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4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번 3기 리포터에 이어서 이번 4기 리포터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알마티에 머무를 예정인데요.

 

3기 때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들을 이번 4기 활동을 통해 여러분에게 선보이려 합니다. 

 

광활한 영토와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카자흐스탄.이제 다시 한 번 길을 열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Title 열네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1-26 10:24 Read 1,301

본문


중앙아시아 탐구 3부작

1편 카자흐스탄에도 영유권 분쟁이 있을까

 

교환학생 1년 동안 글로벌 k리포터 활동을 함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은 칼럼의 주제 선정이었다. 글감으로 어떤 것이 적절할까 고민하면서 34기 활동을 이어나갔지만, 고민한다고 해서 항상 좋은 결과물로 이어지진 않았던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 칼럼들은 내가 중앙아시아 학과를 선택하기 이전에 중앙아시아라는 지역에 대해 갖고 있었던 의문점 하나를 시작으로 3부작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다. 그 의문점은 중앙아시아 지역의 중요성?’ 이라는 단순한듯 복잡한 것이었다. 이번 1편을 시작으로 총 3편에 걸쳐서 이 의문점에 대한 필자 나름대로 생각한 답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그럼 1- 카자흐스탄의 영유권 분쟁부터 시작한다.

 

과거에도 그러했듯 현대에도 여전히 각국간의 영유권 분쟁이 존재한다. 영토부터 시작해서 각종 경제적 이권이 있는 영해, 영공, 대륙붕 등 국익이 걸려있는 한 이러한 분쟁은 끝이 없을 것 같다. 영유권 분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도 치열하다. 독도문제부터 시작해서 쿠릴열도, 센카쿠열도, 남중국해 문제 등이 있으며 더 추상적으로는 동북공정과 같은 역사적 영유권 분쟁도 있다. 이러한 영유권 분쟁은 동북아시아에만 한해서 치열한 것이 아니다. 이 중앙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보여지는 영유권 분쟁이 덜한 편이지만 미래에는 점차 문제가 불거질 듯싶다.

 

대표적인 중앙아시아 및 카자흐스탄의 영유권 분쟁으로는 카스피해영유권 분쟁을 꼽을 수 있다. 내륙에 위치한 바다인 세계 최대의 내해로서, 언뜻 보면 대양으로 나가는 길도 아니며 나라 사이를 구분짓는 정도의 이정표로서 그다지 중요성이 없어 보일 수 있다. 있다고 해봐야 그 유명한 철갑상어와 캐비어 정도를 비롯한 수산자원이 아닐까 싶지만. 여기엔 상상을 초월할 만한 막대한 석유자원과 가스자원이 매장 되어있다. 소련 시절에 무분별하게 채굴을 해서 고갈에 가까운 상태가 아닌가하고 다들 생각했지만, 이후에 탐사와 채굴을 해보니 꾸준히 매장량이 증가했다. 카스피해와 그 일대지역까지 포함하면 원유는 최소 400억 배럴 이상이며, 천연가스는 280조 입방미터 이상이라고 한다. 정말 감도 오지 않는 수치이며, 그래서 카스피해 지역은 제2의 중동이라고 일컬어진다. 카자흐스탄 국내 최대의 유전단지인 카샤간 유전지대도 이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중국의 석유를 추출해 수송하는 송유관의 기점이자 종점도 이 근처에 위치해있다. 카자흐스탄 서북부를 포함한 카스피해 지역 자체가 막대한 자원이 매장되어 있는 금싸라기 땅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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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카스피해에 접해있는 국가는 모두 5개국이다. 북쪽부터 열거하자면, 러시아,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이란이 있다. 5개국이 카스피해에서의 영유권을 조금이라도 더 갖고자 분쟁이 발생하는 상황이다. 앞서 말했듯이 카스피해는 내해이다. 대양으로 나아가는 큰 수로가 없이 강이 흘러들어오는 내륙의 바다이기 때문에 연안에 접해있는 5개국 간의 해상무역이 아닌 이상 항구의 발달에도 한계가 있고 연안 도시들의 발전에도 역시 관광과 자원 채굴 외에는 별다른 것이 아직은 없다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런데 여기에 해군이 있다. 카자흐스탄은 카스피해 분쟁을 대비해서 해군 함정을 구입하여 카스피해에 빠뜨리고자(?) 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해나가고 있다. ‘내륙국가인 카자흐스탄에서 해군 함정을 구입해서, 그것도 대양과 연결되지 않은 내해에다 배치 시킨다.’ 라는 사실만 봐도 카스피해가 얼마나 중요한 바다이자 영토인지 알 수 있다. 또한 그리 멀지않은 미래에 카스피해 영유권 분쟁이 곧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전망이라는 것을 예측 할 수 있다.

 

과거에 소비에트 연방이었을 시절에는 소련과 이란이 카스피해를 반반씩 나눠가졌지만 소련 붕괴이후에 3개의 신생국가가 생기면서 카스피해의 영유권은 복잡해졌다. 11 양국간의 영유권 분쟁도 아니고 다수 국가 간의 영유권 분쟁은 생각보다 나에게 흥미로웠다. 그렇다면 각 5개국은 무엇을 기준으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한 영유권을 주장하는지 살펴보겠다. (5개국이 접해있는 카스피해이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가 자신의 영유권을 절반이상이 우리의 것이라 주장하기는 힘드므로 게임이론처럼 가능한 한 최대한 자신들의 몫을 챙겨나간다는 전략으로 접근하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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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news.kbs.co.kr>

 

카스피해의 영유권은 호수인가? 바다인가?’가 현재 가장 큰 영유권 분쟁의 핵심 논쟁 대상이다. 단순하게 생각하자면 카스피 ()’ 이니깐, 바다가 맞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카스피해는 호수와 유사한 생태계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카스피해가 마르지 않는 이유는 강물이 유입되어서 유지가 되고있다. 그래서인지 카스피해의 염분 농도는 실제 바다 염분의 3분의 1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볼가강의 강물이 유입되는 카스피해 북쪽 지역은 민물고기가 잡힌다고 한다. 그래서 카스피해는 낮은 염분으로 인해 호수와 비슷한 생태구조를 갖기 때문에 이 카스피해를 호수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국가들이 있다.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이란이 카스피해는 호수라 주장하는 이유이다.

