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두번째 칼럼(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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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3-31 11:25 | Read | 942 |
본문
(2) 계좌 개설
: 프랑스 계좌 개설은 비자와 체류증에 비하면 비교적 정말 간단하고 쉬운 일 입니다!
우선 은행에 찾아가서 외국인 학생인데 은행 계좌를 열고 싶다라고 말하면 약속 (Rendez-vous)를 잡아줍니다. 우리나라 은행과는 달리 프랑스 은행은 accueil에서 아무 손님이나 다 받는 직원은 한두 명뿐이고 그의 권한으로는 모든 일처리를 하지는 못합니다. 계좌 개설이나 보험 가입과 같은 일은 주로 개인 사무실 안의 은행원들이 손님들과 약속을 잡고 하는 경우가 많죠. 따라서 약속을 잡고 나서 그 때에 맞춰 필요 서류들을 가져가시면 됩니다.
-여권과 여권사본
-비자
-거주 증명서
-학생증 또는 입학허가서
리옹의 경우에는 BNP Paribas 은행의 OPERA 지점에 가시는 것이 제일 편리합니다. 프랑스 대표 은행 중 하나인 BNP Paribas의 리옹 chef 지점이며 시청과 오페라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이용하는 곳이기 때문에 척하면 척 다 알아듣는다는 점이 마음을 편하게 해줬습니다.
보통 계좌를 열 때 보험을 같이 듭니다. 주거 보험 같은 경우에는 거주지 유형이나 크기에 따라 가격은 다르지만 OPERA 지점에서 모두 친절히 설명해주고 알맞은 보험을 추천해줍니다.
계좌 개설 신청을 한 후 1주일 정도 지나서 은행을 찾아가면 계좌와 연동된 카드를 발급해줍니다. 그 카드를 받고 난 후에는 본인 거주지로 지정된 카드 비밀번호가 옵니다. 보통 1~2주 안에 도착하지만 만약 오지 않는다면 은행에 가서 말해야 합니다. 카드 비밀번호까지 수령했다면 카드 결제를 통해 계좌를 활성화한 후 이제 계속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잠깐 팁! 은행에서 발급해주는 서류인 RIB (계좌번호와 IBAN코드가 명시된 명세서)은 후에 숙소 보조금을 신청하거나 핸드폰을 개통할 때에 필요하므로 미리미리 발급해서 넉넉하게 복사해놓으면 좋습니다.
사진8 두 번의 우편 배송 오류 끝에 받은 카드 비밀번호
사진9 BNP Paribas 어플리케이션
사진10 계좌 계약서와 각종 서류들 (한국인 고객이 많아 한국어로도 간략한 설명 제공)
(3) 까프 숙소 보조금 신청
: 이제 마지막 단계인 숙소 보조금(CAF) 신청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체류증과 계좌번호(RIB)가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앞의 두 단계를 모두 거친 후에야 처리가 가능합니다. 가능한 빨리 해야 프랑스에 도착한 둘째 달부터 보조금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필요한 서류들로는
-여권 사본
-체류증 사본
-거주증명서 (또는 임대 계약서)
-비자
-학생증 또는 등록증
-기본증명서/가족관계증명서 번역된 공증본
-RIB (계좌번호와 IBAN코드가 명시된 명세서)
www.caf.fr에 들어가셔서 숙소보조금 (aide au logement) 신청을 하신 후에 필요 서류들을 모아서 리옹 Gare Part-dieu 근처에 위치한 CAF에 제출하시면 됩니다. 홈페이지에서 신청 전에 보조금이 얼마 나올지 시뮬레이션을 돌려 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팁! 까프에 서류를 제출하러 방문하실 때에는 까프 앞에 위치한 서류 제출함이나 까프 창구를 이용하기 보다는 미리 약속(rendez-vous)을 잡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직원과 면대면으로 앉아서 서류를 확인하고 좀 더 확실하게 접수할 수 있습니다.
