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허유중

안녕하세요~ Global-K 4기 리포터 중앙아시아학과 허유중입니다. 저번 3기 리포터에 이어서 이번 4기 리포터로 여러분을 찾아뵙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 6개월 동안 카자흐스탄 교환학생으로 알마티에 머무를 예정인데요.

 

3기 때 보여드리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들을 이번 4기 활동을 통해 여러분에게 선보이려 합니다. 

 

광활한 영토와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카자흐스탄.이제 다시 한 번 길을 열어보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Title 여덟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11-27 10:29 Read 591

본문

알마티는 지진에서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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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단골뉴스는 항상 그래왔듯이 대학수학능력 시험에 관한 것이다. 11월이 되었을 무렵 내가 수능을 보지 않아서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뭔가 이맘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생각이 난다. 우리의 선배들이 치뤄왔고 우리가 치뤘던 시험이었고 이제 미래에 들어올 일팔학번 후배 학우들이 치뤄야 하는 시험인 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런 수능이 연기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원인은 알다시피 포항에서 상당한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기 때문인데, 항상 11월의 둘째주 목요일의 행사(?)였던 수능이 미뤄진 것에 대해 안전을 고려했을 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는, 이번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은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알마티에서 지도를 보며 걸을 때나, 택시를 탈 때 흥미로운 점이 있다. 특히 택시를 잡고 주소를 알려줄 때 특정 유명 건물이 아닌 이상 세로축 도로명과 가로축 도로명을 말해주는데, 마치 x축과 y축 좌표를 입력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알마티는 차도와 인도가 대부분 바둑판식으로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계획도시의 경우 이런 식의 도로체계를 갖는 경우가 많은데 흥미로운 사실은 알마티의 도시 역사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알마티 이전의 베르누이라는 명칭으로 불릴 때부터 도시의 역사로 간주한다면, 100년은 가뿐히 넘는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그럼 과거에 미리 이런 식의 도로체계를 구상했는가라고 생각이 들지만 아주 과거에는 타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구불구불한 도로체계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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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종의 좌표를 연상케 하는 알마티의 도로 지도 >


알마티는 세계 지각판의 경계에 있지 않지만, 역시 여기도 대지진이 난 적이 있었다. 1911년 도시의 형태를 갖추었을 무렵, 크게 지진이 났다. 1911 13일 규모 7.7 강진이 발생해서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1000여채의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그 이후로 도시 재건을 함에 있어서, 당시 소련의 계획 도시 설계에 따라 짓게 되었다. 그 당시에 지은 도로체계가 현재의 알마티에 이르게 된 것이다. 그래서인지 새로 지은 도로의 경우엔 6~8차선까지 있지만 과거 도심의 중심부였던 곳은 2~4차선 밖에 안된다. 시간이 지나도 새롭게 도로 확장 공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출퇴근시간에 차량 통행이 굉장히 불편한 결과를 낳기도 했다.


다시 지진에 관한 이야기로 돌아와서, 알마티 역시 지각판의 경계에 속해있지 않지만 1911년에 강한 지진이 났던 경험이 있고 비교적 최근의 중소규모 지진으로는 2014년에 발생한 규모 5정도의 지진이 난 적이 있다. 알마티 역시 지진의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도시의 역사와 경험이 증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주, 포항이 지각판 경계에 위치해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중소규모의 지진이 발생했기 때문에 미래에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경각심을 갖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 카자흐스탄도 통신사에서 날씨 및 기타 천재지변에 관해 문자 메시지로 알림을 보낸다. 11 16일에 한 번 문자메시지가 왔는데, 처음에는 그저 날씨 예보인건가 싶었다. 그런데 지진이 발생한 것을 알려주는 메시지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러시아어와 카자흐어로 메시지를 전송하는데, 당혹스러운 것은 둘다 라틴 문자로 쓰여져 있어서 차근차근 읽으면서 키릴문자로 음을 재구성해야 한다.) 규모 2 수준의 비교적 약한 지진이어서 느낌도 없었지만 처음 받아본 지진 안내여서 흠칫했다. 카자흐스탄 뉴스에 따르면, 지진 아카데미의 국장이 이천십팔년 1월 지진 예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각판의 충돌이 강한 것이 아니라고 설명했는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알마티주에는 지각판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이로 인해 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 지진 아카데미가 지진 관측소에서의 예측 결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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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라틴문자로 보내주는지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16일자 메시지에 Almaty zher silkinisi라 적힌 부분이 카자흐어로 지진이 발생했다는 비상 메시지이다. >


