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 조한아

안녕하십니까.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학과 조한아입니다.

저는 프랑스의 수도이자, 낭만의 도시인 파리(Paris), 이곳 에서 교환학생으로 생활 중 입니다.  이미 1학기를 끝내고 2학기를 보내고 있는데요. 남은 6개월의 교환 학생일지를 3기 Global-K 리포터 활동과 함께 할 계획입니다.

여러분께 파리의 모든 모습을 생생하고 재미있게 전해 드리겠습니다. 

Title 다섯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5-15 10:51 Read 694

본문

< 다섯 번째 칼럼 - 프랑스 대선- Macron! Président! >

 

 Bonjour à tous :)

 안녕하십니까 글로벌 리포터 3기 프랑스 파리에서 수학 중인 교환학생 조한아입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대통령 후보들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유세 기간 모습들, 그리고 1차 투표 결과에 대해서 다뤄보았는데요, 이번 칼럼에서는 결선투표 결과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57! 드디어 결선투표를 통해 프랑스 대통령이 선출되었습니다. 극우 FNLe Pen 후보를 꺾고 En marche!당의 Emmanuel Macron 후보가 65.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제 25대 최연소 프랑스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극단적인 프랑스주의 였던 르펜의 당선을 막기 위해 1차 투표에서 떨어졌던 두 대통령 후보가 마크롱 후보의 지지를 공식 선언했던 만큼, 유럽과 프랑스는 르펜의 당선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도 마크롱이 선출되어 모두가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마크롱 지지자들은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앞에서 다 같이 응원하며 개표방송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이탈리아 친구, 프랑스 친구와 함께 바에서 와인을 마시며 개표방송을 보다가 마크롱의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그 분위기를 몸소 체험해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루브르로 곧장 향하였습니다. 프랑스 친구가 외국인인 우리에게 마크롱이 당선되서 너희들 프랑스에 더 머물 수 있겠다 축하해! 라고 했던 농담이 기억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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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브르로 가는 길은, 인도와 차도를 구분 할 것 없이 이렇게 수많은 인파들과, 이를 통제하는 무장 경찰들, 줄지어 주차되어있는 경찰차들은 물론, 이 때를 노린 불법 노점상 등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거리 위의 프랑스인들은 삼색국기를 흔들면서 노래를 부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더할 나위 없이 신이 난 모습들이었습니다. 과연 마크롱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어 기쁜 것인지, 르펜이 대통령이 되지 않아 안도의 기쁨인 것인지 문득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주위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마크롱 지지자도 있었지만, 르펜이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마크롱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도 꽤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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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방송사에서 나온 취재진들의 모습>


 이렇게 많은 인파들을 통제하기 위해서인지 루브르로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오직 한 곳만 열려있었습니다. 가방 검사와 몸 수색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어서 안으로 들어가는데 시간이 조금 지체되었지만,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들려오는 신나는 음악과 번쩍이는 불빛들 때문인지 모두가 귀찮아하는 모습이기 보다는,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것 마냥 들떠 있는 모습들이었습니다. 입구 앞에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이동식 화장실들이 비치되어 있었고 위 사진에서 보듯이 각 국의 여러 방송사들이 현장을 취재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의미가 없어 보일만큼 신속했던 가방 검사, 몸 수색을 끝내고 카루젤 개선문을 지나 루브르 쪽으로 가니 사람들을 통제하는 경찰들도 많았지만, 당선 연설을 위해 곧 모습을 비출 마크롱 대통령을 기다리며 모두가 축제를 즐기는 듯 한 분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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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간히 유럽연합 국기도 보였지만, 이 곳에 모인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프랑스 국기를 흔들고 있었습니다. 몇 몇 친구들은 가로등에 올라가 있거나 높은 곳에 올라가 있기도 하였습니다. “Macron! Président!"(마크롱! 대통령!)를 외치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삼색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비록 다른 분위기이긴 하지만 레미제라블에서 민중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연상되었습니다. 프랑스인들의 몸에는 혁명의 피가 흐르고 있는 것 같다는 한 프랑스인 친구의 말도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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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미제라블- 민중의 노래 >


 마치 마크롱 대통령의 콘서트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축제 분위기를 만끽하며, 피라미드 쪽으로 가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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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이 곳의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었습니다. 당선된 마크롱 대통령의 모습과, 웃으며 패배를 인정하는 듯 한 모습의 르펜 후보의 모습도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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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기를 흔들며 다같이 화면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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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 보이는 무대에서는 가수들의 축하공연도 이어졌습니다.