 

반대로 카스피해는 바다라고 주장하는 국가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카스피 를 통해 바다라는 것은 확고부동한 사실이며 역사, 지질구조학적인 측면에서 5천만~6천만년전에는 카스피해가 대서양과 태평양에 연결되어 있었음을 증거로 내밀고 있다. 또한 카스피해가 대양의 염분 농도의 3분의 1밖에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호수보다 염분이 높기 때문에 카스피해는 엄연한 바다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보면 카스피해의 영유권 분쟁은 다자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양자 대립구도로 전환된다. 이들이 카스피해를 바다로 보느냐 호수로 보느냐는 괜한 생태학적 논쟁을 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바다이냐 호수냐에 따라 각 국가간의 점유할 수 있는 영유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바다로 보면 우리가 지리 수업 시간에 배운 것처럼 영해가 해안선을 따라 12해리로 설정되며 각종 경제적 배타 수역도 넓은 해안선을 보유한 나라가 더 유리하게 점유할 수 있다. 따라서 카스피해의 해안선을 길게 갖고 있는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호수로 보면, 국제법에 따라 카스피해에 접한 5개국 모두 20%씩 카스피해 영해, 영토를 할당 받는다. 아제르바이잔과 같은 국가들은 러시아, 카자흐스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해안선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호수라고 주장함으로써 20%씩 할당 받는 것이 최적이자 최선의 전략인 셈이다. 국가 간의 정치, 경제적 이권에 따라 카스피해를 바다로 보느냐 호수로 보느냐에 대한 논쟁이 진정성 있는 환경, 생태학적인 분석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하지만 다수의 국가 간의 영유권 분쟁이 내겐 흥미로웠고 핵심 쟁점도 정말 가지가지(?)하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였다.

 

5개국이 모여서 카스피해의 영유권에 관한 문제로 회담을 가진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이견을 좁히지못하고 계속 호수인지 바다인지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쯤 되면 카스피 해가 호수인지 바다인지에 대한 논쟁은 무의미해 보인다. 물에 탄 우유를 가져다 놓고 이게 우유인지 분유인지 물인지 떠들어대는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사이좋게 20%씩 나눠 가지면 좋겠지만 막대한 이득이 걸린 당사국간에 그런 이상적인 일이 벌어질 일은 없기 때문에 다른 쟁점이 나오거나 지각이 변동되거나 하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카스피 해에 관련한 카자흐스탄의 영유권 분쟁을 이번 칼럼을 통해 알아보았는데, 영토가 세계 9위인 만큼 영토가 넓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의 다른 지역에서도 영토 및 영유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세계 곳곳의 지역분쟁은 인종, 민족, 언어, 문화, 경제 등 다양한 요소들로부터 촉발되어 일어난다. 우크라이나 사태만 보더라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인종, 지리, 경제적 요소와 같은 것으로 인해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가 그 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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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역시 알마티에서 아스타나로 수도를 옮긴 이유 중 하나는 역시 러시아의 지역패권주의를 염두해두고 이러한 분쟁을 대비하고자 한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가시적인 영유권 분쟁이 카스피해에 국한되어있지만 불씨가 될 만한 곳은 많다.

일단 카자흐스탄 남쪽을 보면, 소련 붕괴로 인해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의 국경이 1자로 그어진 곳이 있다. 사막과 황무지, 말라버린 아랄해 지역이지만 카스피 해처럼 경제적 지리적 이점이 생긴다면 분쟁의 소지가 다분한 곳이다. 키르기스스탄과는 알라타우-천산 산맥을 경계로 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동쪽에 접해있는 중국 역시 국경 지대에 거주하는 중국인들과 관련한 인종을 빌미로 영유권 분쟁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본다. 또한 중국의 카자흐스탄 국내로의 경제력 침투가 상당히 이루어졌다고 필자는 알마티에서 1년을 살면서 느꼈다. 억측으로 보일 수 있지만 중국의 동북공정, 남방공정과 같은 역사 왜곡과 남중국해 군사기지 건설, 인도와의 히말라야 군사도로 대립 등 주변국가간 많은 분쟁이 있다. 중국이 지역 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움직임 등으로 볼 때 카자흐스탄 역시 안주하며 관망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접해 있다. 러시아와는 우방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와 러시아가 자국에 대해 위협이 된다고 판단할 시에 벌이는 일명 가스 송유관 틀어막기등의 서방 견제 정책을 볼 때 관계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 과거에 러시아한테 의존해서 정치적 경제적 영향력을 받는 카자흐스탄이었지만 현재는 미국과 유럽연합 및 아시아 국가들 간의 연대를 통해 자주적인 국가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런 행보가 러시아가 지향하는 지역 패권주의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카자흐스탄에 대한 외교 정책 또한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그 시작점은 앞서 말한 영유권 분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현재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영유권 분쟁에 관해 알아보았다. 경제적 중요성이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는 중앙아시아 지역이며 이 카스피해를 둘러싼 갈등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다음 칼럼에서는 중앙아시아의 지리적 중요성에 관한 칼럼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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