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 양가람

안녕하세요^^ Global-K 리포터로 활동하게 된 중앙아시아학과 양가람입니다.
 
작년 9월 교환학생으로서 카자흐스탄에 첫 발걸음을 디딜 때까지만 해도 두려움이 앞섰는데요.
이제는 늘 새로움이 가득한 카자흐스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을 넘어서 중앙아시아의 다양한 모습들을 여러분께 전달할 예정입니다.

경험을 바탕으로 늘 정확하고 흥미로운 주제로 찾아뵐테니 지켜봐 주세요! 

Title 네번째 칼럼
Writer 로컬리티센터 Date 17-04-26 12:07 Read 912

본문

카자흐스탄 언어 사용 실태 

 

 

안녕하세요^^ 글로벌리포터 양가람입니다.

드디어 알마티도 초록 이파리들이 무성해지기 시작했는데요, 햇살이 따뜻해 이곳저곳에서 축제도 많이 하고 놀러 다니기 가장 좋은 때 인거 같아요.

 

이번 칼럼에서는 카자흐스탄 언어 사용 실태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카자흐스탄은 카자흐어가 모국어이며 러시아어를 민족 간 소통어,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자흐어를 배우면서 선배들이나 교수님께 러시아어의 중요성에 대해 익히 듣곤 했는데요, 제가 카자흐어를 전공으로 배우고 있어서 그런지 카자흐스탄에서 카자흐어보다 러시아어가 더 중요하고 널리 쓰인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괜히 부정하게 되고 회피하려 했던 거 같아요.

정말 러시아어가 더 중요하다면 전공자로서 카자흐어를 배웠던 시간, 앞으로 배울 시간들 모두 의미가 없어지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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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정부는 카자흐어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며, 정부의 모든 문서는 카자흐어로만 작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생활 곳곳 특히 도시에서는 카자흐어만큼 러시아어가 통용되고 있어요.

방송도 카자흐어와 러시아어로 동시에 송출되며 나자르바예프 대통령도 공식적인 자에서 카자흐어와 러시아어를 동시에 사용할 만큼 두 언어가 거의 대등한 위치를 갖고 있습니다.

길거리 표지만이나 간판들, 광고 문구들은 대부분 카자흐어와 러시아어가 함께 쓰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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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자흐스탄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바로는 러시아어를 아예 모르고 카자흐어로만 생활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는 건 사실이에요.

 

 

수도인 아스타나의 경우 약 90% 이상의 시민이 러시아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제가 살고 있는 알마티에서도 카자흐어보다 러시아어가 흔히 들려요. 특히 젊은 사람들은 러시아어를 더 선호해요.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카페나 헬스클럽에서는 카자흐어를 잘 찾아볼 수 없고 러시아어로만 쓰여 진 메뉴판이나 안내문들을 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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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 친구에게 물어보니 알마티 젊은이들은 대부분 카자흐어를 쓰면 촌스럽다고 생각한다고 해요. 주로 쓰는 욕이나 신조어들은 모두 러시아어에서 차용한 단어들이라고 해요.

 

도시에 살고 있는 카자흐인 대부분 러시아어를 문제없이 구사하는데요,

제가 지금까지 만나본 알마티에서 사는 사람들 중에 러시아어만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았어도 카자흐어만 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특히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고 살고 있는 러시아인들은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쓰고 있고 카자흐어를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에요. 아이들은 러시아어로 수업하는 학교에 다녀 성인이 되어서도 카자흐어를 거의 구사하지 못해요. 그들은 러시아어만 알더라도 카자흐스탄 특히 아스타나나 알마티에서 생활하기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으니 카자흐어를 배우려는 의지도 없고 배워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2009년 기준 카자흐스탄 인구의 74%가 카자흐어를 말할 수 있다고 하지만 동시에 카자흐스탄 인구의 94.4%가 러시아어를 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읽고 쓰는 걸 모두 따지면 러시아어는 84.8%, 카자흐어는 62%라고 해요.

