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4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번 3기 리포터에 이어서 이번 4기 리포터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알마티에 머무를 예정인데요.

 

3기 때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들을 이번 4기 활동을 통해 여러분에게 선보이려 합니다. 

 

광활한 영토와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카자흐스탄.이제 다시 한 번 길을 열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Title 열세 번째 칼럼 (1)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1-02 11:04 Read 633

본문

 

카자흐스탄의 고대도시 오트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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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칼럼에서 예고한 대로라면 이번 달 칼럼에 카자흐스탄의 서쪽, 카스피해 연안에 위치한 악타우라는 도시를 다녀온 후 소개하려는 글을 썼을 텐데 아쉽게도 가질 못했다. 악타우라는 도시를 가고싶다기 보다는 카스피해를 꼭 보고 싶었다. 안타깝게도 비행기 표 왕복은 가성비가 안 좋았고 기차로 이동해서 가려니 편도로 2일 이상 걸린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그래서 일주일 정도 잡고 카스피해로 가서 돌아오는 기차로 아랄해를 보고 크즐오르다와 투르키스탄, 쉼켄트를 본 후 알마티로 돌아오자고 계획도 짜보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모자랐고, 카스피해를 보는게 목적이니 카자흐스탄 카스피해 연안 반대편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로 이동해서 조지아까지 가보는 여행은 어떨까 하고 계획을 짜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비용과 시간이 모두 여의치가 않아서 아쉽지만 원래 바다를 보려고 했던 컨셉트를 수정해야 했다. 심지어 학기말 시험 기간도 한달 정도 겹쳐 있어서 여유롭게 갔다 올 수가 없었던 점이 컸다.

 

그래서 주말과 시험을 안 보는 날을 합쳐서 다녀와야했다. 그래서 가게 된 곳이 14투르키스탄'과 '쉼켄트라는 도시였다.

 

쉼켄트는 카자흐스탄 제 3의 도시로 60만에 가까운 인구를 보유한 도시이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쉬켄트로 가는 주요 거점 도시이자 소련 시절 중앙아시아 남쪽지역과 시베리아를 잇는 철도가 지나가는 곳으로서 교통과 문화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우즈벡인(최대도시 알마티보다 우즈벡 수도인 타슈켄트와 더 가까운 위치로 인해 우즈벡인도 상당히 많다고 한다)과 카자흐인이 대다수인 도시인데 그래서인지 도시명도 우즈벡어로는 침켄트, 카자흐어로는 쉼켄트라고 불리어진다. 뜻은 쉼-(잔디)과 켄트-(마을, 도시)가 합쳐져서 잔디 도시 정도가 되겠다. 카자흐어를 도시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사용할 수 있었고, 많은 회화를 도전 해볼 수 있어서 배운 것들을 최대한 활용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좋았다.

 

반면, 투르키스탄은 (카자흐스탄에서 그나마 중앙아 역사 유적과 실크로드 유적을 볼 수 있는) 유서 깊은 도시로 이슬람교의 성지 순례 중 하나인 야싸위 영묘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실제로 가서 보니 생각보다 영묘의 웅장한 모습에 어렸을 때 보았던 사마르칸트의 레기스탄 광장이 눈앞에 살짝 아른거렸던 것 같다.

 

 

영묘에 대한 설명은 이유진 리포터의 2기 칼럼에 게재되어 있다. 필자는 투르키스탄의 다른 유적에 대해서 소개하려고 한다. 바로 오트라르라는 곳이다. 먼저알마티에서 투르키스탄으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며 투르키스탄->쉼켄트->알마티로 오는 길도 모두 기차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왕 가는 김에, 한달 뒤에 타게 될 시베리아 횡단열차 예행 연습으로 다양한 종류의 객실을 선택해서 타보자고 마음먹었다. 우선 저번 칼럼에서 작성한 아스타나에서 타고 온 스페인에서 만든 탈곡 열차 4인실 쿠페는 이용했으니, 이번에 갈 때는 구형 열차 룩스(2인실)를 타고 올 때는 차례로 쁠라치카르타(6인실)와 좌석 칸을 타보기로 했다.

