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 조한아

안녕하십니까.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학과 조한아입니다.

저는 프랑스의 수도이자, 낭만의 도시인 파리(Paris), 이곳 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 중 입니다.  이미 1학기를 끝내고 2학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남은 6개월의 교환 학생일지를 3기 Global-K 리포터 활동과 함께 할 계획입니다.

여러분께 파리의 모든 모습을 생생하고 재미있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Title 여섯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7-10 16:19 Read 584

본문

 

< 여섯 번째 칼럼 - Petites vacances en Normandie >

 

 Bonjour à tous :)

  안녕하십니까 글로벌 리포터 3기 프랑스 파리에서 수학 중인 교환학생 조한아입니다.

지금 한국은 기말고사로 한창 바쁠 시기이지만 프랑스에서는 이미 학기가 끝나고 바캉스 기간으로 접어드는 기간입니다. 시험 몇 개를 망쳐 완전한 바캉스를 즐기지 못하고 재시험을 쳐야한다는 사실만은 숨기고 싶네요! 하지만 프랑스의 아름다운 여름을 그냥 보내기는 너무 아쉬워 친구와 12일 쁘띠 바캉스를 즐겨보기로 하였습니다.

 

저 는 이 곳에서 지내는 동안 유럽 다른 국가들을 여행함으로써 그동안의 바캉스를 즐겼는데요, 되돌아보니 오히려 프랑스 내부를 여행하지 못했다는 점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프랑스의 바다를 보고 싶다는 말에 노르망디에 계신 할머니 댁으로 데리고 가준 친구 Cécile 에게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하며, 이번 6월의 칼럼으로는 프랑스에서 보낸 첫 쁘띠 바캉스에 대해 써보고자 합니다.

 

 아침 10, Saint-lazare 역에서 친구와 만나 기차를 타고 대략 한 시간이 걸려 Giverny 역에 내리니 친구의 외할아버지께서 우리를 마중 나와 있었습니다. 큰 키에 하얀 백발이 멋졌던 할아버지! 노르망디에 사시면서 간간히 남부 악센트를 쓰셔서 정감 가는 시골 할아버지라고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파리에서 나고 자라신 진정한 파리지엥 이셨습니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에서 사셨던 할머니 말투를 따라하시려고 일부로 남부 말투를 쓰신다던 유쾌하신 분이셨습니다.

 

 노르망디는 위쪽 지역을 지칭하는 Haute-Normandie와 아래쪽 지역을 지칭하는 Basse-Normandie로 대략 나누어지는데 할아버지가 사시는 곳은 Louen을 중심으로 하는 오트노르망디주의 Gaillon 부근의 마을이었습니다. 최근에는 행정개편을 통해 HauteBasse 구분 없이 통합하여 노르망디주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역에서 차를 타고 집으로 가는 동안 할아버지께서는 운전을 하시면서 주변 경치들과 유적들에 대해 간결하게 설명해주셨습니다. 한국에서 온 손녀의 친구에게 좋은 추억을 남겨주시려고 12일 내내 이렇게 최고의 가이드 역할을 해주셨답니다.

 

 쎈 강을 따라 차를 타고 달리며 집으로 가는 동안 한적하고 분위기 좋은 경치와 아기자기한 집들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것은, 파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집이였는데요. 이 건축 양식을 바로 Colombage 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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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à colombage> (출처:구글image)

 달리는 차 안에서 보게 되어 직접 사진을 찍지 못한 점이 조금 아쉽네요! 친구가 말하길 이렇게 나무 테두리로 틀을 잡은 목조 건축물의 모습은 노르망디의 대표 건축 양식으로 Colombage 라고 부르는데 노르망디 지역을 대표하는 여러 가지 특색들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이 꼴롱바쥬 건축양식과 더불어 제가 좋아하는 Cidre(능금주)로도 유명하다고 하네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도착한 Cécile 의 할머니 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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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모습과 할아버지>

 파리 내에서는 학생 기숙사, 친구들이 사는 아파트 형식의 집만 들어가 보게 되는데, 프랑스의 Maison 형식의 집은 언제나 이국적인 느낌이 들게 합니다. 꽤나 커보였던 뒷 정원에는 다양한 색깔의 꽃들로 가득했고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와 차고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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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론 다 담기지 않는 굉장히 아름다웠던 뒷마당 정원>

 도착해서, 차에서 내리니 할머니께서 활짝 웃으며 반겨주셨습니다. 2층으로 이루어진 꽤나 큰 집이였는데 할머니께서는 예술가의 집에 온 걸 환영한다고 하셨습니다. 예술가의 집이라고 하신 이유가 있는데요, 집 안에는 마치 갤러리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벽 마다 그림 작품들이 많이 걸려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할아버지께서 직접 그리신 그림도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예술에 꽤나 관심이 많아 보이셨습니다. 그림의 표현 기법, 명암, 빛과 구도에 대한 설명을 진지하게 해주셨거든요. 간단하게 집 구경을 하고 나서는 다같이 점심을 먹기 위해 준비를 하기 시작 했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제가 머무는 이틀 동안 프랑스의 가정식이 무엇인지 완벽하게 보여주겠다고 하시며 즐겁게 요리를 준비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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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ée와 함께 셋팅된 식탁>

