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 양가람

안녕하세요^^ Global-K 리포터로 활동하게 된 중앙아시아학과 양가람입니다.
 
작년 9월 교환학생으로서 카자흐스탄에 첫 발걸음을 디딜 때까지만 해도 두려움이 앞섰는데요.
이제는 늘 새로움이 가득한 카자흐스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을 넘어서 중앙아시아의 다양한 모습들을 여러분께 전달할 예정입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늘 정확하고 흥미로운 주제로 찾아뵐테니 지켜봐 주세요! 

Title 다섯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4-26 11:02 Read 1,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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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르바예프, 자국어 표기 키릴문자에서 라틴문자로 변경 지시

 

안녕하세요^^ 글로벌리포터 양가람입니다.

 

지난 칼럼 주제는 카자흐스탄 언어 사용실태였는데요,

이번 칼럼에서는 카자흐어 사용을 늘리기 위한 정부 정책 중 하나로써 카자흐어 표기 방식 변경 정책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지난 12일 카자흐 정부는 자국어 표기 문자를 라틴문자로 변경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아래는 이에 대한 한국 기사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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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자르바예프, 자국어 표기 키릴문자서 라틴문자로 변경 지시

"올해 말까지 변경 일정 마련하라"국가 현대화 계획 일환

(모스크바·알마티=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윤종관 통신원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카자흐어 표기를 기존 키릴문자에서 라틴문자로 바꾸기 위한 일정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12(현지시간) 보도했다.

옛 소련권에 속한 카자흐스탄은 그동안 러시아를 비롯한 슬라브어권 문자인 키릴문자를 사용해 왔다.

현지 관영 신문 '에게멘 카자흐스탄' 등에 따르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올해 말까지 학자, 사회단체 대표들과의 협의를 거쳐 라틴문자에 기초한 새로운 카자흐 알파벳과 표기법 기준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2025년까지 모든 공문서와 정기 간행물, 도서 등이 라틴문자로 발간돼야 한다"면서 당장 내년부터 중등학교 교과서부터 라틴 문자로 발간하도록 했다.

그는 학생들은 이미 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기 때문에 다른 표기법으로 넘어가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표기법으로 이행해 가는 과도기에는 키릴문자도 함께 사용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지시로 언어학자, 라틴어 전공자와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카자흐어 알파벳 변경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기 체계 변경은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국가 현대화 계획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터키어 계통인 카자흐어를 공식어로 사용하는 카자흐스탄은 옛 소련 국가들 가운데 러시아와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1800만 명 인구의 약 20%가 러시아인이다. 러시아어는 여전히 공식어로 사용되고 있다.

카자흐스탄은 동시에 사회·경제, 교육 등의 분야에서 서구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시도도 계속하고 있다.

옛 소련권에 속했던 아제르바이잔, 몰도바,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은 카자흐스탄에 앞서 키릴문자 사용을 포기했다.

keiflaza@yna.co.kr

<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4/12 22:29 송고

 

사실 카자흐어는 처음부터 키릴문자로 쓰이지 않았습니다. 카자흐어의 철자 변경에 대한 역사는 대부분 특수한 정치적인 사유로 인해 이루어졌습니다.

 

카자흐어는 우즈베크어나 신위구르어 등 중앙아시아에 분포하는 다른 투르크어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에 걸쳐 차가타이어를 문어(文語)로 사용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페르시아식 아라비아 문자를 쓰는 공통 문어가 카자흐어 사용자들 사이에는 19세기 후반에 들어와 구어화되어 카자흐 문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요,

 

그 후 1917년과 1924년의 정서법 개정을 거쳐, 소련에서는 1929년에 라틴 문자화되고, 1940년에는 키릴 문자로 대체되었습니다.

 

소련에서 독립한 튀르크 국가 5개국인 아제르바이잔,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중 킵차크어파인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은 독립 이후 라틴 문자로의 개혁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카자흐스탄은 독립이후 카자흐인의 비율이 50% 미만 이었던 적이 있어 카자흐어 화자의 비중이 낮은데다가 독립 초기 경제 위기로 인해 문자 개혁을 실시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또한 문자 개혁은 탈러시아라는 성격이 있어 자국민 중 카자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져야 안정적으로 실행할 수 있으며 그리 성공적이지 않은 우즈베키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의 문자개혁이 카자흐스탄의 문자 개혁 의지를 많이 약화 시켰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 사회가 안정 되자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라틴어로의 문자개혁을 구상하기 시작했습니다,

 

1998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라틴 문자에 기초한 새로운 카자흐어 문자 제정과 관련된 법령을 발표 했고, 이때부터 카자흐어의 라틴문자로의 문자개혁이 준비되기 시작했습니다.

 

2004QazAqparat이라는 카자흐어 라틴 알파벳이 등장했고 카자흐스탄에서 사용하는 카자흐어의 공식 라틴 문자 표기법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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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에 큰 진전을 보이지 않다가 2013년 세계와의 소통을 위해 라틴문자로의 전환을 추진한다는 정책을 다시 한 번 발표했는데요,

 

구체적인 계획안이 없이 2025년까지 완수 되어야한다 라고만 발표해 모두들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명확히 내년부터 중등학교 교과서 라틴 문자로 발간을 지시했습니다.