 

민트색의 열차인 구형열차는 마치 70년대 80년대에 이용되었을 법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다. 카자흐스탄만이 아니라 앞으로 탈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이와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2인실로 들어가니 안락한 의자와 침구류가 준비되어 있었다. 객실과 복도를 보니 영화 오리엔트 특급열차가 떠올랐다. 기차로 17시간을 이동해야 했는데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이것저것 하다가 저녁에 잠이 들으니 아침 7시경에 투르키스탄에 도착했다. 아직 어두운 기차역과 휑한 도로를 가로질러 버스터미널로 잠도 깰 겸 걸어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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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내부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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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키스탄 역에 도착한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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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키스탄 역 근처 매점의 모습>

투르키스탄에서 60km정도 떨어져있는 오트라르에 먼저 가기로 계획했기 때문에 그 곳으로 바래다줄 교통수단이 필요 했다. 소형버스인 마르쉬루트까로 갈 수 있는지 알아보았는데 도시끼리 왕래하는 노선밖에 없어서 택시를 구해야 했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동행한 형과 함께 일단 근처에서 아침식사를 할 곳을 찾아 들어갔다. 쌈싸에 삶은 계란과 커피로 아침을 떼우려는 도중 택시기사들이 어디로 가는지 우리에게 물어서 오트라르라고 대답했더니 다들 아리송한 표정이었다. 그런데 그 중 한명이 메슈트(사원)가 있는 곳을 가려고 하는지 묻자 거기가 맞다고 한 뒤 가격을 흥정하고 택시에 탑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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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에 펼쳐진 드넓은 초원의 모습. 마음이 탁 트인다>


동이 트는 아침에 택시를 타고 오트라르로 이동하면서 기사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1시간만에 사원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이 곳에 위치한 사원에는 아르스탄 밥이라는 12세기 이슬람 선지자이자 정신적 지주의 묘가 있다. 아무르 티무르 왕이 있던 시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측되며 그 뒤로는 여러 번 파손과 개,보수가 이뤄졌다고 안내문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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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스탄 밥의 영묘 모습>

 

 

안내문에는 전설적인 일화도 적혀있었다.

 

이 사람의 전생인지 현생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그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곁에서 받드는 제자였다고 한다. 어느 날 무함마드와 그의 제자들이 감을 먹으려고 하는데 무함마드가 그 순간 계시를 받았다고 한다. 계시는 (무함마드)가 먹으려는 그 감은 너의 시대 이후 4백년 뒤에 태어날 아흐메드를 위해 정해진(운명) 감이다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함마드가 누가 이 감을 아흐메드라는 사람에게 전해줄 것이냐?’라고 묻자 아르스탄 밥이 나서서 (알라)께 제게 4백년의 삶을 주시도록 요청하신다면 제가 그 감을 전해주겠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다고 한다.

 

안내문에 이어진 내용에 따르면, 실제 역사 문헌에 호자 아흐메드 야싸위(투르키스탄의 명물 야싸위 영묘의 주인공인 그 야싸위)의 스승은 아르스탄 밥이었고 그 감을 전해주었다고 한다. 전설은 어디까지나 전설이지만 말이다.

 

영묘의 내부로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큰 석관이 있는 묘가 있고 마을의 이장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사원 내부가 궁금해서 둘러보다가 사람들이 어느새 이장을 바라보며 무릎을 꿇고 앉아있길래 혼자 서있기 뭐해서 나도 무릎을 꿇고 앉았다. 카자흐어로 말하는 것 같았는데 희한하게도 정말 한 단어도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덕담이나 경전의 구절을 낭송해주는 것이라 분위기상 짐작만 할 뿐이었다. 의식이 끝나고 이장분들이 내게 중국에서 왔냐고 물으셔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이 먼 곳을 어떻게 찾아올 생각을 했냐며 반갑게 악수를 건네시고는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다. 이윽고 다음 사람들이 또 입장을 하려 해서 인사를 드리고 사원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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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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