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임하은

안녕하세요~ 저는 우즈베키스탄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할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임하은입니다.

여러분은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생소한 이름 탓에 아무것도 연상이 안 되셨나요? 멀게만 느껴지는 우즈베키스탄은 사실 언어·문화적 측면에서 한국과 유사점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알수록 고국처럼 느껴지는 우즈베키스탄의 매력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Title 두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8-30 13:13 Read 390

본문

두 번째 칼럼: 내가 궁금했던 우즈베키스탄의 모든 것- Non, 누구니?

 

안녕하세요~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임하은입니다.

벌써 여름이 다 지나가고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선선해졌네요. 다들 개강을 앞두고 어떻게 지내시나요? 설레는 마음으로 개강을 준비하는 분, 남은 방학의 끝을 붙잡고 계시는 분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돼요. 저는 8월의 끝에 접어드니 처음 리포터를 시작하며 한 달에 세 편씩 쓰려던 계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출국을 위해 비자를 발급받고 항공권을 예매하며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출국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어요! 설렘을 안고 현지 생활을 그려보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 요즘, 제 머릿속을 가득 채운 것은 바로 현지 음식이었어요. 고기가 가득하고 기름기가 흐르는 많은 음식 중 다소 평범해 보이는 Non은 우즈베크인들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음식이라고 해요. 이후 교수님과의 식사 자리에서 ‘Non은 절대 버려서는 안 된다.’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로컬리티 윈터스쿨을 통해 우즈베크인 친구를 처음 만나던 날, Non을 선물 받으면서 우즈베크인이 왜 Non을 이토록 중요시하는지 궁금해져 칼럼 주제로 정하게 되었어요.

 

 

저의 두 번째 칼럼 주제는 우즈베키스탄 음식 Non[]입니다.

Non은 밀로 만들어진 빵이며 우즈베키스탄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인의 주식입니다. 우즈베크인들은 이른 아침 Non을 파는 가게들이 문을 열면 따끈한 Non을 사와 아침 식사를 하며 점심과 저녁에도 Non을 먹습니다. 제겐 특별한 재료가 첨가되지 않은 심심한 맛의 빵에 불과했던 Non에 대한 궁금증을 중앙아시아학과 Aziza 교수님께서 해결해주신 내용을 바탕으로 칼럼을 작성했습니다.

 

 

Q1. 우즈베키스탄의 많은 음식 중 왜 하필 Non이 중요하게 여겨질까?

오래전부터 우즈베키스탄은 밀을 재배했고 이를 통해 Non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음식은 없었기에 Non을 먹다 보니 주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사람들이 쉽게 포만감을 느껴서 중요하게 여겨졌습니다.

현재 우즈베크인들이 느끼는 Non의 중요도에 비해 다소 평범한 이유에서 비롯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계와 직결되는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기에 그들의 신념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Q2. Non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Non을 만드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며 종류에 따라 준비 과정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사람마다 자신의 조리법을 갖고 있기도 하나, 매일 먹는 평범한 Non은 밀로 만듭니다. Non은 집에서 만들기도 하지만 Non을 요리하는 직업을 'nonvoy'라고 합니다.

밀가루에 이스트를 넣고 물을 부어 섞은 뒤 반죽을 만듭니다.

반죽을 잠시 두어 발효시키고 동그란 테두리에 가운데가 움푹 파인 모양으로 만듭니다.

(혈소판 모양과 비슷한 모양이 됩니다.)

만들어진 Non 반죽을 화덕에 넣어 굽습니다.

 

Non의 종류 중 하나인 ptir를 만들 때는 우유와 기름을 섞어준다고 합니다.

 

Q3. 우즈베크인들에게 신성하게 여겨지는 Non은 먹는 방식이 따로 있을까?

Non을 사람에게 향하게 한 뒤, 손으로 부숴서 먹으며 칼로 자르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대개 Non을 먹을 때엔 Non만 먹거나 다른 음식들과 함께 먹지만 Palov(우즈베키스탄식 볶음밥)manti(만두)는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배부른 음식이기 때문에 함께 잘 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Q4. 우즈베크인들은 Non이 상해서 먹을 수 없게 되어도 안 버릴까?

이러한 경우에도 우즈베크인들은 Non을 절대 버리지 않습니다. Non을 버리는 것은 큰 죄를 짓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Non이 많이 남았을 때는 버리지 않고 잘라서 건조해놓습니다. 이후 Non이 딱딱해진 경우, 물을 묻혀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다시 갓 구운 식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커다란 Non을 작게 잘라 non soldi라는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며 sho'rva라는 국에 넣어 먹습니다. Non이 상해서 아예 먹을 수 없는 경우에는 소나 양을 키우는 사람에게 준다고 합니다.

Non을 버리는 것뿐만 아니라 밟는 것도 매우 큰 죄입니다. 만약 Non이 땅이 떨어져 있을 경우, 그것을 발로 밟거나 위로 뛰어서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선 Non을 주워 입 맞추고 이마에 찍는 행동을 3번 반복한 뒤, 발길이 닿지 않는 길모퉁이에 두고 가야 합니다.

 

 

혹시 이 칼럼을 읽은 후에도 Non의 중요성을 잘 모르시겠다면 흥미로운 사례를 하나 말씀드려보려고 해요. 하칸 찰하노을루라는 터키 출신 축구선수가 이탈리아 축구 클럽에 소속되어 활동하던 어느 날, 경기 중 인종차별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한 관중이 그라운드에 서 있는 하칸 찰하노을루를 향해 빵을 던지며 고국으로 돌아가라고 외친 것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빵을 주워 입과 이마에 찍는 행동을 반복한 뒤 조심스레 내려놓고 다시 경기에 임했습니다. 모욕적인 상황에서 나오는 이성적인 대처를 통해 그들이 Non에 대해 갖는 신념이 느껴지지 않나요? Non에 대한 기본 상식을 알고 있다면 큰 실수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에 가기 전에 많은 분이 알아두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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