 

그리고 저는 외국인이라 러시아 사용 환경에 더 노출 되는 것 같아요. 대부분이 외국인들은 러시아어를 배우지 카자흐어는 모른다고 생각해 항상 러시아어로 말을 걸어요. 저는 러시아어가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먼저 카자흐어 할 수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상황이 빈번해요.

제가 카자흐어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어린 친구들은 까불거리기도 하고 러시아어를 배우지 왜 카자흐어를 배우냐고 묻기도 해요. 하지만 어른들은 대부분 대견해하시면서 시장에서 물건도 많이 깎아주시고 카자흐어 알려주시겠다며 말도 많이 걸어주세요.

 

지금까지 제가 쓴 글을 보면서 카자흐어를 배우는 의미가 없다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요, 제가 러시아어의 중요성을 실제로 느끼면서도 카자흐어를 열심히 배우고 있는 이유는 아무리 러시아어가 흔히 쓰이고 필요성을 부정할 수 없다 해도 카자흐스탄에서 카자흐어의 위치는 민족적 자긍심과 사회통합 요소 때론 그 이상을 상징해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국어에 대한 정서가 식민지와 같은 국가 위기의 때에도 정체성을 잃지 않게 하고, 지금의 카자흐스탄을 있게 해준 민족의 정신, 혼으로 여깁니다.

그래서 현지에서도 이러한 애국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주류를 이루고, 카자흐어를 구사하지 못하는 사람은 정치, 사회에서는 물론 문화, 예술분야(특히나 영화, 가요)에서 큰 성공을 이뤄 내기가 힘들다고 해요.

 

카자흐인들은 카자흐스탄(Қазақстан)이라는 국가명보다, 카자흐어 본래 '국가, '이라는 의미의 고유어인 ел()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카자흐인의 땅"이라는 뜻의 Қазақ елі (카작 옐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해요. "카자흐스탄에서는~" 이라는 뜻으로 Қазақстанда~ (카작스탄다~)보다, Қазақ елінде~ (카작 옐른데~)라는 말을 쓰는 것을 더 좋아하는데요, 이렇게 카자흐어를 사용해서 카자흐 민족의 자긍심을 드러내는 것이 카자흐스탄 애국 마케팅의 No. 1 요소로 손꼽힐 정도라고 합니다.

제가 만난 카작국립대 여대생은 제가 처음에 카자흐어를 배운다고 하니 매우 고맙다며 현재 카자흐스탄이 발전하면서 카자흐스탄 국민들이 카자흐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긍심을 갖고 있다고 했어요.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카자흐어를 정확히 쓰고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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Айтуға оңай는 카자흐어의 자긍심과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인데요

최근 카자흐어를 배우고 있는 저희 반이 방송에 출연해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난 시골에서는 카자흐어를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즈베키스탄과 가까운 카자흐스탄 제3의 도시인 쉼켄트에서는 85% 이상의 시민들이 카자흐어를 주로 사용하고 그보다 더 외진 시골에서는 대부분이 러시아어를 못한다고 해요.

우연히 택시에서 만난 Саят이라는 친구는 알마티에서 30분 떨어진 시골에서 사는데 간단한 인사말 정도만 구사하고 러시아어를 잘 알지 못한다고 했어요. Саят의 부모님은 우리의 나라는 카자흐스탄이고 모국어는 카자흐어라 하시며 카자흐어에 자긍심을 갖고 러시아어를 배우는 것을 반대하신다고 해요. Саят 역시 부모님의 생각에 동의하며 자신의 자식들도 그렇게 자라길 원한다고 했어요.

 

저 역시도 카자흐어를 배우면서 카자흐어에 대해 많은 애착을 갖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카자흐어를 사용하길 바라는데요,

정부에서도 탈러시아 정책의 하나로 카자흐어 사용을 늘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그 과도기로서 성공이나 실패라고 확답하긴 어렵지만 많은 정책들이 논의되고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로 카자흐어 표기 방식을 키릴문자에서 라틴문자로 변경하는 정책이 있는데요,

다음 칼럼에서는 이 정책에 대해 이야기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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