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4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번 3기 리포터에 이어서 이번 4기 리포터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알마티에 머무를 예정인데요.

 

3기 때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들을 이번 4기 활동을 통해 여러분에게 선보이려 합니다. 

 

광활한 영토와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카자흐스탄.이제 다시 한 번 길을 열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Title 열여덟 번째 칼럼 (1)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2-01 00:33 Read 591

본문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탑승하다.

- Trans-Siberian Railway (TSR) / Транссибирская магистрал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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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 위를 달리는 열차에 탑승했다. 처음 알게 된 것은 군대에 있을 때 였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당시 생활관에 티비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본 것이 계기였다. 루트를 짜보고 가격을 알아보고 했던 것이 어제 같은데 벌서 이 열차를 타게 되다니 감격스럽다.

필자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이번 겨울에 동유럽-핀란드-러시아 순으로 여행을 하는 중이다. 칼럼을 쓰는 지금 이 순간은 시베리아 횡단 열차에 탑승해서 가고있다. 모스크바가 기-종점역이므로 127일 밤에 모스크바에서부터 출발했고 131일 이르쿠츠크에서 내려서 바이칼 호수를 보고 다시 블라디보스토크행 열차를 타고 거기서 24일에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간에 한번도 내리지 않고 계속 간다고 하면 무려 78일이 걸리는 만큼 정신적 안정과 청결상태를 위해서 이르쿠츠크에서 한번 내리는 것으로 계획을 짰다.

 

우선, 기차를 예매하는 것부터 시작인데, 방법은 인터넷에도 잘 나와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이전에 카자흐스탄 기차 예매에 대해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그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시베리아 열차는 2달 전부터 열리기 때문에 원하는 날짜로부터 2달 전에 열린다고 생각하면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올라가는데 그 변동폭이 상당히 유동적인 편이라서 미리미리 구매하는 것이 가장 저렴하다. 필자의 경우엔 이르쿠츠크까지 가는데 쁠라츠까르타’(개방형 6인실)로 끊었고 블라디보스톡행은 꾸페’(밀폐형 4인실)로 끊었다. 4인실이 6인실 가격의 2배라고 보면 되고 2인실 룩스는 4인실 가격의 2~3배라고 보면 계산이 쉽다. (이르쿠츠크행 6인실 인당 한화 10만원) + (블라디보스톡행 4인실 인당 한화 20만원) = 대략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30만원으로, 이동한다고 볼 수 있다. 기차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78일동안 기대이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대륙의 끝에서 끝으로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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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위키백과. 시베리아 횡단 철도망의 모습. 분홍색 선이 가장 오래된 노선으로 모스크바-우랄산맥 간의 열차 노선이다.

빨간색 선이 제정 러시아 및 소련시기에 만들어진 원래의 시베리아 횡단 철도이다.

검은색 선은 횡단 철도의 지선이며, 파란색 선은 현재 블라디보스톡행 열차가 모스크바에서 발차한 후에 이용하는 노선이며

연두색 선은 바이칼-아무르 철도 노선이다.>

 

대략 9300KM,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톡 간의 단일 노선만 계산했을 때의 길이다. 이런 어마어마한 길이의 철도는 19세기 말에 제정 러시아의 차르 알렉산드로스 3세의 명령에 따라 건설이 되기 시작되었다. 그 전까지는 모스크바에서 우랄산맥을 넘는 철도 노선까지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청나라와의 베이징 조약을 중재해준 러시아는 그 대가로 연해주 지방을 얻게 되었고 그로 인해 바라던 얼지 않는 부동항, 블라디보스토크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 극동 지역과 수도를 잇는 철도 노선이 필요해졌고, 시베리아를 횡단하여 블라디보스톡까지 이어지는 철도 건설을 시작하게 된다. 철도는 제정 러시아 로마노프 왕조가 몰락하기 직전에 완전 개통이 되었다고 한다. 그 이후 소련이 만들어지면서 위성국가와의 철도망 건설이 계속되었다, 필자가 있었던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의 여러 도시들을 기차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카자흐스탄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에서도 가능하며 동유럽은 물론 독일과 핀란드를 비롯한 북유럽도 국제열차를 타면 모스크바 등을 경유해서 남쪽 혹은 동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 역사가 100년 정도 되었다고 생각하니 철도의 상태가 괜찮을지 걱정이었지만 실제로 타보니 양호한 편이었고, 조금씩 꾸준한 발전을 거듭한 덕분에 열차의 상태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필자가 탑승한 블라디보스톡행 열차의 종류는 두 가지로 나뉜다. 열차 번호가 002M인 것과 100Э로 되어있는 것이 있는데 번호가 낮을수록 더 빠르고 운임 요금이 비싸고 쾌적한 편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필자는 100Э번을 탔다. 그래서 002M보다 10시간 정도 더 걸려서 이르쿠츠크에 도착한다. 내부 상태는 002M번을 타보지 못해서 비교를 할 수가 없었지만, 이 정도 상태면 탑승해서 갈 만한 정도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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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쁠라츠까르타 객실 내부 모습과 화장실의 모습. 기대이상으로 괜찮았다.>

