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 이재진

브라질의 인종차별

 브라질은 인종의 전시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다른 어떠한 나라보다도 인종 관계가 복잡합니다. 백인, 흑인, 동양인과 백인과 흑인의 혼혈인 Mulato, 백인과 원주민의 혼혈인 Caboclo, 백인과 동양인의 혼혈인 Mestio, 흑인과 원주민의 혼혈인 Cafuso등 다양한 인종들이 브라질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관계의 인종들이 살아가는 나라 브라질에서도 인종차별이 존재할까요? 이번 칼럼에서는 브라질의 인종차별을 주제로 써보고자 합니다. 

 다양한 인종이 사는 브라질에서 인종차별이 존재하냐는 질문에 저는 존재한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제가 사는 포르투 알레그리는 브라질 최남단으로 유럽 이주민들의 영향으로 백인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동양인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상파울로에 비하면 포르투 알레그리에서는 동양인을 찾아보기가 매우 힘듭니다. 그래서인지 거리를 걸어가면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눈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 이민자들이 많기에 거리를 걷다 보면 ‘스시’, ‘곤니치와’, ‘Japa(일본을 낮춰부르는 말)’등을 자주 듣곤 합니다. 

 브라질의 한 뉴스 프로그램의 기상 캐스터인 Maria Julia Coutinho는 SNS에서 네티즌에게 흑인이라는 이유로 ‘여자 노예’, ‘여자 원숭이’, ‘불결한 여자’등의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그녀 이외에도 Belo Horizonte주에서 50대 원주민이 백인 청년에게 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브라질 인종차별의 원인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 먼저 교육적 원인으로 브라질 교육 시스템에서는 차별적 상황이 존재합니다. 초,중등 교육에서 사립교육과 공립교육의 질적차이가 매우 큰데 이는 경제, 사회적인 문제들의 결과로 발생하게 됩니다. 교육의 불평등은 직업과 임금 등 소득에 관한 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빈부차로 소득수준이 낮은 가정의 아이들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경제활동을 하거나 교육을 받는다 해도 교원이 부족하고 질 낮은 교육수준과 시설을 갖춘 공립학교에서 교육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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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원인으로는 경제적 원인이 있습니다. 브라질 교육에서의 인종 간 불평등은 소득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브라질 국립 통계원이 10년 이상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의 교육과 임금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백인의 경우 학력으로 인한 임금 혜택이 250%인 반면 흑인 남성은 62%로 백인과의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득에서의 차별은 경제적으로 흑인들이 불평등한 구조가 고착화되어 나타나게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피부색에 의한 차별이 아닌 경제적 양극화 문제로 인해 백인이 상류층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흑인이 극빈층의 대부분을 구성하게 되어 경제적은 부분에서 백인보다 흑인이 부를 창출할 기회를 얻기 힘든 차별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흑인 노예로부터 시작된 백인과의 경제적 차별이 교육에의 불평등을 낳았고, 이 불평등이 다시 일자리에서의 차별을 초래, 이후 임금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굳어진 경제적 불평등 구조는 지금까지 계속되어 흑인들이 사회, 경제적으로 하층민에 속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인종 쿼터제

 ​인종 쿼터제는 연방 대학교들이 입학생을 선발하는 과정에 있어 흑인, Mulato(흑인, 백인 혼혈), 원주민의 비율을 50%로 맞추도록 하는 제도로 인종차별을 완화하기 위해 저소득층의 70%를 차지하는 흑인과 Mulato에게 균등한 교육기회를 주어 교육적 불평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종차별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 제도는 인종적으로 구분되는 대상 뿐 아니라 공립 고등학교 출신과 저소득층도 대상에 포함됩니다​.

 인종 평등법

 ​인종평등법은 인종차별적 행동 및 언행을 하는 것에 대해 징역형으로 엄중히 처벌하는 동시에 아프리카, 브라질 흑인의 역사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룰라 전 대통령이 2010년 7월 20일 인종차별을 완화하고자 발표하였습니다. “인종평등법은 인권보호를 지향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흘린 땀의 열매이며 브라질은 보다 평등한 나라가 될 것이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이 법안을 강력하게 지지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은 하원에서는 통과되었지만 상원 심의 과정에서 삭제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