사진11 RIB (3개 이니 잘라서 사용하면 됩니다)
신청이 잘 접수되고 나면 ‘numéro d’allocataire’라는 까프 회원 번호가 우편으로 날아옵니다. 홈페이지에 로그인 하여 현재 숙소보조금 신청 처리가 어떤 단계에 있는지, 몇 일에 보조금이 얼마 지불될 예정인지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12 까프 회원번호
여기까지 프랑스에 오고 합법적으로 머물기 위해 필요한 필수적인 행정 처리들을 살펴 보았습니다. 출국 전과 후의 일을 한번에 다루다 보니 양이 너무 많아진 것 같습니다. 행정 처리는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이 주제로 여러 편의 칼럼을 잡아먹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무리해서 한 편으로 잡아보았습니다. 최대한 요점과 주의사항을 전달하려고 노력했는데 너무 지루하고 복잡하게 느껴지지는 않으셨을지 모르겠네요.
마무리하면서 전체적인 팁 두 가지를 드리자면... 프랑스 행정! 상당히 복잡하고 느린 편입니다.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절실히 공감하는 사실이지요. 특히나 빠르게 척척 진행되는 일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 학생들은 더욱 그렇습니다.
첫 번째 팁은 “모든 상황에 있어서 최선의 준비를 하라!” 입니다. 모든 서류 스캔 및 복사는 기본이고 매 기관을 방문할 때마다 정확한 서류들로 웬만한 것들은 모두 다 들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원본과 사본을 항상 같이 준비하세요. 어떤 서류 때문에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르니까요. 프랑스 일 처리는 생각보다 변수가 많아서 한 번 일이 틀어지면 시간과 노력이 배로 들어갑니다. 그리고 당연히 약속 시간과 장소 파악은 기본이겠죠~
두 번째 팁은 “다양한 시각에서 받아들이자!” 입니다. 방금 말씀 드렸듯이 프랑스 행정은 정말 현지인들에게도 소위 “Merde! (똥,shit)” 라 통할 정도로 느리고 복잡하며 변수가 많습니다. 그냥 어떤 한 일을 하려고 할 때 한 번에 처리되는 일은 없다고 보시면 돼요. 만약에 그 일이 한 번에 잘 되면 정말 감사하고 행복해하시며 맛있는 외식 한 번 하셔도 좋습니다~ 한 번에 잘 되지 않더라도 너무 스트레스 받거나 힘들어하지 마세요. 원래 갖고 있는 본인의 시각과 상식에서만 생각한 나머지 하나하나에 스트레스 받다 보면 프랑스 생활에 적응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쳐버립니다. 제가 그럴 뻔 했거든요. 현지인들의 시각, 이민자들의 시각, 유학생들의 시각, 나의 시각, 국가의 시각 등등 여러 시각에서 프랑스 행정을 보면 조금씩 그 맥락과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시각을 넓혀보게 된 계기는 한참 힘들게 체류연장 준비를 하던 작년 9월이었습니다. 프랑스의 “bureaucratie(관료주의)”에 비판적인 생각만을 잔뜩 품고 다니던 시기였죠. 그러던 어느 날, 경시청에서 2시간 반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아랍어 수업 교수님을 우연히 만나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교수님은 시리아 국적자로 현재 리옹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학부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분이셨습니다. 프랑스에 산지는 8년이 되셨는데 그 동안 매년 체류연장을 해왔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짓을 매년 하시다니 정말 놀라웠고 힘드셔서 어떡하냐고 마구 걱정을 해드렸습니다. 하지만 제 걱정은 제 시각에서만 바라본 나머지 섣불리 판단한 결과였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솔직히 귀찮은 일이 맞지만 이제 많이 적응이 되었다며, 사실 하고 싶은 일을 위해서 이런 작은 일 하나하나를 처리해나갈 수 있는 기회와 여건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본 프랑스의 한 면을 최악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해서 다른 모두가 그것을 최악으로 보고 스트레스 받으며 살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과 관료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프랑스의 관료주의에는 분명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본질보다는 절차가 중시되는 등의 심각한 문제점들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현상에도 사회적 역사적 맥락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배제해 버리면 안될 것 같습니다. 예전부터 프랑스는 여러 법 기관들과 행정 기관들이 수립되어 왔고 식민지 정책으로 인해 다양한 국가 출신의 이민자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유럽 국가이다 보니 근처에 있는 여러 나라들로부터의 외국인 유입, 외국인 학생 교류가 활발히 일어났습니다.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민자와 외국인들을 받아들이는 정책들이 자리를 잡았죠. 