  마침내 마크롱 대통령이 반대편에서 걸어나오는 모습을 화면을 통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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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대통령이 연설을 위해 걸어 나올 때 웅장한 음악과 함께 행진을 하였는데요, 이 음악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프렉시트를 주장한 르펜 후보와는 달리 마크롱은 유럽연합의 통합을 강조하였습니다. 이 음악은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로 유럽연합(EU)을 상징하는 유럽연합국가라고 합니다. 이를 통해 마크롱의 유럽연합 지향적인 모습을 다시 한 번 알 수 있습니다. 루브르 현장에서 이 음악이 흘러나올 때에는 낯익은 멜로디와 웅장했던 분위기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다 의미를 갖추고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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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후보가 걸어나오자 환호하는 프랑스 국민들>


 “Macron! Président!"을 외치며 환호하던 사람들도 마크롱 대통령이 연설을 시작하자 모두가 진지하게 듣기 시작하였습니다. 연설 중 르펜 지지자들을 언급하자 곳곳에서 야유가 흘러나왔는데 마크롱 대통령은 그들을 야유하지 말라고 진정시키며 그들을 이해하지만 더 이상 극단주의에 투표할 이유가 없도록 임기 5년간 힘쓰겠다고 하자 박수갈채가 이어졌습니다. 연설이 끝나갈 때 쯤 프랑스의 상징인 liberté(자유), égalité(평등), fraternité(박애) 세 글자가 나오자 사람들이 다 같이 따라 외치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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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을 통해 마크롱의 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

 

 

 Vive la République !(공화국 만세!) Vive la France !(프랑스 만세!). 이 말을 마지막으로 장식하며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또 다시 환호가 이어지고 영부인을 비롯한 가족들이 나와 인사를 함으로써 대통령 당선 축제의 막은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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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목에 목마를 탄채 Vive la France!를 외치던 꼬마아이가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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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이 끝나자 무대에서는 축하공연이 다시 이어지고 사람들은 삼색기를 흔들면서, VIve la France!를 외치면서 해산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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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전히 가로등 위에 올라가 있는 사람들은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네요.
 12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었지만, 사람들은 흥에 겨워 삼색기를 흔들며 걸어 다니고, 방송사들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막막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고 몇 몇 지하철 역은 통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자동차들은 자축의 의미로 큰 소리로 경적을 울리며 달렸지만, 아무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고 그 경적소리에 환호로 답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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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틈새시장으로 군것질 거리를 팔던 노점상들은 곧 경찰들에 의해 철거되었습니다.

 

 이렇게 축제 같았던 하루가 끝이 났지만, 마크롱 후보에게는 한 가지 넘어야 할 산이 더 있다고 합니다. 바로 6월에 있을 총선인데요, 현재 의석 수가 없는 신생 정당인 En marche당이 다수당이 되기 위해서는 과반 의석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크롱은 이 총선 후보자들의 절반은 선출직 공직 경험이 없는 시민으로, 절반은 여성으로 구성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천 혁명을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계획대로 공천 후보자 절반은 여성이며, 정치적 다양성을 바탕으로 수학자, 은퇴한 투우사, 판사 등 정치 신인들로 공천자를 구성하였다고 합니다.

 

 이렇게 개혁적인 정치 포부를 드러내고 있는 마크롱 대통령의 당선을 통해, 기성 정치 세대에 대한 프랑스 국민들의 환멸을 읽어낼 수 있습니다. 이번 선거를 보면서 젊고 참신한 인물을 통해 새로운 정치판을 기대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염원과 기대를 알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높은 당선율로 축제 분위기 속에서 당선된 대통령이긴 하지만, 역시 모두를 만족시킬 수 는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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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 된 후 학교 도서관 벽에 Fuck Macron 이라고 쓰여진 낙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낙서의 주인은 어느 후보를 지지하고 있었을지 궁금해집니다.

 

 25대 대통령 선출 과정을 지켜보며, 프랑스 역사 상, 어떻게 보면 세계사적으로도 한 획이 될 수 있는 20174월과 5월을 직접 경험하고 느끼며, 칼럼으로 남길 수 있어서 매우 뜻 깊은 오늘입니다. 다음 칼럼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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