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 박상우

안녕하세요, 3기 글로벌 K-네트워크 인도-남아시아 리포터 박상우입니다.

저는 앞으로 현지에서 보고 느끼는 것을 생생하게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현지에서 몸소 느끼기 때문에 인도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발하는 글을 쓰고 현지 모습이 머리 속에 그려지는 칼럼을 준비하는 게 수월하리라 전망됩니다.

칼럼 주제는 인도의 종교, 문화, 경제 등으로, 인도를 체험한 지 얼마 안 된 저와 인도를 잘 모르는 독자들이 부담 없이 수용이 가능한 주제를 바탕으로 준비할 것입니다. 정치와 역사와 같은 주제들은 향후 리포터 활동 기간 후반부에 소개할 계획입니다. 

Title 열다섯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7-17 12:11 Read 860

본문

열다섯 번째 칼럼: 인도인처럼 행동하기

 

1. 서론: 신체 언어의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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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trendspectrum.co.kr/?p=13126

 

 

 인도에 살기 시작하면서 첫 칼럼을 쓰며 두근거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마지막 칼럼 주제를 생각하고 있다. 어떤 주제를 써야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까 많은 고려를 해보았다. 마지막 칼럼이니만큼 특정 분야의 심화 지식을 다루기 보단 얕지만 도움이 되는 지식들을 전하고자 한다. 인도를 가려는 여행객들에게 인도인의 신체 언어에 대해 소개를 해보도록 하겠다.


 신체 언어라는 말이 생소할 수가 있다. 신체 언어는 한국인들이 흔히 말하는 바디 랭귀지(body language)이다. 이것은 제스쳐(gesture)와도 유사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둘 다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일환으로, 쉽게 말해 언어가 아닌 몸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행위들을 통틀어 말한다. 비언어적 의사표현 수단은 몸짓, 손짓, 표정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표정을 찡그리거나 입술을 내밀거나 팔과 다리를 꼬거나 하는 등 신체를 이용해서 현재 자신이 불만이 있다는 점을 상대에게 표현한다. 이렇듯 우리는 말을 하는 와중에 의사소통의 원활한 이해를 위해 신체 언어의 도움을 빌리기도 하고, 말을 하지 않은 채 신체언어만으로 의사표현을 전달하기도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신체 언어의 영역은 옷을 입는 행위도 포함한다. 고급 진 옷을 입는 행위는 자신이 부자라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자신이 부자임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다른 비슷한 예로 종교에 따라 입는 옷의 형태가 있는 데 이 역시 언어의 사용 없이 자신의 종교를 알리는 신체 언어인 것이다. 이처럼 신체 언어의 영역은 입말 언어의 영역보다 월등히 크다. 심리학자 알버트 메라비안에 따르면, 인간이 의사 소통할 때 입말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대화에서 7%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리고 음색, 억양 등 음성이 소통에 미치는 영향은 38%라고 했다. 그럼 나머지 55%는 무엇일까? 바로 신체 언어이다. 또 다른 인류 학자인 레이 버드위스텔은 신체 언어의 비중을 65% 이상이라고 주장한다. 즉 신체언어는 의사 전달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둘은 신체 언어를 통해 의사를 주고 받는다. 사실 언어가 다른 사람들 간의 관계를 넘어서 신체언어는 입말 언어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인류의 의사소통의 역할을 이어온 것이다. 신체언어의 도움 없이 대화를 한다는 건 로봇이 말하는 것과 같다. 로봇은 언어를 기계 스피커를 통해 전달하는 와중에 그 어떤 신체적 언어 없이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과학자들과 개발자들 역시 신체언어의 중요성을 매우 잘 알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로봇을 개발할 때 다양한 표정, 손짓, 목소리 등 비언어적 요소들이 첨가되어 개발되고 있다.