외국인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행정적 절차들이 많은 대신에 그들의 체류와 학업이 증명 되었을 경우에는 상당한 혜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가장 큰 혜택은 역시 숙소보조금 지급과 학생들도 합법적으로 근로 여건과 최저임금을 보장받으며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우리가 프랑스 정부에 내는 인지세들과 프랑스 국민들이 내는 세금의 혜택을 그 짧은 몇 개월 동안에 돌려받고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은 꽤나 멋진 면인 것 같습니다. 특히나 요즘 같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세금의 의미가 완전히 퇴색되어버린 상황에서는 말이죠. 내국인 외국인 할 것 없이 정당하게 법적 행적적 절차를 밟고 서로서로가 세금의 의무와 혜택 속에서 사는 사회! 그저 골칫거리로만 생각 되었던 프랑스 행정이 우리나라에게 시사하는 점이 있을 줄이야. 내가 현재 있는 곳에서 시각을 조금 바꿔서 바라보면 내 생활, 한 사회, 한 나라를 보는 시각마저도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합니다. 앞으로 여러분도 저도 조금 다르게 보려고 노력해본다면 그 영향이 어떨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는 궁금합니다~
사진13 “관료주의가 프랑스에서 권력을 쟁취했다!” (출처 : Dessins miss Lilou-over blog)
물론 안그래도 정신 없는 행정처리 중인데 당장 내 눈 앞의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긴다면 Oh la la... 정신이 말짱하기는 힘든 게 당연합니다. 그럴 때에는 그냥 쉽게 생각하세요. 만약 프랑스에 와서 별별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다시 차근차근 준비하시면 됩니다. 힘들다면 주변인들에게 망설이지 말고 도와달라고 하세요! 이미 프랑스 적응을 마친 외국인 친구들은 다들 본인이 경험한 바가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도와주고 싶어할 겁니다. 학원이나 학교에 있는 행정 지원팀을 찾아가 수시로 물어보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그 직원들은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있는 사람들입니다.
보통 행정지원팀 직원들은 그렇지 않지만 대부분 많은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불친절한 경우가 많은데, 이것도 그냥 마음을 놓는 것이 편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한국인 친구들이 공무원이나 여타 다른 직원들의 퉁명스럽고 무시하는 듯한 태도 때문에 불쾌함을 느끼고 인종 차별인가 생각하며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원래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시각을 조금만 바꿔 볼까요? 이곳 프랑스에서는 한국에서처럼 직원이 무조건 ‘을’이라는 입장, 사람을 대면하는 직업은 ‘정신적 서비스’ 또한 제공해야만 한다는 근무 정신이 딱히 적용되지 않습니다. 호객행위와 물건 판매가 중요한 몇몇 의류, 화장품 가게를 제외하면 말이죠. 그냥 모두 동등한 위치에서 자기가 필요한 일, 해야 하는 일을 해나가고 있는 입장일 뿐인 것 같아요. 그래도 혹시 상대방이 일부러 본인을 차별한 것이라면 그 사람이 부족한 사람인 것이라 생각하고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져보세요. 이곳은 프랑스니까 마음을 놓고 프랑스식의 여유를 가져보려고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두둔! 능숙하게 할 일을 해결하고 불어 실력도 늘어가는 자신을 발견하실 겁니다!! 굳이 현지까지 와서 공부를 하는 이유는 역시 이렇게 인생 경험도 쌓고 한 층 더 깊고 넓은 시야를 갖기 위해서죠~ 솔직히 다사다난 할수록 불어 실력은 많이 느는 것 같아요!
참고로 저 같은 경우에는 크게는 핸드폰 고장, 체류연장 신청 4번 퇴짜, 체류증 수령 2번 퇴짜, 학교 친구의 아시아 여성 집착, 비행기 값 중복결제, 파리 공항에서의 캐리어 분실 등등부터 해서 작게는 은행 계좌 개설 지연, 건강 이상, 이사로 인한 숙소 보조금 재신청, 통신사 변경, 숙소 보증금 떼인 일, 기숙사 미완공, 택배 회사의 실수로 인해 대형 택배 찾아다닌 일, ATM 기기 오류로 손해본 일 등등.. 이런 저런 많은 골칫거리들을 겪었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학생들이 최소 10개 이상의 인상적인 사건들을 겪었으리라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미리부터 겁먹지는 마시고 어느 정도 마음의 여유를 준비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갑작스러운 문제상황들과 행정처리만 빼면 행복한 순간들도 정말 많답니다~ 앞으로 여행, 축제, 문화에서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들려드릴게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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