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임하은

안녕하세요~ 저는 우즈베키스탄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할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임하은입니다.

여러분은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생소한 이름 탓에 아무것도 연상이 안 되셨나요? 멀게만 느껴지는 우즈베키스탄은 사실 언어·문화적 측면에서 한국과 유사점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알수록 고국처럼 느껴지는 우즈베키스탄의 매력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Title 열네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8-01-08 11:06 Read 424

본문

 

열네 번째 칼럼: 알수록 재미있는 우즈베키스탄 문화- 내가 본 우즈베키스탄

 

 

안녕하세요~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임하은입니다.

 

모두 2018 년 즐겁게 맞이하셨나요~? 저는 타지에서 보내는 새해인지라 조금은 외로울 줄 알았는데 이곳에서 만난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한국은 이제 새해맞이를 끝내고 일상으로 복귀했을 텐데 우즈베키스탄은 올해부터 휴일에 5일 동안 쉰다는 법이 생겨서 아직 일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새해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려던 저는 번번이 허탕을 쳤답니다.ㅠㅠ 신속·정확을 중요시하는 한국의 정서가 익숙해서인지 느긋하고 실수가 잦은 일 처리에 답답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은 느긋해지는 법을 배운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칼럼은 40도를 웃돌던 늦여름에서 한겨울로 바뀌는 동안 제가 느낀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쓰고자 해요.

 

저의 열네 번째 칼럼 주제는 내가 본 우즈베키스탄입니다. 길면 길고 짧다면 짧은 4개월 동안 이곳에 살면서 많은 것을 보고 겪어왔는데요, 그중 우즈베키스탄을 정의하게 된 여러 경험을 담아보았습니다.

 

 

신실한 무슬림이 많은 이슬람 국가답게 이들의 일상은 Xudo(=알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슬프거나 안타까운 일을 겪었을 땐 Xudoyim(=나의 신이시여), 좋은 일을 겪었을 땐 Xudoga shukur(=신께 감사한), 어떤 일을 하기 전엔 Xudo xohlasa ~qilaman(=신이 원하신다면 ~할 것이다) 등 많은 대화에서 신을 언급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벌어진 모든 일은 신께서 의도하신 것으로 생각하여 나쁜 일이더라도 원망하지 않고 수긍합니다.

 

우즈베크인의 일생에는 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는데, 그것은 바로 춤과 노래입니다. 결혼식, 명절, 송년회 등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엔 반드시 춤과 노래가 있고 이것으로 행사의 시작과 끝을 장식합니다. 가끔 볼 수 있는 야외 결혼식에서 크게 음악을 틀어 놓으면 지나가던 사람도 참여하여 함께 잔치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선 노래 부르기를 권할 때 부끄러워하며 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에선 누가 시키지 않아도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며 얼마나 가무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하여 공항 밖으로 나가면 줄지어 서 있는 택시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외국인이라면 이때부터 출국할 때까지 많은 곳에서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마주하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바가지를 쓰게 되는데요, 정찰제가 아닌 시장과 관광지는 물론 모든 시설의 입장료가 현지인보다 5배 이상 비싸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지인 중 대부분이 외국인은 부자라고 생각하여 우즈베크어를 할 줄 아는 저도 여러 번 바가지 썼었고 택시 기사에게 학생이라 돈이 많지 않다고 하자 아니, 너한테 돈 많은 거 알아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놀랄 수 있는 점은 어지러운 교통질서입니다. 빨간불일 때 차가 주행하는 것은 물론, 보행자 신호가 파란불일 때도 차가 매우 빠르게 달리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호등만 보고 건널 경우 사고 위험이 높아 반드시 좌우를 살펴야 합니다. 또한, 8차선 도로에서의 무단횡단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며 간혹 차선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도로가 있어 운전할 경우엔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현지에 있는 음식점에서 식사할 때 이들의 문화를 알지 못한다면 다소 언짢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모든 식사가 끝나고 손님이 떠난 뒤에 테이블을 정리하는 한국과 달리,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식사 중간에 계속해서 테이블을 치우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빨리 먹고 자리를 뜨라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식사의 흐름이 끊겨 기분이 나쁘기도 했지만, 이는 테이블을 항상 깨끗한 상태로 만드는 것이 매너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잔치에 초대받았을 때, 종업원이 계속해서 테이블을 청소하지 않을 경우 잔치가 별로였다고 할 만큼 이들에겐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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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크인은 스스로 친절한 민족이라 말하며 손님에 대한 친절을 미덕으로 생각합니다. 집에 찾아온 손님뿐만 아니라, 자국을 찾은 외국인 또한 손님으로 여기기 때문에 길을 묻거나 도움을 요청했을 때 거절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외국인은 러시아어만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러시아어로 말을 건네지만, 우즈베크어를 알면 매우 좋아합니다.

 

 

이번 칼럼엔 누구나 우즈베키스탄에서 생활하면서 느낄 수 있는 것에 대해 적어보았지만,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일몰이었어요. 일정 높이 이상으로 건물을 지을 수 없는 법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탁 트인 하늘이 물드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히바의 높은 첨탑에 올라가서 본 지평선과 국경 너머의 투르크메니스탄은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제 칼럼을 읽고 우즈베키스탄을 충분히 알게 된 여러분! 편하고 예쁜 관광지도 좋지만, 색다른 매력이 있고 외국인에게 친절한 이곳에 오시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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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에서 본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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