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tle | 두번째 칼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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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 로컬리티센터 | Date | 17-03-20 10:57 | Read | 718 |
본문
두번째 칼럼, 어느덧 3월도 절반이 넘게 지나가고, 두번째 칼럼을 쓸 시간이 왔네요! 항상 여러분께 브라질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고 싶은데, 어느 주제가 적절할지 어떤 정보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브라질에 대한 기본적으로 알아 두면 좋을 정보들을 골랐습니다! 이번에 고른 주제는 브라질의 한인 이민의 삶에 대해서 입니다.
모두가 알다시피 브라질은 이민자들로 이루어진 나라입니다. 따라서 브라질 사람이라고 어느 특정 인종을 정의할 수는 없고 본국에서 서로 사이가 좋지 않은 나라의 국민이라도 브라질에서는 같은 “Brasileiro” 즉 브라질 사람으로 같은 정체성을 지닐 수 있죠. 세계 각국에서 온 사람들이 어울리는 브라질이다 보니 브라질의 정체성은 “다양성”으로 정의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브라질에서의 한국의 다양성을 대표하는 한인 이민사회의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서 실제로 ´São Paulo´의 ‘Bom retiro’에서 이민 생활을 하시는 제 삼촌을 인터뷰 하였습니다.
Q1. 브라질에 이민 오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한국의 여행사에서 근무하고 있었어요. 사실 형님이 훨씬 전부터 파라과이에 이민 와 계셨는데 한국 말고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었고 형님도 계시고 영주권 등 정착이 다른 나라보다 수월한 파라과이로 이민 오게 되었어요. “Ciudad del este”라는 파라과이 제 2의 면세도시로 이민 오게 되었죠. “Ciudad del este”는 아르헨티나의 Puerto iguazú 와 브라질의 Foz do iguaçu와 마주하고 있는 국경도시랍니다. 경제력이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보다 훨씬 취약한 파라과이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부유하고 활발한 곳이죠. 거기에 면세도시여서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의 소비력을 흡수하기도 좋았어요. 그래서 파라과이에서 신발 장사를 시작했죠. 처음에는 잘 됐어요,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가 닥쳤고 지역 경제가 많이 죽었죠. 더 이상 파라과이에서는 살기 어려웠어요.
이왕 이민 왔으니 한국에 돌아가기 보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 생각했었죠. 다른 남미 국가들을 찾아보던 중 브라질이 한인 사회도 가장 크고 경제력도 튼튼해서 옮기게 되었어요. 많은 한인 이민자들이 그렇듯 저희도 ´São Paulo´의 ‘Bom retiro’로 오게 됬죠. 정리하자면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의 경제가 무너지자 그나마 튼튼한 브라질로 왔다고 할 수 있겠네요. 실제로 지금도 남미 국가 중 경제규모가 가장 큰 나라가 브라질이기도 하고요.
Q2. 처음 브라질에 오실 때 기대하셨던 바와 현실 그리고 정착하면서 느꼈던 고충이 있나요?
사실 이민 자체를 갑자기 오게 됐어요. 파라과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잘 몰랐고 브라질은 더더욱 몰랐죠. 단지 파라과이보다는 낫겠지 기대하고 “São Paulo”에 왔어요. 브라질 한인 사회는 거의 대부분 의류업에 종사해요. 원단 무역이나 의류 제작 판매 등 관련 모든 분야를 주도하고 있죠. 처음에 왔을 때는 한인사회가 의류업에 종사한다는 점도 몰랐어요. 그래서 엉뚱하게 주택가에서 사우나로 시작했죠. 업종을 완전히 잘못 골랐던 것이었어요. 사우나를 접고 원단과 의류 쪽으로 전환해서 지금까지 하고 있죠.
Q3. 브라질 한인 사회의 현실을 말해주세요.
브라질에는 정말 다양한 국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이 있어요. 다른 인종, 민족하고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고 자국민과 어울리는 사람이 있죠.
예를 들어 일본인 이민자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는 편이에요. 이민 역사가 길어서 일 수도 있지만 다른 민족하고 결혼도 많이 가고 일본인이라는 정체성보다는 브라질사람이라는 정체성이 더 강한 편이죠.
한인 사회는 완전히 반대에요. 브라질에 이민 온 사람들 중에 가장 폐쇄적인 사회가 한인 사회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많은 한인들이 먼저 온 가족들의 권유로 이민 온 경우가 많아요. 가족을 따라 들어오다 보니 사회가 굉장히 좁고 한국인 끼리만 어울리게 되죠.
이런 사회에는 장 단점이 모두 있어요. 장점이라면, 서로 끈끈해서 상부상조가 잘 된다고 할까요? 그리고 단점은 …. 제 생각에는 단점이 더 많은 것 같지만 너무 가까워서 불편한 경우가 많아요. 서로 너무 잘 알다 보니, 하나하나 예를 들지 않아도 한국의 많은 공동체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문제가 있죠.