 “지각판의 활동화는 새해 전날 시작되어 1 10일에서 15일 정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대부분 미약한 강도의 지진이 발생할 것입니다. 만약 미약한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면, 긴장이 완화되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것 입니다. 저는 상황이 그렇게 완화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 강한 지진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에너지를 감지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아브드라흐만 쿠르스케예프 소장은 말했다


알마티 시민들은 우리가 지진 위험 지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지진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과학의 현대 수준으로 지진이 한 시간 뒤에 일어날지 하루 뒤에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가까운 시일 내에 지진이 일어날지 아닐지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까? , 지진은 발생할 것입니다. 지진 과정 활성화 기간은 다음 과정으로 접어들었고 최근 3-4년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중국 지역과 다른 국가에서의 지진이 이에 대해 말해주고 있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스푸트닉 출처-


1990년대 말부터 대피 연습을 실시했고 이번 학기 초에도 학교에서 수업 도중 지진 대피 훈련을 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화재대피 훈련인가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지진대피 훈련이었다고 하니 그때 당시에 이러한 훈련을 한다는 것을 처음 깨달았다. 무엇보다도 알마티에서 톈산(천산-알라타우) 쪽에 위치한 비교적 현대적 건물들이 줄비한 상업지구는 문제가 아니지만 이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건물들은 노후화가 심각한 편이다. 내진 설계를 하였든 안 하였든 규모가 큰 지진이 오면 삽시간에 다 무너져 내리지 않을까 싶다. 실제로 대부분의 건물이 내진 설계 없이 건축이 되었고 사용기간이 이미 지난 오래된 것들이다.


이에 대한 카자흐스탄의 대비책으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 중에 몇 개를 꼽자면, 현재 카자흐스탄의 지질 학자들은 도시 구역별 지진 지도를 제작하고 있다. 지진관측소에서의 지진예측은 (본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90%를 상회하는 예측율을 보여준다고 한다. 이러한 작업은 처음 2012년에 시작되었고 내년이 되면 완료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계획안에 따르면 이미 완성되었을 지도이다. 하지만 학자들의 지도 제작 작업이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는, 지도가 2017년에 제작되었어야 했는데 각각의 도시가 계속적으로 개발되고 도시 외곽지역을 합치면서 확장됨에 따라 그들은 이 새로운 지역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야하기 때문에 기간이 늘었다고 한다. 또한, 캅차가이(알마티 북쪽 200km정도에 위치한 호수지역)에 기지를 건설해서 특수 항공 시스템을 설립할 것을 계획 중이다. 지진 재난이 발생할 경우 항공기가 대피 작전에 투입. 항공기는 100-200톤 가량을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20-30분 안에 사고 지역으로 비행하여 부상당한 사람들과 아이, 노인들을 싣고 캅차가이로 대피시키는 방식이다. 거기에는 사람들이 지진 이후 여진이 끝날 때까지 대피할 수 있는 대피소가 필요한데, 이 대피소의 수용규모 및 내부 자재들을 확보하는 것도 주력하고 있다.


한국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내진설계가 되어있지 않은 건물이 태반인 것도, 지진 대피 훈련이 그저 보여주기 식인 것도,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대피소의 유무가 현저히 낮은 것도 모두 공통된 특징이다. 우리나라도 지진의 원인을 밝히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그에 대한 대비책을 확실히 세우고 준비해야할 필요가 있다.


1월 초-중순에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지진을 필자는 그전에 알마티를 떠나서 혹시 모를 위험을겪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다음 학기에 올 유학생들 및 남아있는 유학생 모두 안전에 유의해야겠다. 지진이 발생한 여파로 역대 최초로 수능이 일주일 연장되어서 수험생들이 많이 혼란스러웠을텐데 부디 노력한만큼 좋은 결과를 얻었기를 기원한다. 또한, 하루속히 지진 복구가 완료되고 이재민들이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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