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세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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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4-26 10:28 | Read | 530 |
본문
프랑스 대선① - 프랑스 대통령 후보에 대해서
Bonjour à tous :)
안녕하십니까 글로벌 리포터 3기 프랑스 파리에서 수학 중인 교환학생 조한아입니다.
이번 칼럼으로는 프랑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프랑스 대선에 대해 다뤄볼까 합니다.
<길거리에 붙어있는 후보 포스터들> <특정인물을 비하하는 낙서>
대선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파리의 거리를 걷고 있으면 지금이 선거철임을 피부로 실감할 수 있습니다. 거리 곳곳에 붙은 후보자들의 포스터들은 물론, 지하철 역 안에는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피용을 감옥으로!’라는 낙서가 각 광고판 마다 쓰여 있기도 합니다. 'NE VOTEZ PAS'(투표하지 마시오) 라고 쓰여진 낙서도 본 적이 있는데, 이처럼 몇몇 지하철 역에서는 벽이나 광고판마다 한 문장씩 이번 대선에 대한 누군가의 생각이 낙서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광장과 같이 좀 넓은 공간에서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들이 후보자 얼굴이 그려진 깃발을 들고 모여 있기도 하며, 카페나 바에서는 지지후보가 같은 사람들끼리 모여 선거 관련 방송을 TV로 틀어놓고 술을 마시거나 이야기를 하며 마치 월드컵 경기를 보는 듯이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선거철이 마치 하나의 축제 같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나라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파업도 축제같이 하는 나라니까요!
<2017 프랑스 대선 후보자들의 벽보>-출처.구글이미지
프랑스의 대선은 어떻게 이루어질까요? 한국과는 다르게 결선투표제 방식인데요, 1차 투표에서 과반득표자가 없을 경우 총 2차례로 이루어집니다. 1차 투표를 통해 상위 후보 2명을 선출해 낸 후에 2차 결선 투표로 두 후보 중 한 명을 대통령으로 선출해내는 시스템입니다. 2017년의 1차 투표는 4월 23일, 결선 투표는 5월 7일입니다. 올해 프랑스 대선에는 총 열한명의 후보가 나왔는데요, 대통령제를 도입한 이후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재선 출마를 하지 않은 대선이라고 하네요! 열한명의 후보자들 가운데서도 유력후보로 언론이 집중한 5명의 후보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첫 번째로, 프랑스의 우파 보수주의인 공화당의 François Fillon 후보입니다.
위 낙서사진에서 언급되었던 후보가 바로 이 후보입니다. 왜 ‘Fillon en prison!'(피용을 감옥으로)라는 낙서가 곳곳에 되어있었을까요? Fillon은 공화당에서 최종 대선후보로 선택된 후 극우주의 Le pen 후보와 경쟁구도를 이루며 승리를 할 것 으로 예상되었지만 자신의 부인을 비서로 고용한 비리 스캔들이 터진 후로 지지율이 급격히 추락하였습니다. 잘 나가다가 비리 스캔들로 인해 신뢰를 잃은 케이스라고 볼 수 있죠. 주요 공약(programme)으로는 노동법 개정과 노동시간 연장, 그리고 공무원 50만 명을 줄이겠다는 공무원 구조조정이 있습니다. 반이민, 반이슬람주의를 고수하며, 보수주의답게 낙태와 동성결혼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후보입니다. 신자유주의, 친시장주의 성향을 띄며 자유 무역을 중시한다는 특징이 영국의 마가렛 대처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프랑스의 대처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다음으로는 좌파 진보주의 사회당의 Benoît Hamon 후보입니다.