장점이라고 가지고 있던 상부상조도 요즘 들어서는 많이 퇴색되었어요. 그 이유는 60~70년대는 군사독재를 피해서 정치 이민을 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라 떼돈을 벌어서 돌아가겠다는 경제적 이유보다는 생존, 자유를 위해서 서로 도와주고 위해주고 그런 분위기가 있었죠. 거기에 지금처럼 의류업에 종사하시지 않고 대부분 농업 이민으로 오신 분들이 많았어요. 이민의 목적도 있고 기존의 한국 사회의 모습으로 서로 도와주는 문화가 있었죠. 하지만 한국의 경제가 발전하던 80년대에는 부자가 되기 위해서 경제적인 이유로 오신 분들이 많아요. 목적이 富이다보니 서로 물어뜯고 사기를 치고 경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죠. 그러면서 많은 사건 사고들이 생겼고 이민 사회 내부에서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는 분위기가 생겼어요. 지금도 그런 면이 심하고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 브라질 한인의 80퍼센트 이상이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어요. 처음에 농업이민으로 와서 바느질을 하기 시작했고 점점 의류 쪽으로 진출하게 된 것이죠. 한인들이 모여서 의류업을 시작하던 봉헤치로는 기존에 지역을 주도하던 유대인을 몰아내고 ‘São Paulo”의 코리아타운, “São Paulo”의 동대문이 되었어요. 대부분 같은 업종에 종사하니 경쟁도 심하고 살기가 편하지는 않죠. 거기에 한인들이 유대인을 몰아내고 지역을 주도하게 된 것 처럼 요즘엔 중국인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어요. 많은 한인들이 공장을 중국에 두거나 원단을 중국에서 수입하는 방법으로 사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인들은 서로 끈끈해서 같은 중국인이면 공급가를 싸게 해준다는 방법으로 한인들이 따라갈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유지해요.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한인들은 상대적으로 중국인들 보다 품질에서 우수성을 유지했죠.
하지만 중국인들이 만드는 제품도 많이 발달해서 한인들의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고 있어요. 또한 과거에는 봉헤치로가 상파울루 패션의 중심이었는데 중국인들이 “브라스”라는 지역으로 많이 진출하니 봉헤치로의 전체적인 지역 경쟁력도 많이 떨어지고 있죠. 이게 말하는 것 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라서 한국이나 미국으로 다시 역 이민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하지만 브라질에 정착하기도 힘든데 다시 이민을 떠나는 것은 말이 쉽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이러한 경제적인 이유도 있고 정치적인 이유도 있어요. 일본인이나 다른 국가의 이민자들은 적극적으로 브라질 정치에 뛰어들어서 이익을 대변하는데 한인들은 아직 정계에 뛰어든 사람이 없어요. 그러니 지역의 치안이나 인프라 등 많이 밀리는 점이 많죠. 앞으로 2세 3세들은 정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서 힘을 가졌으면 해요. 브라질이란 나라에서 정치적 힘을 갖는 다는 것은 정말 엄청난 메리트에요.
Q4. 그럼 중국인들에 비해 한인들이 갖는 경쟁력은 뭐가 있을까요?
브라질 사람들은 유행에 굉장히 민감해요. 열정적인 국민성과 닮았죠. 중국에서 브라질까지 물건을 들여오는 데에는 1달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요. 앞으로 중국인들과 경쟁하려면 품질은 기본이고 유행에 맞춰서 품목들을 바꾸는 속도도 굉장히 빨라야 하죠. 유행에 발빠르게 바꾸는 것도 한인들이 조금 더 빨라요. 또한 품질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한인들이 만든 제품의 품질이 더 좋아요. 장점을 유지해가면서 또 다른 장점을 찾아 보아야죠.
Q5. 그럼 중국인들과는 경쟁 구도가 형성되어 있고, 다른 국가의 이민자 와의 교류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교류라고 할 것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교환학생으로 온 경우는 브라질 문화가 익숙하지 않아서 비슷한 중국, 일본 친구들과 빨리 친해지지만 이민사회에서는 각자 종사하는 분야가 사회 전체가 교류하면서 지내기는 어려워요. 일본인들은 농업으로 오랜 세월 진출했고 지금은 브라질 사회에 많이 동화되었죠. 한인 사회가 굉장히 폐쇄적이고 한인들 끼리 어울리다 보니 다른 국가의 이민자들 하고는 많은 관계를 맺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Q6. 브라질 교민의 입장에서 브라질이 앞으로 필요로 하는 사업 분야와 한국이 새로 진출했으면 하는 일 혹은 교민 청년들이 해줬으면 하는 일들이 있나요?
