보인다. 날씨는 흐린 날이 계속되어서 밤에 별이 보이지 않았다. 모스크바에서는 시원하다고 느낄 정도였는데 점차 시베리아로 진입할수록 북극권과 유사한 추위가 다가오기 시작했다.>
탑승하기 전에 이 열차를 인터넷에 찾아본 결과 정차하는 역이 100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역이 오래 정차하는지 혹은 짧게 2~3분 있다가 가는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했다. 보통 각 차량의 차장이 머무르는 방(화장실 옆방)에 기차의 정차 시간표가 써져있다. 못 찾겠거나 이해가 안될 시에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 된다. 반바지 차림으로 흡연을 하러 가는 아저씨나 승무원이 기차 바퀴에 낀 얼음들을 부수기 위해 쇠파이프 따위로 때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곳은 10분 이상 정차를 하는 곳이다. 난방이 잘 되기 때문에 열차 내부 온도가 28도까지 올라가서 후덥지근해지기 정말 쉽다. 그래서 바람을 쐬러 자주 나가다보면 승무원 아주머니께서 ‘여긴 오래 있고 여긴 짧게 있어’라고 영어로 혹은 러시아어로 묻지 않아도 말씀해주신다.



<10분 이상 정차하는 역에서는 승무원들이 내려서 열차 외부 상태 점검과 얼음 및 눈을 걷어내느라 분주하다. 오래 정차하는 역에서 먹을 것을 구매할 수 있다. 열차 내부에서도 마실 것, 과자 등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웬만한 것들은 열차에 탑승하기 전에 마트에서 구매해가는 것을 추천한다. 마트 물가에 비해 정차역 가게나 보따리 상인들은 물이나 콜라조차 러시아 물가의 3배 이상 가격으로 받기 때문에 정말 필요한 경우 아니면 구매를 한번 참는 것이 나중에 다닐 때 더 여유로울 듯싶다.>
2일차도 사람들이 별로 많이 타지 않았다. 이대로 명상과 사색을 즐기면서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3일차 아침에 노보시비르스크에 도착했다. 시베리아 행정 구역상 가장 큰 도시인 노보시비르스크에서는 정차 시간이 무려 한시간이었다. 흔들리는 열차 안에서 눕는 침대가 적응되어서 잘 자고 일어났는데, 이 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탑승했다. 90% 정도 비어있는 열차 내부가 순식간에 다 차버릴 만큼 많은 사람들이 탔다. 우리가 있는 차량칸에는 러시아 학생처럼 보이는 아이들과 블라디보스톡으로 일하러 가는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들이 많이 탔다. 사마르칸트에서 온 이 사람들은 혼자 혹은 가족을 데리고 아스타나 환승을 거쳐서 노보시비르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간다고 했다. 시끌벅적해지고 분주해지는 기차 안을 보니 확실히 내가 횡단열차 6인실(설국열차로 치면 꼬리칸)칸에 탑승한 것이 맞다는게 실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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