 

 이렇듯 신체언어의 역사는 말할 것도 없으며 그 중요성에 대한 지각이 사람들에겐 무감각하다. 하지만 신체언어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거듭 말해도 부족하다. 자신들이 당연시하거나 자연스럽게 혹은 무의식적으로 사용해왔던 그리고 목격해왔던 신체 언어들을 지금부터라도 배울 필요가 있다. 상대방이 이해를 돕기 위해 행동한 신체언어가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듣는 이가 신체언어에 대해 무지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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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체 언어는 모든 나라의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부분도 많지만 각 나라별로 같은 행동의 의미가 다른 경우도 많다. 위 사진에서 보이는 신체 언어의 의미가 무엇인가? 흔히 최고라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최고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저 손짓을 통해 최고라는 표현을 전달한다. 하지만 방글라데시에서는 성적 모욕을 나타내는 의미이다.

 이렇게 나라별로 다른 신체언어들이 있으므로 여행을 준비하기 전 그 나라의 신체 언어에 대해 인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신체 언어는 실제로 여행객들에게 매우 많은 도움이 된다. 신체 언어는 여행을 하는 중 부족한 현지 언어 실력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행을 하려는 나라의 신체언어를 아는 것은 오해를 방지하는 것은 물론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이 된다. 그럼 이제부터 인도의 신체 언어들에 대해 알아보자.


2. 본론: 인도인의 신체 언어들

  

합장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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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도 스님들이나 일반 불교 신도들 사이에 합장으로 예를 갖추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 인사법은 인도 정통 인사 방식을 차용한 것이다. 합장은 가슴 앞에서 손바닥을 합쳐 좌우 열손가락을 펴서 포개는 행위를 말한다. 인도인들은 합장과 함께 나마스떼라고 인사한다. 이것은 힌디어로 당신의 신에게 보내는 경례라는 뜻으로 인도의 전통 인사 법이자 현대에도 쓰이고 있다.

 이 합장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있다. 인도인들은 오른손은 신성한 손으로 여기고 왼손은 부정한 손으로 여겨 두 손을 엄격히 구분하여 사용한다. 때문에 두 손을 함께 모으게 되면 신성한 면과 부정한 면이 하나로 합쳐져 인간의 가장 진실한 면모를 드러낸다고 믿는다. 인도인들의 합장에는 상대방에 대한 진정함과 근본으로 되돌아간다는 뜻이 담겨있다고 한다. 즉 상대방에게 예를 굉장히 갖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이한 고갯짓

 

 우리는 긍정과 부정을 고갯짓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고개를 상하로 끄덕거리면 긍정을 의미하고, 좌우로 흔들면 부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인도인의 경우 부정의 의미를 나타낼 경우 우리나라와 같지만 긍정의 경우 다른 고갯짓을 통해 의미를 전달한다. 고개를 상하 혹은 좌우로 끄덕거리는 것이 아닌 시선은 고정한 채 얼굴만 시계 방향과 반 시계 방향으로 번갈아 가며 돌려준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고개를 양 어깨 쪽으로 번갈아 가며 기울여 준다.  그런데 어떤 인도인들은 특정 방향으로 한번만 고갯짓을 해주는 경우도 있는 데 이 역시 의미는 동일하다. 이 모습은 상상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실제 인도에 가게 되면 바로 목격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긍정의 의미를 나타내는 것인지 모를 경우 굉장히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고갯짓이 자칫 보면 부정을 나타낼 때 고갯짓과 유사해 보일 수가 있어 언어는 긍정을 말한 듯 한데, 고갯짓은 긍정인지 부정인지 헷갈리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지 않는 이유

 

 한국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을 보면 머리를 쓰다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신체 언어는 아이에 대한 호감을 행동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생각하고 인도에서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면 호감으로 한 행동으로 인해 인도인들에게 원성을 살 수 있다. 인도인들은 자신들의 머리를 통해 영혼이 드나든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머리를 쓰다듬으면 영혼이 빠져나간다고 믿는다. 이로 인해 인도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는 행위는 삼가길 바란다.

 

오른손과 왼손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인도인들은 오른손을 정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왼손을 부정의 의미로 받아들인다. 때문에 인도인들은 악수를 할 때 오른손으로만 한다. 또한 음식을 먹을 때에도 오른손만을 쓴다. 그래서 흔히들 알고 있을 수 있지만 배설물을 처리할 때에는 부정의 의미가 담긴 왼손을 쓴다. 인도인들은 이렇게 오른손과 왼손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객이 인도에서 이와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 이상한 시선을 받을 수 있다.