 

 

여행기를 적자면,

모스크바에 도착한 후, 기차를 타기전에 러시아식 대중목욕탕에 가서 씻고 가기로 했다. 온탕 같은 것은 없고 냉탕만 있었는데, 엄청 뜨거운 사우나에 들어가서 나뭇잎이 풍성한 나뭇가지로 몸을 팡팡 때려주면서 있다가 나와서 냉탕에 뛰어드는 식이었다. 러시아 마피아를 연상케하는 곰같은 체구의 아저씨들이 나를 포함한 동행 한명이 희한하다는 듯 쳐다보는데 사실 동양인이 우리 밖에 없었고 역 근처 목욕탕을 찾다가 아파트 단지 같은 곳 안에 위치한 곳을 찾아오는 바람에 우리 둘은 완전히 이방인으로 보였을 만도 했다. 그래도 얼마 안 있어서 어디서 왔냐부터 물어보시기 시작해서 왜 왔니’, ‘어디어디 가봤니’ ‘어디로 갈 거니등으로 질문이 이어졌다. 우리에게 목욕탕 사용법을 알려주신 푸틴 닮은 아저씨와 기왕 온거 사우나 왕창 하고 가라며 우릴 사우나방으로 밀어넣어 주신 영화배우 닮은 아저씨들 덕분에 2시간 남짓한 시간 개운하게 씻고 갈 수 있었다.

작년 여름에 모스크바를 와보았지만 겨울에 온 것은 또 처음이었다. 모스크바의 기온은 이전에 있었던 핀란드나 현재 한국의 추위에 비하면 정말 시원하다고 느낄 정도로 그리 춥지 않았다. 붉은 광장을 가서 크렘린과 바실리 성당 등을 한번 더 본 후에 열차에 탑승하기 전에 먹을 것들을 사러 마트에 갔다.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과 뜨거운 물로 해먹을 수 있는 것. 2가지 종류로만 골라야 하기 때문에 식사용은 이미 컵라면-도시락으로 정해졌다. 마실 것 등을 사고 맡겨놓은 짐을 찾고 나서 모스크바-야로슬라블 역에서 0035분에 블라디보스톡행 열차를 타고 출발했다. 1층 침대 칸으로 예매를 해 놓은 덕분에 짐을 빠르게 풀고 나서 피곤함에 지쳐 잠이 들어버렸다.

1일차 저녁이 되었다. 1일차 낮에는 뭐했냐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다. 여행 막바지에 피로가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곧 잠에 들었고 16시간을 내리 잤다. 그래서 일어났을 때, 아직 이른 아침이라 해가 안뜬건가 싶었는데 해가 이미 벌서 져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할 말을 잃었다. 모스크바에서 막 출발해서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중간 중간 타는 사람들 대부분이 하루를 못 가서 다시 내리고를 반복했다. 마치 우리끼리만 이르쿠츠크에 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동 중에는 데이터나 와이파이도 안 잡히기 때문에 명상과 사색, 그리고 뭔가 해야 할 것들을 찾아야 했다. 다행히도(?) 첫날은 사람도 별로 없는데 그냥 쭉 쉬자고 마음먹고 푹 쉬었다.

 

2일차는 예카테린부르크에 도착했고 옴스크까지 이동했다. 옴스크 근처에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가 있는데 아스타나와 알마티가 위치한 경도를 벗어나서 더 동쪽으로 이동중이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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