 

 역시 프랑스 식사자리에는 와인이 빠질 수가 없죠. 와인잔과 물잔을 따로 셋팅하는 것을 마지막으로 Entrée 부터 식사를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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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운 송아지고기와 함께 두 번째 메인요리였던, Haricot vert를 곁들인 감자 요리>

 제가 이제껏 프랑스 친구들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먹어보고 느낀 프랑스 가정식의 특징은, 먹기 전에 음식들을 보면 굉장히 간결하고, 식사치고는 가볍게 느껴지는 음식들인데 막상 먹으면 쉽게 배가 부르고 포만감이 든다는 점입니다. 한국처럼 한 상에 한 번에 먹지 않고 음식들을 전식, 본식, 후식 3차례에 걸쳐 순서대로 먹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이러한 특징 때문에 식사를 하는 동안 많은 대화가 오가며 그래서 식사시간이 길어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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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동안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주신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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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점심식사의 디저트는 치즈였습니다.

 Chèvre, Camembert, Comté 이 세 가지 치즈가 오늘의 디저트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이 치즈 이름들을 혹시 아냐고 물어보셨는데 제가 다 맞추자 너 거의 프랑스인이구나!’ 라고 하며 웃음을 터트리시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할아버지께서는 할머니와 손녀 딸인 제 친구를 굉장히 많이 사랑하고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사랑하는 손녀 딸의 친구가 손님으로 와서 그런지 별것 아닌 말에도 저를 많이 칭찬해주시고 띄워주셔서 식탁에서의 대화는 아직도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치즈로 한바탕 웃고 난 다음, 이제는 먹을 차례!

꺄망베르치즈와 꽁떼치즈는 그렇게 향이 강하지 않아 치즈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들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치즈이기에 파리에서도 자주 사먹었지만, 염소치즈는 다소 향이 강하다고 하여 마트에 가면 늘 살까 말까 고민만 하고 돌아서기만 했었는데 이 기회에 한번 먹어보게 되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걱정과는 달리 입맛에 아주 잘 맞아 셰브르 치즈만 계속 먹었더니 할머니께서 굉장히 좋아하셨습니다. 할머니께서 제일 좋아하는 치즈가 바로 이 셰브르 치즈라고 하셨거든요!

 

 디저트까지 먹고 나니 또 티타임으로 이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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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 후 티타임까지 끝내고는 다 같이 거실 소파에 앉아 뒷 정원으로 이어지는 문을 열어두고는 햇살과 바람을 느끼며 여유로움을 즐겼습니다. 할아버지께서 가져오신 샴페인을 마시며, 친구가 간간히 기타를 치기도 하고, Cécile이네 가족 이야기를 들으며 식사 후의 나른함을 행복하게 만끽 하였는데요, 저는 이 때의 기억이 가장 여유롭고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정말 아무런 걱정 없이, 아무런 잡념 없이 오로지 그 시간 자체만을 즐길 수 있었던 이국적인 여유로움 이었다고 하면 적절하겠네요.

 

 친구 가족과 함께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 공원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지베르니는 파리 외곽의 관광 코스들 중 하나로, 모네(Monet)1883년부터 8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이곳에서 머물며 수많은 명작을 남긴 곳입니다. 할아버지께서는 그림도 좋아하시고, 또 지베르니 공원과 가까이 사시기 때문에 이 곳에 자주 오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길 안내와 설명을 할아버지를 통해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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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권을 사고 계시는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는 모네의 공원은 딱 6월 초에 와야 형형 색색의 꽃들이 만개하여 가장 아름답다고 하셨습니다. 가장 예쁜 모습을 가지고 있을 때 좋은 사람들과 이 곳에 오게 되어 참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습니다.

 

 모네가 살았던 집은 그대로가 잘 보존되어 있었고,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부엌은 새파랗게, 식당은 샛노랗게 타일로 장식되어 있어 풍부한 색채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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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곳은 모네의 모조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방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저희에게 설명 책자 하나를 건네주시고는 늘 그래 오셨던 것처럼 찬찬히 작품들을 감상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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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감상하고 계시는 할아버지>

 2층으로 올라가니 여러 개의 방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제일 끝 방에서 크게 난 창문을 통해 아래로 내려다 보는 모네 정원의 모습입니다. 이 곳에서 보는 경치가 굉장히 아름답다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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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집 2층에서 바라보는 모네의 정원 전경 중 일부>

 

 ​화가로써 이 곳에 살았던 모네가 조금 부러워지기도 하였습니다. 고개만 돌리면 한 폭의 그림으로 담고 싶은 아름다운 풍경들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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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연못이 바로 모네의 유명한 연작인 <수련>의 배경이 된 연못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지베르니를 다 둘러본 후 다음 목적지는 Chàteau de Gaillard로 향하였는데요, 여기서부터는 다음 칼럼에서 마저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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