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임하은

안녕하세요~ 저는 우즈베키스탄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할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임하은입니다.

여러분은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을 떠올리시나요? 생소한 이름 탓에 아무것도 연상이 안 되셨나요? 멀게만 느껴지는 우즈베키스탄은 사실 언어·문화적 측면에서 한국과 유사점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알수록 고국처럼 느껴지는 우즈베키스탄의 매력을 여러분께 알려드리겠습니다.​ 

Title 첫 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8-30 13:08 Read 429

본문

첫 번째 칼럼: 알수록 재미있는 우즈베키스탄 문화- 중요한 40, Chilla

 

안녕하세요~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 임하은입니다.

종강 전, 다음 학기를 우즈베키스탄에서 보낼 생각에 들떠 글로벌 K-네트워크 리포터를 지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첫 번째 칼럼을 쓰게 되었어요.

곧 개강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네요.ㅠㅠ 다들 개강 전 마지막 한 달 알차게 보내시길 바라면서 리포터로서 한 학기 동안 작성할 칼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도록 할게요. 우선 저는 한 달에 2~3번 알수록 재미있는 우즈베키스탄 문화, 내가 궁금했던 우즈베키스탄의 모든 것, 한 달간 우즈베키스탄 언론에 보도된 핫 이슈에 대해 칼럼을 써보고자 해요.

제가 3학기 동안 중앙아시아에 대해 공부하며 인터넷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의 한계성에 많은 아쉬움을 느껴왔었는데, 현지에 머무르는 동안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 그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했던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쓰겠습니다!

 

 

저의 첫 번째 칼럼 주제는 우즈베키스탄의 생활풍습 중 하나인 Chilla[칠라]입니다.

페르시아어로 40일이라는 뜻의 Chilla는 보통 관혼상제에서의 중요한 40일로, 우즈베크인들에게는 특별한 숫자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왜 페르시아어가 잔재하는지에 대해 의아하실 텐데요 그 원인은 과거 중앙아시아의 영토와 관련 있습니다. 중앙아시아가 근대적 형태를 갖추기 이전에 현재 중국과 몽골, 이란 등지에서 발원한 부족이 지리적 요충지였던 현 중앙아 지역을 쟁취하는 과정에서 페르시아가 이 곳을 점령한 적이 있기 때문입니다.

관혼상제는 한국에서 인륜지대사로 여겨져 이 시기엔 몸가짐에 신중을 기했는데, 이 과정에서 두 나라가 굉장히 유사한 풍습을 가진 것이 흥미롭게 느껴져 칼럼을 써보았습니다.

 

 

<관례>

신생아가 태어나는 순간, Chilla가 시작됩니다. 40일 동안 사람들은 가능한 아기를 적게 만나야 합니다. 저녁에는 아기를 밖에 데리고 나가선 안 되며 아기가 있는 집에 오는 것과 아기를 안는 것 또한 금기시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부득이하게 신생아가 있는 집에 가야 할 경우에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기를 봐선 안 되고 조금 시간을 두어야 합니다. 이는 7일을 3번 반복하는 동안 외부 세계의 부정으로부터 탄생의 공간을 보호하려 했던 한국의 삼칠일(三七日)과 매우 유사합니다. 삼칠일이 지난 후에는 대문 앞에 걸었던 금줄을 내리고 일가친척과 이웃사촌을 초대하여 대접하곤 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도 40일이 지난 후 Chilla가 끝났음을 알리기 위해 ‘Chilla gurazon’이라는 의식을 합니다. 이 의식은 옛날에 신생아가 태어나고 40일 이내에 죽는 경우가 많아 40일이 지난 후 비로소 힘을 얻었음을 축하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산모의 엄마가 의식을 열었으며 이날 조부모님은 처음으로 산모와 아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산모의 부모님은 산모와 아기, 사위, 사돈에게 옷을 선물했습니다. 이러한 의식은 한국에서 아이가 태어나 백 일이 될 때까지 무사히 자랐음을 축하해주는 백 일 잔치와 유사합니다.

 

<혼례>

결혼식 후에도 Chilla 기간이 있습니다. 40일 동안에 젊은 부부는 함께 자야만 하며 다른 장소에 가서 자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또한, 젊은 부부는 저녁에 밖에 나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한국에서는 결혼 후 Chilla와 같은 풍습이 없지만, 양국 모두 혼인 후 시댁에 머무르며 신부는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마당을 쓸고 아침밥을 지었던 과거의 모습에서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상례·제례>

사람이 죽은 후의 Chilla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 기간에는 죽은 사람과 가까웠던 여성들이 motam이라는 옷을 입으며 40일이 지난 후에 이 옷을 벗습니다. 하지만 motam을 계속 입고자 하는 경우에는 입을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고인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가까운 사람일수록 거친 질감의 상복을 오랫동안 입어야 했다는 점이 비슷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관혼상제뿐만 아니라, 그 밖의 중요한 40일도 Chilla라고 일컫습니다. 그 예로, 여름의 가장 더운 40일과 겨울의 가장 추운 40일도 Chilla로 불리는데, 보통 625일부터 83일까지 1225일부터 25일까지가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이슬람 종교분파 중 하나인 수피즘으로부터 나온 Chilla 의식이 있습니다. 명상하기 위해 코란을 공부하기 위해 또는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 40일 동안 아무도 없는 곳에서 누구와도 말하지 않으며, 귀신(귀신이지만 선한 존재)들과 대화할 수 있기 위해 40일 동안 한 방에서 나오지 않고 머무르며 기도해야 했다고 합니다.

 

 

, 이제 우즈베키스탄에서 Chilla의 중요성이 가늠되시나요? Chilla는 단지 중요한 40일이 아닌 우즈베크인들의 가치관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풍습 중 하나입니다. 54백여km 떨어진 곳에 이렇게 한국과 비슷한 생활풍습을 가진 나라가 있다는 사실! 생소하게만 느껴지는 중앙아시아는 중국만 지나면 마주할 수 있는 가까운 나라입니다. 역사 시간에 수없이 들어 돌궐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나라 중앙아시아, 저는 알수록 흥미로운 중앙아시아의 매력을 여러분에게 알려드리기 위해 한 학기 동안 열심히 칼럼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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