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임하은

안녕하세요~ 저는 우즈베키스탄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할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임하은입니다.

여러분은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생소한 이름 탓에 아무것도 연상이 안 되셨나요? 멀게만 느껴지는 우즈베키스탄은 사실 언어·문화적 측면에서 한국과 유사점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알수록 고국처럼 느껴지는 우즈베키스탄의 매력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Title 다섯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10-18 10:11 Read 653

본문


히바, 부하라, 사마르칸트 여행

 

 

안녕하세요~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임하은입니다.

모두 길고 긴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저에겐 이곳에 오고 나서 가장 한국에 가고 싶던 일주일이었던 것 같아요.ㅠㅠ 게다가 지금 우즈베키스탄의 기온은 하루 사이에 25도에서 11도까지 떨어지는 바람에 가을을 기다리고 있던 저는 예상치 못한 추위와 사투 중이랍니다. 그래서 타슈켄트의 추위를 피해 지난 일주일 동안 우즈베키스탄 여행을 다녀왔어요. 같은 나라지만 히바, 부하라, 사마르칸트는 어디와도 비슷하지 않은 뚜렷한 색을 가진 도시였답니다. 누구나 인터넷에서 알 수 있는 관광지의 정보가 아닌 제가 여행하며 알게 된 각 도시의 매력에 대해 꼭 알려드리고 싶어 이번 칼럼을 작성하게 되었어요.

 

저의 다섯 번째 칼럼 주제는 타슈켄트와 비교해본 히바, 부하라 그리고 사마르칸트입니다. 실크로드의 중심지로서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우즈베키스탄의 고대 도시들은 비슷한 역사를 향유해왔으면서도 각자의 개성을 담고 있어 매년 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관광 정보로는 알기 어려운 각 도시의 특징과 궁금증도 있었는데요, 현지에서 오래 자리를 지켜온 숙소 주인분들께 여쭤본 내용을 바탕으로 칼럼을 작성해보았습니다.

 

<히바>

히바는 우즈베키스탄 북서부에 있으며 국경선 가까이에 위치해 투르크메니스탄을 볼 수 있는 도시입니다. 내성(內城)과 외성(外城)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실크로드를 오가던 대상들이 이란으로 넘어가기 전 마지막 휴식을 취했던 내성 이찬칼라와 요새화된 외성 디샨칼라가 이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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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바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 내에서 사용되는 모든 물이 소금물이라는 점입니다. 수치상으로나마 미미하게 검출되는 염분이 아닌 직접 마시면 확연히 짠맛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염수였는데, 특이하게도 그 원인은 국가 주요 산업인 목화 생산에 있었습니다.

중앙아시아의 주요 수원은 동쪽 고산지대에 쌓였던 눈이 녹은 물입니다. (어느 나라도 바다에 인접해있지 않은 중앙아시아의 지리적 특성상, 유일한 수원이 바로 이 곳입니다.)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 안디잔 등 동부지역은 산에서 내려온 물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담수이며 나머지 물은 지대가 낮은 서쪽을 향해 계속 흐릅니다. 흐르던 물은 농업용수로 쓰이기 위해 우즈베키스탄 중부이자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국경선 근처 호수에 갇히게 됩니다. 재배 시 많은 물이 필요한 목화의 특성상 물을 가두었다가 한꺼번에 방류시키기 위함인데, 염분을 포함하고 있는 이 지역에 모였던 물이 염분을 머금은 채 히바, 우르겐치 등 서부 지역으로 방류되어 모든 상수도에서 소금물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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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인 타슈켄트와 740km 떨어진 히바는 언어생활 또한 크게 달랐습니다. 현재 아제르바이잔, 히바 지역을 아우르는 영토를 가졌던 호라즘 왕국의 영향을 받아 히바 사투리는 우즈베크어가 아닌 터키·아제르바이잔어와 비슷하다고 합니다. 아래의 예시를 통해 표준어와 다르고 위의 두 국가와는 비슷한 언어 형태를 알 수 있습니다.

(우즈베크 표준어-히바 사투리-터키어) :eshik-qopi-Kapı, ·언어:til-dil-dil, 오다:kel-gal-gel 여기:shu yerda-imberda-bunda, 어디:qayerda-nerda-nered

이러한 이유로 타슈켄트 사람들은 히바 사투리를 거의 알아듣지 못하지만 히바 사람들은 매스컴을 통해 접한 표준어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한국과 비슷했습니다.

 

<부하라>

부하라는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역사 유적이 많은 도시로 그 역사가 무려 2500년에 이릅니다. 100여 개의 연못이 있어 실크로드의 주요 오아시스였으며 관개수로가 발달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최대의 이슬람 성지로써 도심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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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라의 가장 큰 특징은 다른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역사 유적입니다. 관광지로 조성된 곳뿐만 아니라 길에서 우연히 보게 되는 건물들까지 모두 마드라사(이슬람 고등교육기관)나 모스크와 같은 이슬람 관련 유적이었습니다. 이제 마드라사는 많이 사라졌지만 미르 아랍 마드라사만은 자리를 지키며 해외의 무슬림도 찾아와 교육을 받는 명성 있는 이슬람 교육기관으로 남아있었습니다. 또한, 10세기에 지어져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꼽힌 샤마니 왕의 묘까지 남아 있어, 한국의 경주와 같이 지붕 없는 박물관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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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라 사투리는 페르시아어와 비슷합니다. 그 이유는 12~13세기경 부하라에 많은 유대인이 거주하였는데 이들이 페르시아어와 비슷한 고유 언어를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즈베크 표준어-부하라 사투리-페르시아어) :eshik-dar-dar, ·언어:til-zubon-zabān 오다-kel-omadan-āmadan, 여기:shu yerda-darhaminqa-īdar, 어디에:qayerda-dargizho-kojā 와 같이 현재까지도 페르시아어와 발음이 비슷한 형태의 단어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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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르칸트>

사마르칸트는 현재 우즈베키스탄에서 가장 칭송받는 인물인 아미르 티무르(Amir Temur) 왕 제국의 수도였습니다. 현재 이란, 터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바이칼 호수 등을 아우르는 최대 영토를 확장했을 정도로 매우 번성했던 왕조의 사료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마르칸트는 실크로드 관련 유적뿐만 아니라, 티무르 왕조의 묘소, 왕비를 위한 모스크 등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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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르칸트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에서도 운행했던 전차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원래 전차는 오래전부터 타슈켄트에서 운행되었는데 1999년 도로망이 축소되기 시작했고 결국 작년 8, 효율성과 이용 빈도가 떨어진다는 이유로 폐쇄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모든 시설을 사마르칸트로 옮겨 재운행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기한 내에 시설을 완공하지 못한 사마르칸트 시장이 사임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마르칸트는 다른 지역 사투리 중 표준어와 가장 비슷하며 단어 대부분을 표준어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지키스탄과 가까이에 있어 도시 내에 우즈베크인보다 타지크인의 거주인구가 더 많으며 민족과 관계없이 타지크어로 대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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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갈 때 그 나라의 수도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즈베키스탄에는 역사 깊은 부하라와 사마르칸트에 가장 관광객이 많아요. 그래서인지 타슈켄트보다 택시가 월등히 많았고, 멀리서도 택시임을 알 수 있는 노란 차들이 많았답니다. 고려인, 우즈베크 여성들의 미모, CIS 등의 키워드로만 연상하기엔 너무나 아쉽고 아름다운 곳이 많은 우즈베키스탄으로 한 번쯤 여행을 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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