 

키릴문자에서 라틴문자로의 문자 개혁에서 중요한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키릴문자 표기에서 한 문자로 표기되던 것을 라틴문자 표기 방식에서도 한 문자로 표기해야한다는 점입니다. я, ю, ё 는 어쩔 수 없이 2문자 표기로 해야 하겠지만 그것 외에는 한 문자 표기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я, ю, ё 조차 2문자로 표기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의외로 크기 때문입니다.

 

 최대한 보편적인 라틴 문자 표기법과 비슷해보여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a는 아, i는 이, u는 우, e는 에, o는 오로 가야 한다는 것이며 보편적인 라틴 문자 표기법에서 자음으로 쓰는 글자는 자음으로, 모음으로 쓰는 글자는 모음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투르크메니스탄 문자 개혁 과정에서 이 원칙을 어겼다가 다시 한 번 문자 개혁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영어 교육을 통해 그나마 라틴 문자에 익숙해졌는데, 이 원칙을 깨버리면 단순히 외국인만 못 읽는 것이 아니라 자국민들도 못 읽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필기체로 쓰기 좋아야 합니다. 키릴 문자 사용하는 사람들은 필기체로 쓰는 것에 매우 익숙해져 있는데요, 필기체 쓰는 데에 불편하다고 느끼는 순간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냅니다. 아제르바이잔 문자 개혁 과정에서 ä 때문에 글자 쓸 때 점을 너무 많이 찍어야 한다는 불만이 크게 나와서 ä ə 로 바꾸는 문자 개혁을 한 번 더 실시했습니다.

 

 독자적인 개량형 라틴 문자를 사용할 경우 전산화에 상당한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이미 나와 있는 개량형 라틴 문자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이것이 꽤 중요한 문제인 것이, 당장 새로운 개량형 라틴 문자를 사용할 경우 지금껏 존재하는 모든 스마트폰과 컴퓨터에서 입력이 곤란해져버리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지금까지는 러시아어 차용어는 러시아어 표기 방식을 거의 그대로 활용 했는데요, 라틴어로 표기할 때는 러시아어 차용어를 어떻게 표기해야하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또한 정책을 집행하면서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국민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지의 문제도 있는데요,

 

문자 개혁은 단순히 도로 표지판을 바꾸는 정도 가 아니라 새로운 문자로 된 출판물이 충분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제대로 된 문자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며, 전산화가 제대로 잘 이루어 져야합니다.

 

우즈베키스탄이 문자 개혁 초기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이지 않아 아직까지도 키릴과 라틴문자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출판물에서 문자 개혁 실시 이후에 출판되는 것에 대해서만 라틴 문자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발간된 것들까지도 라틴 문자로 바꾸어야 한다는 점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과거 자료를 읽기 위해 다시 키릴 문자를 익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려움이 있는데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라틴 문자가 세계인들과의 소통에 필요하며,

라틴 문자를 도입하면 컴퓨터 언어를 쉽게 이해하게 되고 어린이를 포함한 카자흐인이 세계 경제와 과학 분야에 입문하는데도 더 쉬워질 수 있다며 라틴어로의 표기 변경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한 카자흐스탄 국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데요, 문제없이 써온 키릴문자를 굳이 라틴문자로 바꿔야하냐, 영어를 배운 젊은 세대들은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라틴문자를 모르는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한 러시아어만 아는 사람들에게 라틴어로 된 카자흐어를 어떻게 보급할 것인가라는 문제도 많습니다.

 

하지만 특히 젊은 세대에서 라틴문자로 표기를 변경하자는 의견에 공감하는 의견들이 많은데요, 그들은 영어를 배운 세대로 국제화 시대에서 영어의 중요성을 알고 카자흐스탄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라틴문자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카자흐스탄 현지인 친구의 생각을 물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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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의견을 정리해보면

 

나는 키릴문자에서 라틴문자로 표기 방식을 변경하는 것에 긍정적이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옛날에 라틴문자를 썼던 경험이 있어 라틴문자로 바꾸는 것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인들이 키릴문자를 쓰는데 카자흐인도 키릴문자를 쓰니 러시아어로부터 자주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카자흐어를 라틴어로 표기하게 된다면 온전한 카자흐어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를 위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 것이다.”

 

카자흐어를 전공하는 저로썬 라틴문자로 표기를 변경한다면 과도기인 시점에 라틴문자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오히려 러시아어를 사용하게 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또 우즈베키스탄의 문자개혁 과정을 봤을 때 카자흐스탄도 온전한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 같아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는데요,

카자흐스탄 국민으로서 탈러시아와 국제화를 위해 라틴어로 바꿔야한다 라고 주장하는 것이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번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문자 개혁 지시는 구체적인 계획이 언급되었다는 점에서 예전 문자 개혁 언급과 차이가 있습니다. 과연 연말에 발표될 새로운 카자흐어 라틴 문자는 어떤 형태일 것이며, 이것의 보급에 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하고 국민들이 받아들일지 궁금합니다.

(참고: http://zomzom.tistory.com/m/2040 카자흐스탄 대통령, 문자 개혁 지시 - 이번에는 진짜로 문자개혁 실시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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