이민자들의 입장에서 한국 사람들이 닦아 놓은 토대가 의류업이고 계속 키워야죠. 앞서 말한 경쟁력을 유지해서요. 중국인이 진출해서 어려워졌다고 기존의 업종을 바꿔야 할 필요는 없고 그래서는 안되요. 2세 3세들도 이어받고, 정계에도 많이 진출해서 브라질 사회에서 생존하는데 필요한 또 다른 경쟁력을 만들 수 있으면 좋겠네요. 한국이 새로 진출했으면 하는 분야라 … 조금 어려운 질문인 것 같고. 브라질 정치 상황이 개선되어서 한국 기업이 브라질에서 사업하는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노동법을 좀 완화하고 항공사들의 정치적 방해를 이겨내고 철도와 물류 인프라를 더 설치해서 한국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와서 사업하기 좋은 환경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Q7. 교민으로서 생각하는 브라질의 미래, 브라질은 항상 미래의 국가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브라질이 새로운 미국이라는 책도 있을 정도로 브라질은 미래의 국가라는 말이 많죠. 하지만 미국처럼 강대해지지는 않을 것 같아요. 국민성도 다르고 나라가 발전하는데 발목을 잡는 정치 문화적 요소가 너무 많죠. 미래의 국가라는 말은 브라질의 방대한 자원을 보고 하는 말 같아요. 자원이 있으니 활용하면 발전 가능성이 있겠죠.
하지만 정치적 문제가 너무 커요. 예를 들면, 브라질은 빈부격차가 정말 어마어마한 나라 중의 하나 에요. 부자들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정치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기들의 이익을 지키는데 혈안이 되어있죠. 항공사들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브라질은 철도가 제대로 깔려있지 않아요. 싸고 효율적인 철도를 깔면 자신들의 이익이 줄어들까 항공사들이 반대하고 그 지원을 받는 정치인들은 철도를 깔 생각을 하지 않죠. 교육도 마찬가지에요 브라질의 공립대학은 무료이고 그 교육의 질도 정말 좋아요. 하지만 그런 명문대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비싼 사립 고등학교를 나와야 해요. 가난한 사람들은 아예 고급 교육의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이죠. 이러한 사회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브라질의 자원은 나라 전체와 많은 국민들을 위해서 쓰이지 않고 부자들의 이익을 위해서 쓰일 거에요. 교육의 기회가 많이 없고 그로 인해 경제력을 갖기 어려운 가난한 사람들은 갈수록 가난을 되물림 해야하고 그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고, 부자들은 그로 인한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 부패를 더 하고 경찰을 매수하고 악순환이죠. 내부적인 구조가 해결되지 않는 한 브라질이 더 크게 발전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봐요.
하지만 2억이 넘는 인구에 방대한 자원, 돈이 있으면 더 많은 기회가 있는 이 나라에서 이득을 취할 일은 아직 많죠. 이 말은 곧 한국보다 훨씬 경제를 활성화 시킬 일들이 많다는 뜻이거든요. 한국은 이미 발전할 대로 발전되어서 계층을 뒤집거나 새로운 사업을 통해 큰 돈을 벌기 어려워요. 하지만 브라질은 발전이 덜 되고 건설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 경제를 활성화 시킬 것들이 정말 많죠. 즉 열심히 노력하면 1년에 백만달러 이상 벌 수 있는 곳이 브라질 이에요.
Q8.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 해 주세요.
많은 교민들이 브라질에서 수백만 불을 벌어서 삶의 질이 더 나은 미국으로 다시 이민을 가던가 한국으로 돌아가요. 하지만 미국에서 실패하고 다시 브라질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죠. 새로운 이민은 도전 이에요,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죠. 저희는 아이들이 포르투갈어, 한국어, 모두 구사하는 브라질 사람이자 한국 사람 이에요. 여기서 태어나고 여기서 자랐으니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고 아이들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죠. 앞으로도 계속 브라질에서 있고 싶어요. 하지만 저는 한국에서 자랐고 한국이 익숙하니 언젠가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인터뷰를 정리해보니, 한인 이민사회는 폐쇄적이고 대부분 의류업에 종사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São Paulo” 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것을 볼 수 있었죠. 실제로 제가 여행하면서 브라질 북동부나 북부 심지어 아마존에서까지 일본계 후손을 볼 수 있었는데 한인들은 São Paulo 외에는 보기 힘들었습니다. 일본보다 이민 역사가 짧아서 아직 브라질 사회에 덜 동화된 모습을 볼 수 있었네요. 또한 중국인의 진출로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교민 입장에서 본 브라질의 밝은 미래는 내부적인 장애가 해소되지 않는 한 장애물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유학생활 중에 경험한 점도 보태면 브라질은 관료주의가 발전에 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고 현재의 삶을 개선하는 데에도 많은 장애가 되고 있죠. 예를 들면, 강도를 당했을 때 경찰에 신고하면 조사를 위해서 이리저리 불려 다녀야 하고, 경찰들은 하루에 5시간 정도 밖에 일하지 않고 피해자의 많은 시간을 조사에 할애해야 합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일을 하면 경제적 손실을 더 쉽게 매울 수 있죠. 이런 점 때문에 치안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들었던 것 보다 삼촌 분의 말씀을 직접 들으니 브라질은 참 문제가 많은 나라가 아닐 수 없네요.
하지만 문제가 많다는 건 발전할 것들이 많다는 것이고 할 일이 많다는 점이죠. 브라질의 현실을 인정하고 진출한다면 우리 한국 학생들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참 많을 것 같네요. 더 많은 한국 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게 되길 위해서라도 한국 기업들을 방해하는 노동법이나, 부족한 인프라 등이 해결되었으면 합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신 삼촌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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