 

클랙슨의 난발


 한국에서 클랙슨은 위험한 상황에 마주하거나 위험한 상황을 예방하고자 할 시에만 쓸 수 있다. 자칫 난발하였다간 듣는 이들에게 소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도의 경우 클랙슨을 손으로 누른 채로 운전하지만 않는다면 다행인 수준이다. 실제로 인도에서는 클랙슨을 누른 채로 운전을 계속 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인도에 있다면 평균적으로 모든 차들이 5초에서 10초 내에 적어도 한번은 클랙슨을 누르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클랙슨을 누르는 빈도의 차이가 있는 것은 한국과 인도에서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사고가 나기 직전에 위험을 알리는 용도 혹은 사고를 방지하고자 미리 누르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인도의 경우 클랙슨을 누르는 이유는 자신이 존재함을 알림으로써 다른 차들로 하여금 피해가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움직이는 차는 위치가 계속 바뀌므로 자신의 존재를 계속 다른 차들에게 알려준다. 이해가 어려울 수 있지만 사진 자료를 참고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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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인도의 도로를 찍은 것이다. 인도 도로에는 자동차뿐이 있는 것이 아니다. 자동차, 버스, 삼륜 오토바이, 이륜 오토바이, 인력거, 삼륜 자전거, 배달용 마차, , 개 등 온갖 움직이는 것들이 다 같이 모여있다. 도로 상황 자체가 복잡할 뿐만 아니라 도로를 구성하는 주체의 종류도 워낙 많다 보니 일일이 신경 쓰며 운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인도인들은 되려 상대방이 자신을 피하게 만들기 위해서 자신의 존재를 클랙슨을 통해 알리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도로 상황이 나아지지는 않는다. 모두가 이렇게 이기적으로 운전하기 때문에 인도의 도로 상황은 항상 복잡하다. 따라서 인도에 여행을 가려는 독자는 인도 택시 기사가 클랙슨을 자주 누른다고 해서 그 사람이 신경질적인 사람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음을 인지하기 바란다.


3. 결론: 신체언어는 언어보다 깊은 문화다.

 

 문화를 배울 때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면 큰 도움이 된다. 그 이유는 나라의 언어에 수많은 문화가 녹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체언어는 더 깊고 넓은 문화를 더 쉽게 배울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신체언어들은 모두 행동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것들이다. 우리가 항상 당연시했거나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을 뿐 그 중요성은 매우 크다.

 

 문화란 사람들이 모여 만든 것이다. 혼자만의 행동을 문화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을 잇는 것은 대화이다. 때문에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언어에는 그 나라의 문화가 녹아 내리게 발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신체언어는 입말 언어의 비중보다 월등히 크다고 했다. 따라서 신체 언어에 대해 배우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것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임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면서 마지막 칼럼을 마친다.

 

 이렇게 마지막 칼럼을 마치면서 느낀 점은 감사함이다. 필자가 인도학과이고 인도에 와있지만 칼럼을 쓰면서 자신이 인도에 대해 굉장히 무지함을 매우 느꼈다. 독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자 쓰는 칼럼이었지만 그 이전에 칼럼을 작성하는 필자에게 매우 큰 공부가 되었다. 매일 문득 어떤 주제를 선정할지 고민하고 그 구성과 흐름을 고민하는 것부터 실로 재미있는 일이 아니었지 않나 싶다. 그리고 칼럼에 있어 무엇부터 어떻게까지 모든 과정을 스스로 하다 보니 칼럼 작성에 쓰인 자료들은 머리에 오래 남을 수 밖에 없게 된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렇게 필자에게 도움이 된 만큼 독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비록 독자의 수가 굉장히 적지만 단 한 명이라도 이 칼럼들을 통해 소소한 도움이라도 되었다면 칼럼을 쓴 것에 헛됨을 느끼지 않아 매우 기쁠 것 같다. 그 동안 나에게, 독자에게, 인도에게, 로컬리티 사업단에 모든 감사함을 느끼며 칼럼을 마친다.

 

 

 

참고자료

http://www.soundofhope.kr/bbs/board_view.php?bbs_code=bbsIdx64&num=20514&page=5&keycode=&keyword=

http://m.blog.naver.com/hyjn0125/150040345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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