프랑수와 올랑드 현 대통령이 속한 당에서 나온 후보입니다. 이 후보의 공약 중 하나로는 로봇세 징수가 있는데 로봇에 부과한 세금을 징수하여 그 세금을 바탕으로 기본 소득 보장 제도혜택을 전 국민이 받을 수 있게 확대하겠다는 공약입니다. 그리고 무슬림차별을 반대하는 성향을 띄고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극우파 민족주의인 전방 전선(Front National) 당에서 나온 후보, 프랑스판 트럼프라 불리는 Marine Le Pen입니다. 2012년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도 출마한 후보로, 지난 대선에서도 상당한 득표율을 얻었던 만큼 2017 대선에서도 높은 지지율을 자랑하며 유력 후보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Extrème droite (극우) 성향답게 철저히 자국 중심주의 공약들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반이민, 반난민 성향을 가지고 있기 떄문에 난민수용금지, 외국인 무상교육 혜택 폐지 등 외국인에 대해서는 배타적인 입장을 보여줍니다. 또한 프렉시트(Frexit), 유로존 탈퇴, NATO 탈퇴와 같은 공약들을 보면, 유럽연합에서 벗어난 프랑스 중심주의 노선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 브렉시트의 영향을 받아 프렉시트를 주장하는 FN당>
또한 Le pen 후보는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합니다. 첫 번째로 소개한 Filllon 후보가 대처리즘을 바탕으로 자유 무역을 중시한 것과 상반된 공약입니다. 미국과 EU간의 TTIP, 캐나다와 EU간의 CETA와 같은 무엽 협정에서도 탈퇴하기를 원하며 트럼프와 유사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합니다. 유세과정 중 실제로 전화를 통해 트럼프의 지지를 받았다고도 하네요. 또한 Le pen은 친러성향이 강하여 푸틴을 지지하기 때문에 정치비평가들 사이에서 혹평을 받기도 합니다. 극단적인 프랑스 중심주의와 이민자 반대주의 때문에 반대자들도 많지만, 최근 유세 기간 도중 있었던 샹젤리제 테러 사건으로 인해 Le pen의 안보공약이 지지를 얻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프랑스에서 테러가 터질 때 마다 반이민정책을 내세우는 Le pen의 지지율이 상승한다고 합니다.
극우파 Le pen에 이어 이번에는 극좌파인 La France insoumise당의 Jean-Luc Mélenchon입니다. 초반에는 지지율이 부진하였으나, 친근한 이미지와 홀로그램을 이용한 색다른 유세활동으로 지지율 부분에서 빠른 속도로 상위권으로 진입한 후보이기도 합니다. 유세활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만드는 후보네요. 극좌 Mélenchon 후보와 극우 Le pen 후보, 이 둘은 양 극단에 있긴 하지만 재미있게도 같은 맥락의 공약을 주장합니다. 극우 후보와 마찬가지로 반EU주의를 주장하는데요, 때문에 프렉시트, NATO 탈퇴, 반유로화, 반자유무역, 친러성향까지도 동일한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Le pen만큼 극단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유럽연합과 관련하여 프랑스 경제에 걸림돌이 될 만한 사안들에 대해 충분히 협상을 시도해 보고, 불발 시 EU탈퇴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으로, 즉각적인 프렉시트를 주장하는 Le pen 후보와는 다소 차이를 보입니다. 많은 정치비평가들과 EU연합국들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가 바로 2차 결선투표에서 극좌와 극우가 만나게 되는 상황인데요, 극좌 Mélenchon 후보와 극우 Le pen 후보가 결선에서 만나게 된다면, 프렉시트의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유로화와 관련하여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영향이 미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유력후보는 중도성향의 En Marche당의 Emmanuel Macron입니다. Macron은 젊고 똑똑한 이미지의 후보자입니다. 젊은 나이에 엘리제궁에서 프랑수와 올랑드 현대통령의 수석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하였고 경제부장관까지 임하였습니다. 현재 이미지가 그렇게 좋지 않은 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지를 받은 후보이기에 지지율에 타격을 입을 거라는 우려와는 달리, 현재 상황을 보면 Le pen 후보와 1,2위를 다투는 상당히 인기 있는 후보입니다. 스스로를 좌파도 우파도 아닌 집단적 연대를 지향하는 자유주의자라고 말하는데요, 좌파와 우파의 보수주의적인 정치구도를 뛰어넘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이상이라고 말하며 기성정치판을 향해 공격하는 젊고 깨어있는 듯한 macron 후보에 민심이 움직였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쟁구도에 있는 Le pen 후보와는 다르게 상당히 친EU적 성향을 띄고 있는 후보이기도 한데요, EU의 문제점과 개선사항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EU탈퇴는 반대하며 유럽연합 내에서의 프랑스의 발전을 주장합니다. 또한 친난민 성향으로 이민정책에도 상당히 호의적입니다. Macron 후보는 한때 스승이었던 24살 연상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로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렇게 언론이 주목하는 유력후보들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을 해보았습니다. 후보자들에 대해 알았으니 이어서 다음 칼럼에서는 대선기간동안 볼 수 있었던 프랑스의 선거 문화, 그리고 1차 투표 후의 결과에 대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À très bientô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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